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상임고문에게 듣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미래

 

 

 

2014.08.05  tbs 교통방송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 인터뷰 전문

 

● 진행 : 송정애 아나운서

대담 :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

 

송정애 : 열린인터븁니다. 7·30 재보궐선거 이후 연일, 앞날을 모색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비상대책위원회의 명칭을 '국민공감혁신위원회'로 정했습니다. 이제는 국민들이 공감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취지죠. 그러나 혁신 방향을 놓고 진보와 중도,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고민은 깊어지고 있는데요. 당이 가야할 길로 "진보정권 창출"을 제시한 분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동영 : 네, 안녕하세요. 정동영입니다.

 

송정애 : 요즘 새정치민주연합의 미래가 화두인데 고문님은 '진보 정권의 창출'이라는 비전을 제시하셨어요. 왜 진보 정권을 천명하신 겁니까?

 

정동영 : 새누리당의 김무성 새 대표가 취임으로 ‘나의 임무는 보수정권 창출이다’ 이렇게 말한 것 기억하실 겁니다. 새누리당의 색깔은 분명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그리고 이 다음 정권의 색깔은 보수정권입니다. 국민도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죠. 그러면 야당이 정권을 교체한다면 그 정권은 어떤 정권인가에 대해서 국민이 모호하게 생각합니다. 그 정권이 중도정권인지 진보적인 정권인지 분명하게 깃발을 달아라는 개념입니다. 진보정권이라는 것은 과거에는 진보라는 말을 무서워서 잘 못 썼습니다만 이제 주눅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고 그 진보정권은 뭘 얘기하냐면요. 우리 사회에서 지금 800만 비정규직의 문제. 300만 영세자영업자의 문제. 이분들 여전히 절망적입니다. 이분들에게 소득을 늘려주는 희망. 그래서 이분들에게 더 이상 정치에 대한 조소와 경멸이 아니라 이제 야당으로 교체가 되면 우리도 좀 희망이 생기겠구나 하는 그런 유능한 진보, 이것이 바로 제가 말하는 다음 정권, 정권 교체하는 진보정권이어야 한다는 얘기죠.

 

송정애 : 지금 여당과의 어떤 상대적으로 선명성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정동영 : 정당이란 기본적으로 노선과 그리고 이념을 중심으로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뭉쳐서 정권을 획득해서 그 뜻을 실현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 사람들이 정권을 잡아서 어떤 정부를 만들 것인가가 모호한데 그 정권을 주겠습니까?

 

송정애 : 그런데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운영 방향을 ‘국민 공감’에 두면서 “투쟁 정당 이미지 벗고 생활정치 실현하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왠지 진보라고 하면 투쟁. 이런 느낌이 들어서요. 이건 좀 상충되는 건 아닐까요?

 

정동영 :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봅니다. 진보냐 보수냐 하는 건 노선을 말하는 것이고요. 그 다음에 투쟁이냐 타협이냐 온건이냐 하는 것은 방식을 말하는 것이죠. 보수도 얼마든지.. 보수도 실제 강경투쟁을 할 수도 있고 온건할 수도 있고 진보도 마찬가지죠. 예를 들면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해서 직접 개입해서 헌법 질서를 파괴했다. 이건 타협할 대상이 아닙니다. 이건 정말 목숨 걸고 싸워야 되는 거죠. 당의 운명을 걸고.. 그리고 세월호 특별법. 이거 진실을 밝히고 재발을 방지해라는 것이 국민의 70%가 요구하는 것이고 지지하는 것이고 또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인데 이런 것에 대해서 강경하게 투쟁하는 것은 뭐, 당연한 일이죠.

 

송정애 : 노선의 문제라고 하면 진보하면 떠오르는 게 좌클릭이거든요? 더욱이 좌클릭이냐 우클릭이냐, 이런 논쟁에 국민들 피로감도 많이 쌓여있지 않습니까?

 

정동영 : 그 좌우라는 말을 우리가 별로 바람직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분단 상황 때문에 그렇습니다. 김무성 대표가 보수정권 창출이다. 이렇게 말하면서 또 이렇게 말해요. 우리는 우파 정권을 창출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데 상대적으로 저쪽은 좌파다. 이렇게 말하는데요. 좌파라는 건 바로 종북이다. 이런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거든요? 이 분단만 아니면 당당하게 우리도 좌우를 얘기할 수 있지만 이 분단이 지속되고 특히 이 분단 상황 속에서 분단을 국내 정치에 동원하고 국내 선거에 이용한 그런 과거의 아픈 역사 때문에 우리는 그동안 진보라는 말을 쓰는 것조차도 주저주저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국민의 살림살이가 사는 모습이 너무 팍팍하고 앞이 잘 보이지 않아요. 우리 가족에게 희망이 있느냐 없느냐 해서 국민의 10명 중에 7명이 우리 가족 앞에는 희망이 없다. 이렇게 답하는 이 척박한 현실 속에서 이제는 주눅 들지 말고 당당하게 당신들에게 희망을 주겠소. 하고 깃발을 들어야 합니다.

