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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사드, 한반도 위험에 빠뜨릴 괴물"..."박 대통령 나서서 6자회담 재개시켜야"

 

정동영, "사드, 한반도 위험에 빠뜨릴 괴물, 박 대통령 나서서 6자회담 재개시켜야"

 

20150317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

 

 

 

신율 앵커(이하 신율) :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 우리 내부적으로도 갈등이 크지만 미국과 중국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양국의 한반도 담당 실무자들이 연이어 우리나라를 방문했는데요. 사드배치 문제에 대해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임금인상을 주장하는 등 가뜩이나 경색국면인 남북관계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연결해 사드 도입을 비롯한 최근 안보현안과 창당준비 관련 현안에 대한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정동영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이하 정동영) :

네, 안녕하세요.

 

신율 :

지금 아무래도 통일부 장관도 하셨고, 사드 한반도 배치문제,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합니까?

 

정동영 :

사드는 군사문제가 아닙니다. 사드는 정치문제입니다. 사드는 군인들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지도자가 판단해서 결정할 문제이죠. 중국을 보면 시진핑 주석이 나서서 제시하고, 국방장관을 한국에 보내고, 그리고 차관보가 어제 와서 '중국의 우려를 중시해달라' 이렇게 노골적으로 입장을 전달했지 않습니까? 미국 역시 세계전략 차원에서, 그리고 동아시아 전략 차원에서 20여년 전부터 한발한발 추진해온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것 역시 미국 국방부 차원의 문제는 아니죠. 그렇다면 한국 역시 결국 지도자의 문제,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동북아 안보와 평화에 대한 정책결정을 하게 될지 하는 문제인데요. 박근혜 대통령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로서 정부는 '아무런 요청도 없었다. 아무런 협의도 없었다. 아무런 결정도 없다' 이렇게 3무를 정부입장으로 내놓고 있습니다만, 이건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 거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논점을 피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거든요. 그러면 여기에 대해서 한번 이렇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이 사드문제에 대해서 가장 핵심적인 기준은 뭔가, 그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대한민국의 국익입니다. 그런데 국익의 관점에서 봤을 때 사드는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만들기 보다는 대한민국을 갈등과 긴장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트릴 위험이 크기 때문에 도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럼 이 사드, MD가 우리 국익의 관점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가? 3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하나는 정치문제이고, 하나는 군사문제이고, 하나는 외교문제입니다. 정치문제라는 것은 뭐냐면요. 이 방어미사일을 배치하는 과정 자체가 북핵문제를 악화시킵니다. 한반도 위기가 고조됩니다. 무슨 이야기이냐면 MD와 북핵은 1994년, 20년 전부터 동반성장해온 괴물 같은 것입니다. 북한 핵이 커지면 우리는 MD의 늪에 끌려들어갔고, 또 MD가 진행되면 될수록 북핵문제는 더욱 더 커지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는 것이거든요. 분명히 이것은 북핵문제 해결에 악재입니다. 이게 정치문제의 핵심이고요. 두번째는 군사문제인데요. 군사문제로서는 결국 실효성이 문제가 됩니다. MD의 일종인 사드라는 것이 아직 성능도, 실험검증도 끝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미국도 전 세계에 3개 포대밖에는 없습니다. 우리가 방어미사일이라는 것 중에 가장 많이 아시는 것이 예전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이라고 들어보셨을텐데요. 25년 전에 걸프 전쟁, 제가 그때 특파원으로 이라크, 이스라엘에 갔었는데요. 그때 사담 후세인이 이스라엘을 향해 쏜 미사일을 미국이 패트리어트 방어 미사일로 요격시켰다고 발표했거든요. 그때 CNN화면을 통해서 전 세계인이 지켜봤습니다. 당시 이라크에서 쏜 미사일 중 95%를 맞췄다고 했는데, 몇 년이 지난 뒤에 드러난 사실은 한 개도 못맞췄다는 것인데요. 이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저고도 방어 미사일이죠. 어쨌든 사드, 고고도 방어미사일과 관련해서 비용은 막대한데, 한 개 포대에 최소한 20억불, 2조 이상이 든다고 되어 있습니다. 효과는 불분명합니다. 또 특히 한반도는 휴전선에서 서울까지 60km밖에 안 되요. 미사일의 속도가 초속 4km 이상인데, 불과 15초면 날아오는 거리에요. 평양에서 날아오더라도 불과 1~2분이면 날아오는데, 그 시간 동안에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고, 그리고 식별하고, 그리고 결정하고, 발사해서 요격하는, 이런 절차가 1~2분 안에 이루어진다는 것은, 그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군사적 실효성, 효용성 문제에서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문제이고요. 끝으로 세 번째가 외교문제인데요. 사드배치, 그래서 망설이는 거죠.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의 고민이 깊은 건데요. 한중관계의 파탄 가능성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평화통일은 멀어집니다. 중국은 지금 분명히 이야기 하고 있거든요. '사드, 고고도 방어미사일이라는 것이 우리를 겨냥하는 거다', '이거는 중국의 핵심이익, 군사주권을 침해한다. 용납할 수 없다.' 굉장히 거칠고 단호한, 외교적 언사가 아닌 굉장히 노골적인 말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거든요. 이건 현실입니다. 현실이기 때문에,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고민을 이해하면서도, 무엇이 국익인지에 대해서 여론을 활용할 필요가 있고, 야당을 활용할 필요가 있고, 그리고 언론이 핵심을 이념적인 문제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진정한 대한민국의 국익이 어디있는지를 중심으로 5000만이 단결해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신율 :

