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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TV조선 전문] 정동영 "현 비대위, 혁신대상 전락...개헌론은 세월호 탈출용"

"현 비대위, 혁신대상 전락...개헌론은 세월호 탈출용"


[TV조선-장성민의 시사탱크] 정동영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2014.10.17)

 

 

​"현 비대위가 계파 극복의 사명을 띄고 출발했는데 계파 연합체가 돼버렸고, 혁신을 하라고 했는데 비대위 자체가 혁신대상으로 전락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를 버린 정당, 이제 국민이 새정치연합을 버릴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개헌론은 세월호 탈출용, 세월호 지우기용이다. 여야 모두 똑같다"

"개헌보다 선거제도부터 먼저 바꿔야. 독일식 정당명부제 장점 논의 필요"​


"지금 단계에서는 신당보다 혁신이 우선, 하는 데까지 최선 다해야"​

"신당 창당이 된다면 정체성을 근거로 해야...세월호와 사회경제적 약자 제대로 대변하고, 보편적 복지 실현해야"


"친노-비노 얘기가 계속 나오는 한, 민주당 집권가능성 멀어져"

"친노의 문제는 부동산 폭등·한미FTA 같은 노무현 시대의 과오를 잘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 그런 자세로는 국민이 정부 주지 않는다"


"5.24 제재조치는 박근혜 정부가 이미 무장해제했다. 북한 나진-러시아 하산 철도·항만 사업에 우리 대기업 투자 허용으로 5.24조치는 껍데기만 남은 것"


"남북관계 개선에 자신감 가져야. 한반도를 경영한다는 자세로 대륙으로 가는 길을 열면 대한민국 젊은이들 미래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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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장성민 : 새정치연합이 지금 의석수만 100석이 넘지 야당다운 야당의 면모를 갖추지 못 하고 있다. 이런 세간의 비평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꾸 대안 야당을 찾게 되고 새로운 신당설이 김이 모락모락 나게 됩니다. 오늘 그 연장선상에서 지금의 새정치연합을 가지고는 집권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래서 새로운 대안 야당이 필요하다. (그에 대해) 한 흐름을 쥐고 있는 정동영 전 대선후보 상임고문을 모셨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야당다운 야당이어야 되는데 지금 제대로 야당 역할을 못 하다 보니까 여당 대표와 대통령 간에 권력투쟁하는 것이 온통 스포트라이트가 정치 이슈가 거기로 간다. 그래서 뭐 하나 집권여당에 대한, 실정에 따른 대안 정당이다. 집권 가능성이 있다. 희망이 있다. 이런 것에 대해서 지지자들도 전혀 지금 기대를 하고 있지 않는 정당이다. 불임정당이다.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혹시 당의 상임고문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정당을.

 

정동영 : 안타까운 일입니다. 덩치로 보면 사상 가장 막강한 야당인데. 2가지가 문제가 있는 거 같아요. 야당은 비판자로서의 기능이 있고. 반대당. 반대자당. 그리고 두 번째가 대안자당. 정부 여당이 잘못하면 다음에 정부가 될 수 있는 대체세력으로서의 기능이 있는 건데. 지금 민주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을 민주당이라고 부른다면, 반대자와 대안자. 이 두 기준에서 미달이다. 그래서 당원과 지지자들도 실망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 서울시당에서 조사를 한 여론조사를 보니까 우리 야당 당원들도 45%가 이대로 가서는 정권교체 가능성이 없다. 그리고 85%가 야당 노릇을 제대로 못한다. 이렇게 진단하고 있어서. 당 내부에서부터 당이 이렇게 허물어지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서 안타깝습니다.

 

장성민 : 소위 말해서 두 번의 집권을 했던 정당이고, 50년 만에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룬 역사적 정당이 왜 지금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희망이 없는 정당으로까지 절벽에 부딪혔을까. 그 당의 문제가 뭡니까?

