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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김종인 대표는 야당 대표인가, 보수 여당의 대표인가?"

[20160309 보도자료] 정동영 예비후보 입장

 

김종인 대표는 야당 대표인가, 보수 여당의 대표인가?

 

 

 

 

벌써 4번째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개성공단 폐쇄에 대해 무조건 반대가 능사가 아니라며 북한 궤멸론을 주장해 전체 야권을 놀라게 했다. 김대중·노무현의 한반도 평화 정책을 부정한 것이다.

 

야3당 국회의원 39명이 나서 192시간 동안 진행한 필리버스터를 단칼에 중단시키고, 국민의 인권 침해가 불 보듯 뻔한 테러방지법 통과를 묵인했다.

 

김 대표의 노선 문제에서 개혁·진보진영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준 사건은 한미FTA 주동자 김현종씨를 삼고초려해서 영입한 대목이다.

 

김현종씨가 누구인가. 300만 농민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하고, 우리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킨 무차별적 FTA 추진 주동자이다.

 

같은 당의 장하나 의원이 "김현종은 국민이 아직 용서할 준비가 안된 사람이니 영입을 철회하라"고 주장했고, 논객 진중권씨도 "더민주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 비난했던 부분이다. 한미FTA 독소조항을 제거해야 한다고 외쳤던, 그 많던 더민주 의원들은 지금 어디로 숨어 버렸는가.

 

그런데 김 대표는 한술 더 떠 "김현종 같은 사람이 많이 들어와야 더민주의 이미지가 바뀔 수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미국식 신자유주의 맹신자들이 더민주의 미래라니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어제는 민주노총을 방문한 자리에서 노조는 근로자 권익을 위해서만 활동해야 한다며, 노조가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활동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참으로 놀랄 일이다.

 

전체 노동자를 대변하는 노동조합이 포괄적인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사회 문제에 참여하는 것은 이미 선진 민주국가에서는 일반화된 얘기다. 오히려 해당 노조 가입 노동자들만을 위한 노조 활동은 자칫 조직된 노동자들만의 집단 이기주의로 흐를 수 있어 경계해야 할 일이다.

 

독일에 유학하여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는 김 대표가 노조의 사회 참여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하니 놀랍다.

 

정말 김 대표가 보기에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잘못된 보수정권이나 빈부격차를 심화시킨 재벌 중심 경제가 아니라 노조의 활동이란 말인가.

 

김 대표의 최근 일련의 발언에 대해, 누가 했는지 얼굴과 이름을 가리고 묻는다면, 야당 대표가 아니라 보수여당 대표의 발언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더 많을 것이다.

 

김 대표는 지금 잠시 몸은 야당에 와 있지만, 사고방식은 뼛속 깊이 보수 여당의 틀 속에 있는 것 같다.

 

이런 김 대표의 행태를 말 없이 지켜보고 있는 친노 패권주의자들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스스로 개혁과 진보라고 자처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런 행보가 어떻게 용인되고 있는가?

작게는 공천 전권을 행사하는 당 대표에게 거슬리지 않기 위함일 것이고, 크게는 문재인 전 대표와 친노가 삼고초려해서 영입한 김 대표가 실패할 경우 자신들의 정치적 위상까지 추락할 것을 걱정해서 일 것이다.

 

어느 쪽이든 정략적이다. 자기 편이 아니면 마구 흔들어서 낙마시키고, 자기에게 도움이 되면 어떤 잘못도 덮고 심지어 정체성을 부정해도 용인이 되는 친노 패권주의자들의 행태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김종인 대표는 국민의당을 향해 언필칭 야권 통합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야당으로서 분명한 정체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야권 통합을 거론할 수 있는 자격은 그 이후에나 생길 것이다.

 

2016년 3월 9일


정 동 영 전주시 병(덕진) 국회의원 예비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