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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 칼럼

3.1절을 맞이해서...


 

 

 

1. 대한민국의 헌법은 그 첫머리에 3.1독립정신의 계승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3.1정신은 대한민국의 건국정신입니다. 민족자존과 민권과 자유 독립의 3.1정신은 앞으로도 우리 후손들이 연면하게 이어나갈 우리 민족의 영원한 지표입니다. 단기 4340년 서기 2007년 3.1독립운동 88돌을 맞아 우리는 오늘 이곳 합천 땅에서 숭고한 3.1정신을 확실하게 계승하고 발전시켜나갈 것을 엄숙히 천명합니다.


2. 칼날과 같은 선비정신으로 인간의 도리와 선비의 의리를 깨우쳐주셨던 남명 조식선생의 얼이 살아 숨 쉬는 이곳 합천 땅은 8,000만 한민족 모두가 잊어서는 안 되는 민족정신의 고향입니다. 남명 선생의 선비정신이 있었기에 1919년 3월 군민 전원이 일어나 조선 땅에서 가장 치열하게 야만적인 일제의 식민통치에 항거하며 일제 타도와 조선 독립만세를 목이 터져라 외쳤던 땅이 바로 이곳 역사의 고장 합천입니다.


3. 역사란 무엇입니까? 역사는 뿌리입니다. 역사가 없는 민족은 망하고 바른 역사가 있는 민족은 영원합니다. 역사는 거울입니다. 부끄러운 역사는 바로잡고 자랑스러운 역사는 계승할 수 있는 것은 역사가 현실을 비추는 거울인 때문입니다. 역사는 칼입니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역사는 반드시 보복한다는 것이 역사의 법칙입니다.

   

남명선생의 선비정신은 길이 지켜나가야 할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3.1독립만세를 부르다 일제의 총탄에 피 흘리고 순국한 수백 수천의 합천군 조상들의 피어린 역사의식은 자손만대 잊지 말아야할 비극의 역사이며 동시에 자부심 가득한 애국의 역사입니다.


4. 그러나 오늘 역사는 묻고 있습니다. 남명 조식 선생과 3.1독립운동 순국열사들이 지하에서 묻고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짓밟고 무고한 광주시민을 학살한 독재자를 기념하고 기리는 것이 과연 우리의 뿌리이며, 거울이며, 칼과 같은 역사의 대의에 합당한 것인지 묻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충절의 고장 합천에서 역사에 대한 배반이 일어나고 있는데 대한 통렬한 질타의 목소리가 지하에서 울려나오고 있습니다.


5. 이것은 단지 일개 자치단체장의 짧은 단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치부할 일은 아닙니다. 과거 오욕의 역사를 쥐고 흔들었던 거대야당 정치세력의 몰 역사의식과 반 역사의식이 이 사건에 투영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 거대야당 정치세력은 과거의 낡은 껍질을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증거가 바로 역사를 거꾸로 세우는 작업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6. 저는 오늘 이곳 선비정신과 독립정신이 살아 숨쉬는 합천에서 합천의 양심을 대표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다음과 같이 결의하고자 합니다.

 

① 정부는 이른바 일해공원 명명과 독재자에 대한 기념사업이 수많은 국민들의 피와 눈물과 땀으로 이룩한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라는 점을 명확히 지적하고, 지방당국으로 하여금 이 같은 조처를 즉각 사과하고, 철회하도록 지도 감독할 것을 촉구한다.

   

② 국회는 즉각 진상조사단을 파견해 87년 6월 항쟁 20주년의 역사적 의의를 망각하고 지역 주민의 명예를 훼손시킨 지방당국의 몰지각한 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이를 국민 앞에 보고할 것을 촉구한다.

 

③ 거대야당 한나라당은 물의를 일으킨 자당 소속 단체장에 대한 출당조치와 5공 독재정당과 뿌리를 같이 하고 있음에 대한 고백과 함께 국민 앞에 사과하고 참회할 것을 촉구한다.

 

④ 우리는 숭고한 3.1독립운동의 민족과 민주와 민권정신을 흔들림 없이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확인하면서, 이 땅의 양심세력과 함께 대한민국의 역사를 과거로 후퇴시키려는 반 민주적, 반 역사적 행동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다.


2007년 3월 1일 3.1독립운동 88돌을 맞아

합천에서 순국선열앞에 삼가 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