 

정동영 : 핵심은 계파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대안자와 반대자로서 민주당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계파 연합체로 보는 거지요. 그러니까 사실은 야당이 강해야 민주주의가 튼튼하잖아요. 정부 여당이 성공하려고 해도 야당이 잘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야당이 위기잖아요. 그래서 비상대책 기구가 두 번째 떴는데, 비상대책이란 건 뭔가요. 다른 말로 하면 혁신이어야 하잖아요. 근데 지금 비대위가 뜬 지 한 달이 됐는데 뭘 혁신했다는 얘기를 우리 국민들이 들어본 일이 없습니다. 이게 진짜 위기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비대위가 혁신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이 상황. 이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장성민 : 지금 현재 친노의 독점구조, 계파구조. 이것이 지금 사실은 새정치민주연합을 막고 있다. 이 당이 집권을 꿈꾸는 어떤 국가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계파의 당권 장악에 매몰돼 있는 정치를 하고 있다. 이런 비판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그래서 이 친노의 계파정치 폐쇄정치로부터 이 정당이 털어내고 새로운 어떤 둥지를 차리지 않으면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친노는 살지만 야당은 죽는다. 이런 정치평론가들의 비판이 나오는데 동의하십니까?

 

정동영 : 3가지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계파를 넘어서야 하는데 비대위가 계파 극복의 사명을 띄고 출발했는데 계파 연합체가 돼버린 것 이것이 잘못이고, 혁신을 하라고 했는데 비대위가 혁신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자, 이런 문제 속에서 그러면 어디에서 대안을 찾아야 하느냐. 첫째는 주인을 찾아야 합니다. 그 다음은 내가 누구인가, 나는 누구를 대표하는가 하는 정체성을 찾아야 합니다. 주인을 찾는다는 말은 지금 비대위원들이 당의 주인이 아닙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당의 주인은 누굴까요? 당원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당원들은 철저하게 배제되고 소외돼 있습니다. 당원들에게 듣지도 않고 묻지도 않습니다. 당원을 주인 대접해야 합니다. 이것이 위기 극복의 출발점일 것이고, 두 번째는 정체성이지요.

 

장성민 : 지금 야당이 새정치민주연합 또는 제1야당이 집권 정당이 되려면 2가지의 길이 있다. 하나는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4번 선거해서 4번 다 떨어지는 실패 전문 정당인 친노 계파 정당을 빨리 극복해야 된다. 이들을 혁신해 내야만이 이것이 집권의 틀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하나 있구요. 지금 이 친노 폐쇄적인 구조 하에서는 절대 그들을 혁신해내는 것은 중과부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을 한쪽으로 몰아세우고, 새로운 중도개혁 정당을 창당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는 주장이 있는데). 어느 것이 길입니까?

 

정동영 : 지금은 단계에서는 혁신이 길입니다. 그러니까.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 의원께서 저보다 오히려 친노 계파에 대해서는 더 정통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장성민 : 저는 매우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요. 사실 과학적인 데이터를 갖다 놓고.

 

정동영 : 친노-비노. 이런 구분 자체가 비극적입니다. 말하자면 친노는 내용이 없는 얘기 아닙니까. 친박, 친노. 이것은 무슨 내용과 방향성과 철학이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이 얘기가 횡횡하는 한, 계속 나오는 한 민주당이 집권할 가능성은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친노-비노의 구분이 아니라, 왜 민주당인가. 민주당을 왜 하는가에 대한, 나는 누구를 대표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예를 들면 세월호. 우리 국민의 55%가 세월호의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55%를 누가 대변해야 합니까? 민주당입니다. 민주당이 이걸 대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세월호를 버린 정당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위기가 온 것입니다. 자, 세월호 피로감에 이제 그만하자가 40%입니다. 이 40%를 누가 대변합니까. 새누리당이 있습니다. 갤럽조사에 세월호 뉴스에 관심이 있다고 하는 분이 58%입니다. 이 세월호 뉴스에 여전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누가 대변해야 합니까? 민주당이 해야 합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세월호를 버렸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국민이 민주당을 버릴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다.

 

장성민 : 그러니까 세월호를 제대로 모듬었더라면 57%의 지지율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고 그걸로 본다면 새누리당 40%보다는 훨씬 더 17% 정도 민주당이 앞선 정당이 될 수가 있는데. 그런데 친노 내지는 문재인 초선 의원 이런 사람들은 김영호씨 옆에 가서 단식투쟁도 하고 그랬는데 세월호 사건을 버렸다고 평가를 하십니까?

