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박영선, 불통의 박근혜 대통령을 닮지 말고...”

 

정동영 “박영선, 불통의 박근혜 대통령을 닮지 말고...”

 

 

* 방송 : 한수진의 SBS 전망대 (FM 103.5 MHz 6:00-8:00)

* 진행 : SBS 한수진 기자

* 방송일시 : 2014년 8월 11일 월요일

* 대담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

- 박영선, 위화도 회군처럼 여야 합의안 폐기해야

- 지금 당은 침몰직전 난파선, 민심을 등에 업어야

- 특검은 본질 아냐, 수사권 있는 조사기구가 필요

- 세월호 특별법,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야 할 문제

 

▷ 한수진/사회자 :

지난 주 목요일이죠,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뿐 아니라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반발이 큰데요. 새정치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은 당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서 “지금 당이 벼랑 끝에 서있다,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을 위한 결단을 촉구해야 한다”고 나섰습니다. 오늘 새정치연합 의총이 예정되어 있는데요. 어떤 논의가 필요한지 정동영 상임고문의 얘기,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 고문님, 나와 계시죠.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

네, 안녕하세요. 정동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

어제 오후에 세월호 가족 대책위 단식 농성이 합류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지금도 광화문이신가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

네, 광화문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

예, 단식 농성까지 참여하신 이유, 어떻게 말씀하시겠어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

많은 국민께서 답답해하고 분노해 하시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려고 왔고요. 어젯밤,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자면서 좀 비가 와서 추웠지만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

네, 지금 가족들의 상태가 상당히 안 좋다면서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

2학년 10반 김유민 군의 아버지인 김영오 선생이 오늘 29일 째 단식인데요. 정말 초인적인 의지력이고 제가 옆에서 뵈면은 하루하루 얼굴 색깔이 안색이 달라지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특히 어제는 새누리당 의원 한 사람이 단식하는 분을 모욕하는, 폄하하는 이야기를 해서 이 분이 검진조차도 거부하는 그런 사태가 있어서 좀 안타까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

네, 상황이 좀 더 나빠지고 있네요. 이런 가운데 지난주 목요일, 여야 원내 대표가 이끌어낸 세월호 특별법 합의, 당내 의원들에게 그 합의 이후에 직접 편지를 또 보내시지 않았습니까. 왜 편지를 쓰시게 된 건가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

지금 사실 당, 새정치민주연합은 민심 앞에서 침몰 직전의 난파선 같은 입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7.30 패배가 아픈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 방향을 지금 잘못 잡고 있다고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이 난파선인 당을 구하려면 민심을 등에 업어야 합니다. 특히 당원과 지지자들의 힘을 모아야 하는데 특별법 합의는 당원과 지지자들을 등 돌리게 했기 때문에 이제 당이 정말로 벼랑 끝에 선 입장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을 다시 살리려면 이것을 무효화하고 다시 재협상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는 그런 절박감에서 제가 호소도 하고 편지도 보내고 그런 거죠.

 

▷ 한수진/사회자 :

아, 그러니까 이번 합의는 꼭 무효화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

그러니까 이게 본질을 벗어난 거거든요. 사실 유족들 뿐 아니라 웬만한 국민들도 그렇게 보실 겁니다. 이것은 하나 주고 하나 받고 하는 흥정의 대상,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진실을 알자는 거잖아요. 왜 그런 일들이 일어났는지, 또 왜 그렇게 한 사람도 못 살렸는지, 그리고 왜 그 뒤에 은폐 작업 같은 것들이 이루어졌는지, 이것을 낱낱이 밝혀내야 그 다음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본질인데 이 본질에서 벗어나고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

네, 근데 진상조사위 구성방식에 있어서 유가족 측 세 분을 확보하게 된 것, 이것에도 진상 규명에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게 지금 박영선 원내대표의 말인데요. 이런 입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

그런데 진상 규명을 하려면, 예를 들면 조사위원회 숫자가 문제가 아니라 권한이거든요. 권한, 그러니까 이렇게 한번 비유를 할 수 있어요. 민간 탐정이 청와대나 국정원 권력기관을 조사할 수 있습니까? 안 되잖아요. 이 조사 기구에 실효성이 있는 수사권이 부여 되어야 그 권한을 가지고 왜 초기대응에 실패했는지, 오로지 해경의 잘못만인지, 또 대통령의 책임은 어떤 것인지, 또 대통령이 7시간 동안 어떻게 대응을 했는지, 왜 못했는지, 이런 것들을 알아내려면 조사권, 수사권이 없는 조사 기구는 실효성이 의미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구성의 문제가 아니라, 특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조사기구의 수사권이 핵심이라는 것이고 그래서 또 원래 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놓은 특별법의 핵심도 그렇게 되어 있던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이제 실종된 것이, 분노하는, 실망하는 유족들의 이유이죠.

 

▷ 한수진/사회자 :

예, 반드시 수사권이 있는 조사기구가 필요하다, 그것이 핵심이다, 하는 말씀이신데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

물론 상대가 있죠. 새누리당은 절대 안 된다, 헌법 체계를 흔든다, 그러지만 세월호 사건은 100년 만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하는 사건이고, 세월호 이후에 대한민국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은 국민들의 합의사항이나 마찬가지이죠. 그럼 이 세월호의 특정 사건에 국한해서 국회의결로 수사권을 준 조사 기구를 작동하는 것, 이것은 사법체계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래서 229명이나 되는 법학자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했잖아요? ‘헌법상 문제가 없는 거다.’ 근데 이것은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여당의 문제라고 보고요.

