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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 team/Today's DY Issue

정동영·천정배 등 당원주권 조항·전당원투표제 복원 강조

 

“새정치연합, 진보적 정체성 확립하고 야당성 회복해야”

‘야당 어디로 가야 하는가’ 토론회..

정동영·천정배 등 당원주권 조항·전당원투표제 복원 강조

 

2014.08.05  민중의소리  박상희 기자

 

야당 어디로 가야 하는가 토론회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야당 어디로 가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뉴시스
 

'국민공감혁신위원회'(가칭)라는 비대위 체제로 들어선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당 혁신의 방향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정동영 상임고문과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참여한 5일 열린 '야당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긴급토론회에서는 당원중심제 운영과 진보적 가치를 중심에 둔 정체성 확립 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이날 발제를 통해 지난 2010년 10월 민주당 시절 '당원주권', '보편적복지', '한미FTA 반대' 등 진보적 내용을 담아 통과시켰던 당헌과 강령을 설명하며 "지금의 당헌과 강령에는 이러한 핵심 가치들이 사라져있다"며 "당의 목적에 보편적 복지와 경제민주화, 노동중심성의 강화 등을 선명하게 적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그는 "진보정권 창출을 위해 계파를 버리고 정체성을 취해야 한다"면서 당원주권 조항 복원과 함께 '전당원투표제' 채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의 진정한 주인을 세워야 한다"며 "당 지도부는 물론 지역위원회 위원장과 대의원까지 당원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러한 노선과 정책을 중심으로 '야권재편'을 전면화하자고도 제안했다.

 

천정배 전 법무장관 역시 전당원투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천 전 법무장관은 "국민에게는 비전을, 당원에게는 보통선거권을 줘야 한다"며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이라는 기득권 카르텔 체제를 내려놓고 전당원 보통선거권을 도입한다면 박영선 비대위원장을 차기 대권주자로 밀어줄 생각도 있다. 다음에 어떤 당 지도자가 나오더라도 차기 대권 주자로서 최상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비대위가 그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계파 청산과 선명한 야당성 회복도 중요한 과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혁신 방안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자기혁신을 스스로 할 수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경험적 결론으로, 수권정당의 창출이 불가능함을 의미한다"며 "세력적 접근보다는 의제중심적 접을 통해 친노-비노-486의 구도를 파괴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세력 간 대결이나 인적 청산 방식보다는 당 혁신의제를 중심에 놓고 이에 동의하는 세력과 동의하지 않는 세력의 구도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새정치연합에 없는 딱 한가지가 야당성이었고, 넘쳐났던 것이 귀족주의였다"며 "야당성 회복은 민주주의 계승의 역사성, 민주주의를 위해 절실하게 싸우는 실천성, 그리고 일하는 사람들의 꿈을 담아내는 진보성의 강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 앞에 놓인 시급한 과제는 호남정치의 복원으로 광주의 정신, 아무 것도 안하면 반드시 진다는 DJ의 정신을 복원하는 것이 호남정치의 복원"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또 하나의 과제는 민주진보진영의 단결이다. 동작을에서 노회찬이 패배했다고 단일화 무용론이 나오는데 그것은 착각"이라며 "단일화는 승리를 위한 필요조건일 뿐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정치공학에 따른 단일화가 아닌, 가치의 공유와 상호신뢰에 기반을 둔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보진영과 관련해서도 "지난 10년의 역사 속에서, 길게는 분단 70년의 역사 속에서 한국의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좀 더 장기적, 좀 더 전략적, 좀 더 현실적인 안목을 갖고 민주진보진영의 재구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벼랑 끝에 몰린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서도 민주진보진영 전체가 자기 문제로 끌어안아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산하기구로 정치혁신 방안을 마련했던 백승헌 새정치비전위원회의 위원장도 패널로 참석, "새정치연합이 진보성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지만 현재 국민들의 평가는 거기에 있다기보다는 정당으로서의 기본적 패턴이나 행태들이 아직은 모자르다는 것"이라며 "노선투쟁이 잘못 선택된 게 아니라 노선투쟁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무조건 '진보적 가치'를 내세우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언주 새정치연합 의원은 "사안별로, 전략적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데 그것이 진보적, 중도적이라는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 자체는 무의미하다"면서 "선명한 야당으로 가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동의하지만, 그 방식에 있어서는 과연 거친 방식이나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정부여당의 생각과 어떻게 다른지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제시하고 설득하는 선명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