 

정동영 : 그런데 첫 번째 합의 ,두 번째 합의는 박영선 비대위 때 일어난 일이지만, 세번 째 합의도 유족들은 자신들을 버렸다, 뒤통수를 쳤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유족들은 반발했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1차 비대위나 2차 비대위는 한통속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의 아픔과 진정으로 공감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장성민 : 자, 그러면 신당창당 해야 됩니까? 이렇게 물어보면 아직은 당을 혁신하고, 혁신하는 데 까지 해보다 안 되면 신당 창당하겠다. 그건 뭐 피할 수 없는 것 아니냐. 이대로 주저앉아서 무너질 수는 없다. 이런 이야기인데. 저희들이 느끼기에는요. 신당 창당을 하기 위한 명분 축적을 지금 하고 있는 그런 과정이 아닌가 이런 느낌입니다. 과연 혁신이 가능합니까?

 

정동영 : 신당 창당이 된다면, 정체성을 근거로 해야 할 것입니다. 정체성이란 뭐냐. 금방 말씀한 세월호를 제대로 대변하는 것도 정체성이고, 또 하나 노선과 가치입니다. 예를 들면, 지금 민주당은 강령 위반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무슨 얘기냐. 강령에는 보편적 복지가 들어 있습니다. 대선 때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다는 못 드려도 70%의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20만원씩 다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박근혜 후보도 똑같이 약속했어요. 그런데 이제 지난 번 노령연금을 7월 달에 시행하면서 민주당은 자신의 원칙을 버렸습니다. 지금 어르신들의 70%가 20만원씩 받으시지만 다 똑같이 받는 게 아니라 어떤 분은 10만원 받고, 어떤 분은 15만원 받고, 어떤 분은 20만원 받아요. 이것은 새누리당의 철학과 가치입니다. 그런데 민주당의 노선과 강령은 돈이 모자라서 70% 즉 10명 중에 7명만 드릴 것이라면, 그 7명은 차등없이 다 20만원씩 드려야 한다. 이것이 민주당의 가치요 강령에 있는 노선입니다. 그런데 이걸 포기했거든요. 바로 이런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새누리당이 대변하는 세력은 분명합니다. 보수정권 창출이고, 기득권과 재벌 대기업과 부자와 관료와 강남입니다. 이걸 대변하는 정당은 확실하게 있습니다. 그러나 목소리가 없는 사람들, 65세 이상의 어르신 가운데 절반이 지금 빈곤층이지 않습니까. 사회경제적 약자, 대표적으로 850만 비정규직 누가 대변합니까? 민주당이 못 하고 있지 않습니까. 300만 영세자영업자, 시장에서 장사하는 분들이 20만개 점포가 있는데 그 중에 57%가 100만의 수입이 안 됩니다. 이 분들의 목소리를 누가 대변해야 합니까? 민주당이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걸 못 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전국 곳곳에서 이 야당 가지고 정권교체가 되겠는가,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성민 : 사실 민주당은 서민과 중산층 그리고 약자들. 소위 말해서 기초생활 노령자들 할 것 없이 전부 그들을 껴안고 그들의 지지를 받고 사는 정당이고, 어떻게 보면 보수당 새누리당 그러면 재벌 정당이다. 있는 자들을 대변하는 기득 정당이다. 이런 것이 사회 보편적인 현상이었는데. 지금 어떻게 보면 과거에 민주당을 지지했었던 소외 계층들이 지금 민주당에 의해서 버림을 받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민주당이 지지율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분석을 하고 계십니까?

 

정동영 : 김대중 대통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 새정치국민회의를 가지고 집권을 했잖아요? 자, 민주당은 무얼 가지고 집권할 것입니까? 중소기업과 서민을 대변하는 정당, 이렇게 해서 저는 집권해야 한다고 보는데. 과연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민주당을 나의 정당, 나를 위한 정당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850만 비정규직을 위해서 과연 민주당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무엇을 어떤 열매와 어떤 성과를 내놓았는가. 여기에 대해서 반성이 필요합니다.

 

장성민 : 친노 세력 이거 가지고는 집권이 안 됩니까? 백만송이 장미 이런 거 가지고...