 

송정애 : 그러면 진보정권의 창출이다. 하면 옛 민주당 시절부터 회자된 '중도 노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 겁니까?

 

정동영 : 민주당은 계속 진화해 왔습니다. 원래는요. 지주출신들.. 지주들의 계급을 대변하는 보수야당, 한민당 보수야당이 우리의 뿌리입니다. 60년 전에. 이 보수야당으로부터 60년대까지는 사실, 박정희 대통령의 공화당이 더 진보적이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이제 김대중이라는 걸출한 지도자와 함께 중도개혁 노선으로 진화가 이뤄진 것이고요. 그 다음에 87년 이제 민주화가 됐잖아요? 민주화가 된 이후에 실제 민주화의 알맹이. 형식적 민주주의는 그나마 좀 진전했지만 그 내용으로서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87년 이후에는 여야의 부분이 민주냐, 안 민주냐. 이런 구분으로부터 보수냐 진보냐. 이렇게 바뀌었어야 하는데 야당이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해낸 거죠. 이제라도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이라는 국면에서 선명하게 보수정권을 다시 창출할 것인가.. 아니다.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듬고 함께 공존하는 그런 세상을 여는 진보정권을 창출하자. 이렇게 선명하게 부딪혀야 정권교체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송정애 : 그러면 결국 새정치민주연합이 130석이라는 적지 않은 숫자, 의석수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성을 잃고 무기력해진 것은 그 선명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정동영 : 그렇죠. 첫째는 야당성을 잃은 거예요. 싸울 때 분명하게 싸우고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를 어떤 국민이 지지하겠습니까? 그런데 약속대련이라는 말이 있어요. 싸우기는 싸우는데 태권도에서 이렇게..국민들이 보기엔 약속해놓고 싸우는 것 같은 진검승부는 아니라는 거죠. 정말 목숨 걸고 싸우는 그런 모습. 예를 들어서 과거 신민당이 삼선 개헌 저지에 역사에서 보면 나설 때 의석은 불과 40몇 석 밖에 안 돼요. 또 김대중 총재가 야당을 이끌 때 79석인가 밖에 안 됩니다. 지금 130 석이면 공룡야당인데요. 그 덩치에 비해서 너무 투쟁력이 약한 것이고 그것이 핵심이죠.

 

송정애 : 예. 7.30 재보선 참패. 국민들이 생각하는 패인 중에는 공천 실패가 있거든요? 공천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 오만했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그냥 후보내면 다 이긴다고 생각함으로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야당으로서는 자세를 낮추고 겸손했어야 한다는 태도 문제와 그 다음에 4.16의 연장에서 6.4 선거를 비겼잖아요. 비겼으면 바로 한 달 반 뒤에 다가오는 재보선에서 이 이슈 이외에 여당이 제공한 문창극 총리 카드. 인사 참사라고 하지 않습니까? 등등 이 점점 쌓이는 국정의 난맥과 무능, 무책임을 정확하게 전선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논란을 내부논란으로 끌고 들어오는 바람에 국민들게 실망을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어제도 제가 광화문 그 세월호 지금 한 분 오늘 25일째 단식 농성하고 계신데.. 거기 갔더니 몇 시민들이 그러세요. 지금도 당신네 당에서 마지막 날 공천 마지막 날 멱살잡이하고 싸우던 그 장면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앞으로 그걸 써 먹을거다. 반성하라는 이런 말씀을 해주시는데 참 아팠습니다.

