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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한미일 공조로 6자회담? 안될것"

정동영 "한미일 공조로 6자회담? 안될것"

박근혜 정부, 한-중, 남북 관계에 신경써야


-  3국단합해 선핵폐기 요구하면 악순환
-  미국 관심사는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
-  서울, 베이징-평양과 긴밀히 공조해야
-  통일대박 아니라 '어떻게' 얘기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3월 26일 (수)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정관용> 오늘 새벽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 관심이 집중됐었죠. 그 결과 3국 정상이 북한 비핵화에 의한 공조를 강화한다, 여기에 합의를 했고요. 또 구체적으로는 3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를 추진한다, 이렇게 합의를 했습니다. 2008년 12월 이후에 열리지 못하고 있었던 북핵 6자회담. 과연 다시 재개될 수 있을까요? 또 만약에 열린다면 어떤 것을 다루게 되고 또 걸림돌은 뭐가 있을까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전화연결해 봅니다. 안녕하세요?

◆ 정동영> 안녕하세요. 정 교수님.

◇ 정관용> 오늘 정상회담에서 이런 합의가 나올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아니면 조금 더 진전된 겁니까?

◆ 정동영> 외교의 꽃이 정상회담인데요. 3국 정상회담이 열린 것이 그 자체의 의미가 있겠는데 또 한쪽으로는 부담이 되는 점이 있죠. 그러니까 6자회담이라는 것은 사실 중국이 의장국이고 그 다음에 한미일 한 축이 있는데 한미일 삼각축이 강조되면 또 중국과의 공조에 부담이 생기는 측면도 있기는 합니다.

◇ 정관용> 그래서 처음에 정상회담 소식이 알려졌을 때 지금은 그냥 미국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한국과 일본 정상을 불러다가 함께 사진 찍는 그런 상징적 의미가 클 것이다, 이런 전망들이 많았었지 않습니까?

◆ 정동영> 네.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3나라만이기는 하지만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을 열어보자. 이렇게 까지 합의한 것, 그건 어떻게 평가하세요?

◆ 정동영> 그런데 이제 중국과 미국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거든요. 중국은 조건 없이 6자회담을 열자는 거고 그 다음에 미국은 선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북한이 먼저 구체적인 뭐를 해라 이거죠?

◆ 정동영> 그렇죠. 그런데 지금 6자가 6년째 공전하고 있는 것은 어쨌든 이명박 정부 이래 이른바 선핵폐기론, 먼저 핵을 폐기해라 그러면 도와주겠다. 이런 얘기가 지금 계속 도돌이표처럼 거듭되고 있는데 그런 속에서 한미일 공조가 강화되는 것이 6자회담을 돌리는데 과연 유용한 수단인가 하는 것에는 조금 의문이 있죠.

◇ 정관용> 그러면 한미일 세 나라만의 수석대표회담은 오히려 6자회담을 더디게 할 것이다, 이렇게 보세요?

◆ 정동영> 오히려 한중 그다음에 남북 이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미일은 이견이 없어요. 그리고 발표된 것을 보면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핵포기를 촉구하자, 이렇게 되어 있는데 이건 어디서 많이 들은 얘기거든요. 무슨 얘기냐 하면 CVID, 철저하고 돌이킬 수 없는 폐기. 이거는 W. 부시 대통령 시절 내내 강조했던 거거든요. 여기에 대해서 북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그래서 사실은 성공하지 못했던 건데 다시 꺼내든 측면이 좀 있어 보이고요. 어쨌든 6자회담의 정신은 동시행동, 9.19합의의 핵심은 그거거든요. 그다음에 비례성의 원칙 이런 건데 북에 대해서 강도 높은 선핵폐기를 요구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그런 환경. 폐기할 수 있는 환경도 적극적으로 마련해 줘야 하는 건데 그런 얘기는 빠진 채 먼저 행동하라 그러면 북이 들을 이유가 없죠. 또 오늘도 노동미사일도 쏘고 최근에 보면 지금 북은 북대로 이른바 자신들의 뭐라고 그럽니까? 자위수단을 강구한다. 이런 식으로 대결국면의 카드를 꺼내들고 있는데 이걸 방치하면 저는 또 악순환의 늪에 빠지게 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3국이 단합해서, 한미일이 단합해서 선핵폐기를 요구하는 불가역적인 방법의 포기 이런 촉구를 하게 되면. 거기에 맞서서 북이 입장을 지금 내놓고 있잖아요. 위력을 보이겠다. 그 말은 핵실험을 하겠다는 예고이기도 한데 또 이렇게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으로 추가 핵실험을 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UN은 당연히 제재를 하게 되고 이거는 안보의 악순환인 거죠. 우리가 지난 6년 동안 봤던 이런 악순환의 늪에 빠지게 되는데 그러면 어떻게 이걸 선순환구조로 바꾸는 거냐, 바꿀 것인가 하는 문제죠. 어떻게?

◇ 정관용> 네, 어떻게 합니까?