또 하나의 핵심은 지금 사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책임자인 대통령이 이 사건에서 지금 뒤로 빠지고 여야 대표 합의가 어땠는지 이런 문제로 잘못 가고 있는 거거든요. 사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야 할 문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

네, 박영선 원내대표가 지금 특검에 대해서도 그렇고, 여러 가지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다, 이런 말을 했는데요. 협상에서 추가로 뭔가 더 얻어내면 안 되겠습니까?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

네, 추가 협상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지난번에, 며칠 전 합의의 골격을 유지하고 그 위에서 몇 가지를 보태겠다는 것입니다만, 금방 말씀 드린 대로 기본은, 기본은 진상 규명을 위한 실효성이 있는 조사권, 수사권 이게 핵심인데 이게 빠지고 특검 추천권을 그러면 야당과 유족들이 요구하는 것을 대통령이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예를 들어서 받았다고 하죠. 그러면 그것이 핵심인가. 저는 이것이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부차적이라고 보는 겁니다. 말하자면 특검이라는 것은 사법처리에 목표가 있고 유족과 국민들의 요구의 핵심은 진실이라는 말이죠, 진상이라는 말이죠. 그러니까 특검의 역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땅 특검 사례에서 보듯, 특검의 역사는 실패한 역사가 많아요. 이 추천권을 누가 갖느냐 하는 것이 본질이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 진상을 드러내느냐, 진실을 밝히느냐, 이걸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

예, 그러면요. 지금 오늘 의총이 예정되어 있는데 말이죠. 합의안 폐기, 이쪽으로 결론을 모아야 된다는 그런 입장이신 거죠?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

당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 국민과 함께 가야 합니다. 국민은 박근혜대통령이 한 말에 대한 약속을 지키길 원합니다. 또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유족 사이에서 중재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야당이 왜 존재합니까? 반대자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여당이 실패하면 다시 대안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죠. 대안으로서. 그러면 박근혜 대통령이 초기 대응도 못 하고, 수습도 잘 못하고, 말도 뒤집고 하는 것에 대해서 확고한 대칭 지점에서 반대와 함께 대안으로 국민을 이끌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야당이 제구실을 못하니까 7.30에서 재판 받은 것이고 유족이 앞에 나서버렸어요. 그런데 유족과 박근혜 대통령 사이에 중간에 끼어들어서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 아니라 유족 앞에, 유족 맨 앞에 나서서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 이끌어라, 하는 것이 국민의 요구라고 저는 해석합니다. 이것을 오늘 의총에서 분명히 해서, 첫째는 금방 말씀드린 박근혜 대통령을 전면에 책임을 추궁하고 끌어내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진상규명을 위한 실효성 있는 수사권이 핵심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못 박아야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

예, 근데 지금 시점에서 어쨌든 여야합의를 파기하게 되면 후폭풍이 더 심해질 것 같은데요. 일단 새누리당이 크게 반발하지 않겠습니까?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

후폭풍은 있겠죠, 그러나 후폭풍이 문제가 아니라 항상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치는 해야 합니다. 국민의 눈으로 이 특별법 합의는 잘못되었다고 하기 때문에 이 잘못되었다고 국민이 생각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해명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이 무엇입니까. 국민이 잘못 했다고 생각하는데도 그냥 밀어 붙이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불통 대통령 소리도 듣는 거고요. 이게 잘못했다고 하면 언제든 무를 수 있는 것도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

그러면 야당이나 세월호 유가족들의 요구를 새누리당이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야당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

국민과 함께 임해야 합니다. 국민을 이길 정권은 없습니다. 그래서 야당이 너무 여러 가지,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 세월호에서 중요한 것은 진실이고 진실을 통해서 국민을 좀 더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이끌겠다는 이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되는 거죠. 정치는 원칙을 갖고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

정동영 고문께서는 박 위원장과도 아주 각별한 사이시잖아요. 박 위원장을 정계로 입문시킨 선배이기도 하신데, 당내, 또는 유가족들의 반발이 뻔한데 박 원내대표가 합의해 준 이유, 뭐라고 보세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

글쎄,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만 저는 박영선 대표가 금방 말씀처럼 인간관계라든지 박영선 대표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는 누구보다도 앞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잘못 가고 있는 것을, 저는 분명히 잘못 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여기서 박근혜 대통령을 닮지 말고, 잘못한 걸 그냥 밀어붙이는 게 박근혜 대통령 스타일이라면 박영선 대표는 국민이 아니라고 말하면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 그것이 오히려 민주적인 지도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

이번 논란으로 박영선 원내대표, 비대위원장에서 내려와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

지금으로서는 당 내에서 박영선 대표만큼 기대를 모으고 또 이 세월호 특별법 문제를 포함해서 당을 난파선 상태에서 구할 수 있는 적임자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저는 지금이라도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 했듯이 회군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

네, 알겠습니다. 오늘 새정치연합 의총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또 앞으로 어떻게 될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새정치연합의 정동영 상임고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