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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발언에 노인들 "옳소"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발언에 노인들 "옳소"

종묘 공원서 기초연금 안에 대한 '노인 만민공동회' 열려

2013.10.02  유성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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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연금 어떻게 되나?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노년유니온',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등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열린 '박근혜 정부 기초연금 안에 대한 노인 만민공동회의'에 참석한 노인들이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티 공동대표의 기초연금에 대한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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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연금 공약 노인 만민공동회의 참석한 심상정-안철수-정동영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노년유니온',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등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열린 '박근혜 정부 기초연금 안에 대한 노인 만민공동회의'에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이 참석해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 대선공약 파기를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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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노인의 날을 맞아, 박근혜 정부 기초연금 안에 대해 노인들이 모여 직접 이야기하는 '노인 만민공동회'가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열렸다. 60~70대 노인들로 구성된 '노년유니온' 등 4개 복지 관련 단체가 공동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노인 150여 명과 복지 관련 관계자, 심상정 정의당 의원·안철수 무소속 의원 등이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는 복지 관련 전문가들과 국회의원, 현장에 있던 노인들이 차례대로 돌아가며 박근혜 정부 기초연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박근혜 정부는 약속했던 대로 기초연금 공약을 이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한 노인들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나 마찬가지"라는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의 발언에 "옳소"라고 대답하고, 복지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던 중 "(공약 못 지키면) 대통령 물러나야지"라고 외치는 등 기초연금 후퇴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노인이 봉인가... "복지세 걷어서라도 공약 이행해야"

▲ 심상정 의원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속이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어르신들을 속이는 일은 도덕적으로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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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노인 빈곤문제 해결하겠다는 의지 사라진것 같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해 "세금 따지고 비용만 줄이려고 하지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는 사라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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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영 "기초연금 공약 헌신짝처럼 깨졌다"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해 "인간의 존엄과 최소한 생활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여야의 합의가 헌신짝처럼 깨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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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께서 공약을 걸어놓고, 6개월도 채 안 돼서 돈이 없어 못 주겠다 하는걸 보고 저는 기가 막혔습니다. 솔직히 20만 원은 한 달 생활비도 안 됩니다. 70, 80세 된 노인분들이 얼마나 건강이 나쁘고 생활이 어려운데, 20만 원 가지고 해결이 됩니까. 그런데 그것조차 금세 나몰라라 하는 걸 보면서 '노인이 무슨 봉인가' 싶었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노인들은 공통적으로 "연금 20만 원도 많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양재덕(66)씨는 "정치인들은 듣기 좋은 공약만 남발하기 바쁘지, 정작 당선 후엔 모른 채 하는데 이게 고질적인 병"이라며 "노인이 무슨 봉인가, 앞으로 노인 문제는 당사자인 우리가 정말 꼼꼼히 따져서 실천할 수 있는 안을 내놓자"고 말했다. 이에 듣고 있던 노인들도 박수를 치며 "그래야지", "옳소"라 화답했다.

노년유니온 위원장인 김선태(70)씨는 "제가 한 달에 20 만원 받는 공공근로를 하는데 이 돈 가지고는 사실 라면 값도 안 된다, 그런데도 노인들은 그런 일자리라도 구하고자 애를 쓴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20만 원 준다니까 얼마나 기대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세를 따로 걷어서라도 노인들에게 연금을 줘야 한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기초연금을 공약대로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복지 관련 전문가들은 해당 기초연금 안이 노인빈곤율 해소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안대로 시행하면, 현재 OECD 가입국 평균의 3배가 넘는 한국 노인빈곤율이 전혀 안 낮아진다"면서 "스웨덴같은 경우엔 한 달에 약 160만 원까지도 (노인에게) 드린다"고 덧붙였다.

복지위 소속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1일 국회 본회의를 언급하면서, "기초연금이 정부 안대로 시행되면 현재 45%나 되는 노인빈곤율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국무총리에게 물어봤는데 모른다더라, 세금 따지고 비용만 줄이려고 하지 노인 빈곤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는 사라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최창우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은 기초연금 재원 마련의 대안으로 '사회복지세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제가 주거복지센터에서 일하는데 거기 어르신들 보면 주거비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신다"면서 "우리 시민들도 5천원~1만원 등 조금씩 내고, 대기업 곳간에 쌓인 돈 풀면 어르신들 기초노령연금 30만 원은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사회복지세를 걷어서 우리도 유럽의 복지국가처럼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행사를 공동주최했던 4개 복지 단체들은 앞으로도 기초연금과 관련해 노인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상구 대표는 "오늘 이런 만민공동회를 앞으로 탑골공원과 은평구, 강남 등에서도 하면서 어르신들 의견 모으는 작업을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노인분들께서 만들었듯, 앞으로 내 운명은 내가 결정하고 미래를 우리가 직접 만들어간다는 첫 번째 모임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만민공동회는 정부의 비자주적 외교 등을 반대해 1898년 초 일어난 집회로 시민과 정부관료 들이 참여했던 대중집회를 말한다. 정동영 고문은 "100여년 전 이 자리에서 기울어가는 국가의 운명을 슬퍼하는 국민들이 모여 모닥불 피워놓고 만민공동회를 열었듯, 이제 우리도 만민 공동의 힘으로 노인과 같은 약자들이 권리를 보장받는 나라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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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연금 공약 노인 만민공동회의 참석한 안철수 의원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노년유니온',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등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열린 '박근혜 정부 기초연금 안에 대한 노인 만민공동회의'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참석해 노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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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연금에 대해 노인들과 이야기 나누는 심상정-정동영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노년유니온',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등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열린 '박근혜 정부 기초연금 안에 대한 노인 만민공동회의'에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이 참석해 노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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