 

정동영 : 친노의 문제는, 특정 계파의 문제는 뭐냐면요. 노무현 정부의 5년은 공이 있습니다. 공은 발전 계승해야 합니다. 그런데 과오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마오를 모택동 주석을 공칠과삼(功七過三) 이렇게 평가하지 않습니까. 노무현 시대 분명히 과오도 있습니다. 뭐가 과오입니까? 부동산 문제. 분양원가 공개가 공약이었습니다. 그러나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부동산이 폭등한 이후에 어쩔 수 없이 원가공개 했습니다. 그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부동산은 폭등했습니다. 그것이 실패한 정책의 사례입니다. 또 하나 한미FTA. 어쨌든 그것까지 치달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반성과 이런 부분에 대한 과오 인정, 이게 없는 것이 이른바 특정 계파로서의 친노의 한계라고 보고 이렇게 되면 저는 국민들이 정부를 주지 않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장성민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개헌론을 제기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 크게 봐서는 '세월호 탈출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야 모두가 그렇습니다. 우리 국민 55%가 세월호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생각을 하고, 58%가 여기에 관심을 지금도 기울이고 있는데. 자 6개 월 전에 그날 아침을 생각해 보면, 모든 국민이 4월 16일 이전의 대한민국과 이후에 대한민국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 때 여야가 어디 있었습니까. 그 때 보수 진보가 어디 있었습니까. 과연 대한민국은 4월 16일 이전의 대한민국과 달라지고 있습니까? 지금 개헌론, 지금은 시점이 아닙니다.

 

장성민 : 예. (개헌론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을 전부 덮고 그냥 새로운 이슈로 넘어가기 위한 탈출구이군요.

 

정동영 : '세월호 지우기'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성민 : 오랫동안 통일부장관을 하셨고, 개성공단 하면 또 정동영. 이렇게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최근에 북한의 실세 3인방이 황병서부터 쭉 내려와서 지금 남북한 간에 티격태격 싸우고 또 군 장성 회의까지 열었는데, 서로 간에 대립하고 있는 그런 어떤 투정 부리기의 연장선이 있는 것 같은데요. 우리가 북한 문제를 어떻게 해석해야 됩니까. 북측의 태도를 어떻게 분석하고 계십니까? 그리고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됩니까?

 

정동영 : 거칠게 얘기하면요. 북은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가 분명합니다. 남은 박근혜 대통령도 지금 변화했습니다. 이제 남북관계를 풀자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런데 장애물이 있습니다. 천안함입니다. 자, 이 군사회담에서 핵심은 남은 북에게 사과해라, 그런데 북은 얼토당토않은 괘변이다. 이게 서로 충돌합니다. 이게 충돌하면 접점은 불가능합니다. 여기서 지혜를 찾아야 합니다. 지혜가 뭐냐. 전력적 모호성이라는 겁니다. 북은 북대로 해석하고 남은 남대로 해석할 수 있게. 예를 들면 6.15공동성명 제2항 남의 연합제와 북의 연방제는 공통점이 있다. 이렇게 해서 (모호하게) 넘어가지 않았습니까. 또 그밖에도 많은 사례가 있어요. 9.19 때 경수로 문제도 북과 미국이 부딪혔잖아요. 그래서 '적절한 시점에' 이렇게 해서 또 넘어갔어요. 그런 것처럼 전락적 모호성을 동원하는 그런 지혜가 지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묶는 겁니다. 연평도는 북이 명백히 잘못한 거에요. 사과해야 됩니다. 그러면 예를 들면 저 같으면, 서해상에서의 불미스러운 사태 이런 것의 재발방지에 합의했다. 거기에 대해서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이렇게 되면 남은 천안함까지 사과했다고 해석하는 것이고, 북은 연평도에서 사과한 것이 되는 것이고. 예를 들면 그런 고민, 그런 지혜 이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성민 : 상당한 보수세력들은 5.24 제재조치 해제는 천안함,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북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분명하게 확고하게 이야기해라.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하고 싶어도 발목이 잡혀 있는 것 같은데요.

 

정동영 : 이명박 정부 5년 그렇게 갔잖아요. 박근혜 정부 2년 이렇게 가고 있잖아요. 박근혜 정부의 5년을 그대로 가려고 하면 그 입장을 계속 유지해도 좋습니다만 남북관계를 진정으로 할 생각이 있다면 지혜를 발휘하라는 얘기입니다.

 

장성민 : 5.24 제재조치는 해제해야 됩니까?

 

정동영 : 해제해야죠. 이미 실효성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5.24는 북에 고통을 주고 북에 압박을 가하는 거였는데, 이미 북은 경제도 성장하고 있고 중국 쪽으로 빨려들어가는 그런 효과가 발생했어요. 그리고 이 정부 스스로 5.24조치를 무장해제했습니다. 지난 번에 북한 나진과 러시아 하산을 연결하는 철도회사에 우리 포스코와 코레일에게 지분 투자를 허용했잖아요. 그건 5.24를 정면으로 해제한 것이지요. 껍데기만 남은 겁니다.