 

송정애 : 중요한 것은 이제 새정치민주연합이 혁신을 어떻게 실천하느냐.. 이 문제일 텐데.. 혁신의 첫 걸음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정동영 : 기득권 버리는 게 핵심입니다. 누구든지 갖고 있는 권력을 내놓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금 비상대책위 체제에서 핵심은 다른 거 다 혁신, 좋은 혁신안은요. 지금까지 10년 동안 비상대책위를 포함해서 24명째 지도부거든요? 좋은 안이라는 안은 다 있습니다. 문제는 뭐냐.. 당 지도부의 기득권을 갖고 그 다음에 화장술만 고쳐가지고는 살아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럼 기득권의 내용이 어떤 거냐? 공천권입니다. 그리고 하향식 권력입니다. 무슨 얘기냐면 지금 민주당은 지붕하고 바닥만 있습니다. 지붕은 지도부고 바닥은 당원입니다. 그런데 지붕이 태풍에 날라 갔어요. 그래서 지금 임시지붕, 비상대책위라는 것을 설치했는데 기둥이나 서까래나 대들보가 전혀 없어요. 무슨 당무위원회라든지 중앙위원회라든지 특히 246개 지역위원회 위원장도 없습니다. 그럼 이걸 선임하는 걸 가지고 이른바 치열한 갈등이 있을 수 있는데 이게 기득권이거든요? 그러면 어떻게 가야 하느냐.. 위에서 갖고 있는 하향식 권력을 내려놔라. 내려놓고 바닥, 당원들에게 권리를 줘라. 그리고 사실 당의 주인이 국회의원입니까? 당원 아닙니까? 저는 몇 년 전에 2010년 10월 전당대회를 하는데 제가 당헌 개정안을 내서 통과시켰어요. 이게 뭐냐면 당원주권조항입니다. 1조 2항의 당헌, 당의 헌법. 민주당의 당권은 당원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1조를 인용한 건데요.. 이 통과됐어요. 그런데 이걸 실천을 못 했.. 안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다시 당의 주인을 찾아주는 것. 이게 혁신의 첫걸음이고 모든 것이 될 것입니다.

 

송정애 : 예. 그런데 이틀 전 국회 토론회하실 때요. 그때 나왔던 얘기 중에 새정치연합은 자기혁신을 스스로 할 수 없다는 게 지금까지 경험적 결론이다. 이런 쓴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혁신역량이 자체로 부족하다는 건데 이 발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 맞습니다. 왜냐면 10년 동안 24번 지도부를 바꿨는데 여전히 국민들은 아, 정당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들이 여당이 못하면 다음 정부는 이 야당이 대안 정부를 만들 수 있겠구나. 그것이 목푭니다. 국민들이 그렇게 인정하는 것. 신뢰받는 것. 그런데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다시 태어나려면 기득권을 버리는 것. 그것이 출발점이고 모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정애 : 예. ‘야권재편' 얘기도 하셨던데요. 지난 선거에서 야권 연대는 실패했다. 그런 평가를 받고 있는데, 왜 야권재편 얘기를 꺼내신 겁니까?

 

정동영 :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선거 막바지에 하는 후보단일화 같은 연대전술은 이제 안 된다. 한계가 왔다는 것이 증명이 됐죠. 그래서 가치와 노선을 같이하는 이런 세력은 함께 묶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고 그게 국민의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큰 민주당. 더 큰 진보민주당을 위해서 문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송정애 : 예. 설훈 의원은 정의당과 당대당 통합을 하자고 주장을 하시던데 이 주장에는 어떤 생각이신지요?

 

정동영 : 뭐, 다양한 주장을 할 수도 있겠죠. 거기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을 수 있고요. 그리고 상대가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송정애 : 예. 알겠습니다. 요즘 사회적 화두 중에 하나가 이순신 장군 리더십이잖아요? 지금 박영선 비대위원장이 정말 중책을 맡고 있는데 박 위원장이 이순신 장군과 같은 리더쉽 보여줄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보세요?

 

정동영 : 이순신 장권의 리더십의 핵심은 사즉생 생즉사 아니겠습니까? 죽을 각오를 하면 산다는 거죠. 박영선 비대위원장은 강단이 있죠. 그리고 또 어떤 정치인보다 공감능력이 뛰어납니다. 저는 성공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박영선 위원장과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데요. 뭐, 저와의 인연 때문에 정치에 입문한 것.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실 정치에 입문한 뒤에 정치인으로서 보여준 모습이 국민들께 인정받고 또 사랑을 받고 있잖아요? 성공한 영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연장선에서 반드시 박영선 위원장이 성공하기를 기대합니다.

 

송정애 : ‘비대위 구성이 어떠할까’에도 시선이 쏠리는데 어때야 한다고 보세요?

 

정동영 : 예. 역시 국민 눈높이에서 기득권을 어떻게 하면 버릴까.. 비대위원들이 들어와서 기득권을 주장하는 비대위원은 한 사람도 넣으면 안 됩니다.

 

송정애 : 그래서 기득권 버리기가 정말 핵심이다. 혁신에.

 

정동영 : 네.

 

송정애 : 네,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동영 : 네, 감사합니다.

 

송정애 : 지금까지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