◆ 정동영> 첫 출발은 역시 남북관계를 먼저 푸는 겁니다. 남북이 소통해야 사실 북핵 역사 20년에 딱 한번 있었잖아요, 9.19. 2005년 9.19 합의를 통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 이렇게 선언했다는 말이죠.

◇ 정관용> 그렇죠.

◆ 정동영> 그걸 만들어낸 게 선순환 구조인데 그 첫 출발이 제2의 6.15시대라고 불리우는 남북관계가 활발했던 것. 그런 바탕 위에서 한국이 미국을 설득하고 또 중국과 함께 공조하고 이런 속에서 그 선순환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던 거거든요. 이게 한미일 삼각동맹만 강조해서는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그렇게 말했잖아요. 말하자면 미일동맹, 한미동맹. 이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미사일 방어, MD망 이런 것에 대한 강조를 했는데 결국 미국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가 드러나는 부분이란 말이죠.

◇ 정관용> 바로 그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에 있다 그거죠.

◆ 정동영> 네. 미국의 핵심 관심사는 그런 거죠. 여기에 대해서는 대경실색하는 것이 중국 입장이고 그러면 그거에 같이 한미일이 이렇게 묶여 들어가면 6자회담 수석대표가, 한미일 세 사람이 만나야죠. 만나야 되지만 그러나 그것이 그렇게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이렇게 보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먼저 남북관계의 소통을 강조하셨는데 지금 남북관계는 이산상봉 행사 한번 하고 그거 좀 정례화하자는 제안 북한이 거부하면서 또다시 막혀 있는 형국인데 어떻게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요?

◆ 정동영> 사실은 그 결정권은 박근혜 대통령 손에 들어 있습니다. 남북 고위급 회담 우리가 하자고 결심하면 열리는 거거든요. 그리고 드레스덴 연설 대통령이 한다고 되어 있는데.

◇ 정관용> 독일에서요.

◆ 정동영> 과거에는 김대중 대통령 때 2000년에 베를린 연설이라는 게 있었는데 그때는 남북채널이 없을 때였어요. 그래서 남북관계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제3국에 가서 그런 연설이 필요했고 또 효과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 지금은 채널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밖에 나가서 뭐라고 얘기하는 것보다는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남북의 직접채널을 가동하는 것. 그러니까 자꾸 요즘 어쨌든 결과로서의 통일, 통일대박을 강조하는데 이제는 결과만 얘기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를 얘기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당장 주어진 현안들, 핵문제도 현안이고 남북관계의 여러 현안들. 이런 것들을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해서 입장을 국민들한테 밝혀야 한다고 보는데 드레스덴 연설에도 그런 내용은 봐야 되겠습니다마는.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정동영> 그런 내용이 궁금합니다. 그런 게 들어갈지.

◇ 정관용> 당장 북한에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라, 아마 이렇게 촉구를 하신 거고요. 어쨌든 6자회담으로 다시 얘기를 잠깐 돌려보면 중국은 요즘 조금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 않습니까?

◆ 정동영> 그렇죠, 우다웨이 대표도 보내고.

◇ 정관용> 나름대로 중재를 해 보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정동영> 그렇죠. 그러기 위해서는 사실 한미일 공조와 동시에 박근혜 정부가 중국과의 한중 공조를 긴밀하게 해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동시에 선행해서 남북 고위급회담을 통해서 남북관계 정상화와 6자회담이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거죠. 악순환의 늪에 빠지기 전에 지금 행동하라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번에 한미일 정상이 마주앉기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을 먼저 하지 않았습니까?

◆ 정동영> 네.

◇ 정관용> 그런데 그 한중 정상회담에서 기존 입장과는 조금 다른, 물론 뉘앙스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6자회담 같은 것을 제기하려면 북한이 먼저 뭘 해야 한다. 이런 거를 강조하는 대신에 지금 다양한 무슨 논의의 테이블 이런 얘기를 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기조가 조금 변한 것 아니냐 이런 분석이 있었는데 그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정동영>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외교안보 통일문제를 잘 하고 있다고 국민들이 평가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평가하려면 이제는 성과물을 내놓아야 할 때가 됐어요. 2년차 됐는데 이산가족 상봉 한번 한 것 가지고는 계속 이게 업적이라고 말할 수 없잖아요. 또 한반도 상황이 다시 악순환의 늪에 빠지면 부담이 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지금 분주히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분주하게 움직여야 돼요. 서울-평양이 움직여야 되고 서울-베이징이 긴밀하게 공조해야 되고. 이미 북핵문제는 20년 동안 실패와 성공을 반복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은 거울 삼고 성공했던 것은 본받아서 어쨌든 지금 6자회담 6년째 헛바퀴 돌고 있는 것. 이 부분을 다시 테이블을 여는 능력과 책임, 저는 우리한테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한미일의 공조 이거는 기본이고. 사실은 한중 또 남북 이것을 박근혜 대통령이 돌파하라, 이런 말씀으로 듣죠. 고맙습니다.

◆ 정동영> 그렇습니다.

◇ 정관용> 고맙습니다.

◆ 정동영> 감사합니다.

◇ 정관용>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목소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