그렇다면 말입니다. 새누리당 같은 경우에는 의원총회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거든요. 정 장관님이 보시기에는 이런 문제가 여당 입장에서 의원총회 열어서 공개적으로 논의해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십니까? 앞서 지도자의 결단이라는 말씀도 하셨는데요.

 

정동영 :

분명히 잘못된 접근입니다. 사드, 고고도 방어미사일은 굉장히 복잡하고 어렵고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이런 것을 전문성이 없는 의원총회에서 뚝딱 결정하기에는 너무 위험하고요. 우리 국민들에게 일단 공론화절차에 들어가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3무 정책, 요청도 없었고, 결정된 것도 없다. 이렇게 미뤄왔는데요. 이제는 전략정 모호성에서 단계적 공론화 단계로 접어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국민들의 의사를 결집하고, 이것을 우리 국익을 지키는 무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에게 지금 상태에서 '사드 배치에 찬성합니까? 반대합니까?' 찬반을 묻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것입니다. 일단 정확한 정보, 그리고 핵심 논점을 국민들에게 자세히 설명해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신율 :

그렇다면 새누리당은 왜 이렇게 의총도 열면서 사드 배치에 적극적인 인상을 줄까요?

 

정동영 :

글쎄요. 공교롭게도 김기종씨 사건, 이런 국면에 속에서 이런 결정을 하고 있는데요. 정말 정부 여당은 조금 더 무거운, 책임있는 자세로 국익에 접근해야 합니다.

 

신율 :

그렇죠. 어쨌든 지금 여당과 청와대가 조금 입장이 다른 것 같기도 하고요.

 

정동영 :

그런데 이게 여당과 청와대 문제, 여야문제, 혹은 보수, 진보의 문제, 이렇게 접근해서는 절대 안 되는 문제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겠느냐? 그 답이 궁금하잖아요. 답은 과거 경험을 잘 살펴보면 나와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MD, 방어미사일의 뿌리는 뭡니까? 북한 핵이죠. 그런데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해결에 모범이 있잖아요. 딱 10년 전인 2005년 9월 19일 6자회담 공동성명에 나와있습니다. 3가지 사항입니다. 첫째가 북한은 핵일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고, 둘째가 미국이 북한과 수교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과 함께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자. 이런 굉장히 핵심적인 합의들을 다 이룬 것입니다. 이걸 실천하면 됩니다. 이 실천을 어떻게 합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미국을 설득하고, 중국, 러시아, 일본, 북한을 끌어들여서 6자 테이블에 앉히는 겁니다. 그러면 이것이 방어 미사일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이고,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우리 나름대로 우리의 운명을 주도하는 길인거죠. 그러니까 10년 전에 어떻게 9.19가 만들어졌을까요? 그때 제가 NSC 위원장이었고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반기문 장관이 외교부 장관이었습니다. 저는 평양을 설득했고, 반 장관은 워싱턴을 설득했고,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뛰었고, NSC를 중심으로 이걸 조율하고, 그리고 국민의 여론을 뒷받침 받아서 9.19 합의를 이끌어 냈던 것이거든요. 이것이 멈춰있습니다. 이것을 재게시키는 것,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몫입니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답은 저는 6자회담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율 :