 

장성민 : 정부가 지금 북측과 대화할 의지가 있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 저는 제일 핵심 문제가 남북관계를 국내정치와 분리해야 합니다. 민족문제를 국내정치에 개입시키는 이 사고방식. 이것을 저는 극복해야 된다. 이것이 핵심이다. 그렇게 봅니다.

 

장성민 : 지금 한국에 김정은이 최근에 좀 아파가지고 지팡이 짚고 다시 나와서 김일성 주석의 지팡이 짚고 다니는 '김일성 지팡이 정치 흉내내기'다. 이렇게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김정은의 상태를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 북한 지도자의 건강을 문제 삼아서 이명박 정부가 5년을 허송했습니다. 지금 서른 30대 초반의 북한 지도자의 건강을 문제 삼아서 또 박근혜 정부의 5년을 허송할 생각이 아니라면 그 문제는 그 문제고, 남북관계 문제는 남북관계 문제대로 다뤄가야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장성민 : 통일부장관을 하셨는데요. 남쪽에서 이 막힌 상황을 뚫고 나가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북한을 끌고 나가는데 가장 1차적으로 해야할 일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정동영 : 1번 자신감입니다. 한반도를 경영해야 합니다. 대륙으로 가는 길을 열면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미래가 열립니다. 그리고 한국은 북쪽 경제의 100배의 덩치를 갖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강국대열로 가고 있잖아요. 뭐가 무서워서 그렇게 북한 앞에서 전전긍긍합니까. 자신감을 가지고 열어젖히면 됩니다. 북으로 가는 문턱을 제거해서. 자, 동독을 흡수통합한 그 첫걸음은 뭐냐 하면 접촉을 통한 변화입니다. 접촉하면 변화하게 되어 있습니다. 7년째 접촉을 끊었습니다. 이것부터 푸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걸음입니다.

 

장성민 : 야당도 지금 김무성 대표의 개헌론에 대해서 상당히 긍정적인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일부에서는 이 정치권이 민생문제는 차치해두고, 무슨 쓰잘데 없는 자기네들의 권력놀음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이렇게 해서 썰렁한 분위기도 있는 것 같은데. 지금 해야 됩니까?

 

정동영 : 제왕적 대통령제는 고쳐져야 합니다. 이것이 국민의 여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뭐부터 논의해야 하느냐. 우리 국민들의 삶의 문제를 정치가 해결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정치의 문제는 정당의 문제요, 정당의 문제는 선거제도의 문제와 직결됩니다. 선거제도를 바꾸는 것은 헌법을 고치지 않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지난 번 재보궐선거에서 동작에서 나경원 의원을 찍은 유권자의 뜻은 국회에 반영되지만, 노회찬 후보를 찍은 표는 국회에 사표가 됩니다. 대한민국 국민 중에 절반 정도가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그리고 또 찍은 표 중에 절반 정도가 사표가 되는 이런 현실 속에서는 정치가 우리 국민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선거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독일은 우리보다 통일을 먼저 했고, 독일은 교육도 강하고, 독일은 노벨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독일 정치 지금 잘하고 있지 않습니까. 독일 같은 선거제도를 한번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여야가 이것부터 얘기를 해야 다음에 개헌에 탄력성이 생기는 거지, 느닷없이 개헌부터 들고나오는 것은 진정성에 문제가 있습니다.

 

장성민 : 끝으로 개헌의 가장 외곽적인 이야기를 한 가지만 여쭤보겠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원집정부제가 좋습니까, 아니면 4년 중임제가 좋습니까. 개인적으로는.

 

정동영 : 이원집정부제라는 용어는 전두환 시절 때 용어여서 권력 분산형, 분권형 대통령제가 맞다고 봅니다. 국민은 대통령을 뽑기를 원하기 때문에 선출된 대통령이 외교·국방·남북문제·통일문제를 총괄하고, 그리고 다수당의 대표가 내정을 책임 맡는 분산형 대통령제가 국민의 지지를 더 받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장성민 : 정치적 감각이 아직도 팔팔 끓고 있군요. 오늘 대단히 감사합니다.

 

정동영 : 하하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