알겠습니다. 국내정치 문제도 여쭤보겠습니다. 지금 신당 창당, 잘 되고 있으시죠?

 

정동영 :

국민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는 정치를 위한 국민모임은 지난 일요일 평택에 있는 쌍용차 앞에서 있었던 국민대회에 많은 분들이 함께 했습니다. 79m 고공에서 석달 넘게 혹한의 겨울을 넘긴 해고노동자 이창근 실장을 위로하고, 쌍용차의 정리해고문제를 사회의제화, 정치의제화 하기로 한 것인데요.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정치가 뭘까요? 한 노동자가 목숨을 걸고 70m 고공에 가서 매달려 있는데요. 이것을 외면하는 사회는 문명사회가 아니라고 봅니다. 이 문제는 노동문제이면서 정치문제입니다. 정치가 끌어안아야 하는 건데 여당도 없고, 야당도 없습니다. 정치가 도대체 뭘 하는 거죠. 여의도에서 밥 먹고 사진찍는 것이 정치가 아니라, 평택, 굴뚝 앞으로 오라는 겁니다. 그래서 이 정리해고 문제, 오래된 문제입니다. 98년 2월 정리해고법으로 시작되어서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많은 상처와 아픔, 고통, 현재진행형이잖아요. 국민모임은 바로, 아무도 이 문제를 처다보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를 대변하기 위해서, 대표하기 위한 정치세력이 필요하다. 이런 신념을 가지고 모인 세력인데요. 오는 3월 29일 일요일에 문래동 폐공장에서 발기인 대회를 갖습니다. 왜 하필 폐공장이냐? 일자리 문제, 중소기업 문제, 비정규직 문제, 정리해고 문제, 장그래 문제, 이 문제들이 우리가 정당을 만드는 이유다 하는 것을 국민들께 설명드리기 위해서 폐공장에서 하는 최초의 창당준비위원회가 됩니다.

 

신율 :

지금 천정배 전 장관 같은 경우에도 오늘, 내일 중으로 결정난다고 어제 김세균 교수님이 말씀하셨는데요. 오늘 내일 중으로 합류 의사를 표명할 거라고 보십니까?

 

정동영 :

조금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아요. 그리고 합류가 아니고 함께하는 문제인데요. 김세균 준비위원장께서 엊그제 송주명 교수와 몇 분이 광주에 가서 천정배 의원과 첫번째 공식회동을 가졌는데요. 광주에서 광주 기득권, 일당독재를 깨자는 목표점에 대해서는 일치합니다. 그리고 내년 총선에서 새정련과 맞설수 있는데, 지금 제1야당을 교체할 수 있는 대안 정치세력을 구축하자는 문제도 목표가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큰 틀에서 함께하자는 대화를 나누었고, 오늘 내일 사이에 광주 시민사회가 시민정치위원회에서 천정배 후보를 시민후보로 결정하는 절차가 있을 것이고, 앞으로 계속 천정배 후보, 광주 시민사회, 그리고 국민모임이 어떻게 하면 광주 기득권을 깨트리는데에 함께 할 것인가, 이 문제를 논의해 갈 것입니다.

 

신율 :

알겠습니다. 관악 을에서 우리 정 장관님에 대한 반응들이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던데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정동영 :

저는 출마할 생각이 없습니다. 여러번 말씀드려왔죠.

 

신율 :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동영 :

네, 감사합니다.

 

신율 :

지금까지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계시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