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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무한한 사랑의 빚 갚아 드리겠다”

[20160307 출정기자회견문]

 

전주의 길! 전북의 길!

 

전북의 정치와 경제에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전주시민 여러분, 전북도민 여러분!!

정동영입니다.

 

먼저 저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전주에 다시 출마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고향에서 출마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죄송할 따름입니다.

 

지난 토요일 호성동 초청교회에서 주최한 노인위안잔치에 갔었습니다. 90세가 다 되어 보이는 한 어르신께서 저를 알아보시고는 제 손을 꼭 잡고 불쑥 “어디 갔었어? 이제 전주 떠나지 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가슴이 뜨겁고 뭉클했습니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인 중에 정동영만큼 지역의 사랑을 받은 정치인은 드물 것입니다. 1996년 15대, 2000년 16대에 전주 덕진에 출마했을 때 저는 거의 전주에 있지 않았습니다. 지원유세를 하느라 밖으로만 돌아 다녔습니다만, 결과는 연속 전국 최다득표였습니다. 전주시민께서 부족한 저에게 무한사랑을 베풀어 주신 것입니다. 이 무한사랑이 저의 힘이었습니다. 저는 그 힘을 바탕으로 정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고 국민의 삶을 바꾸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정치 시작 8년 만에 집권당의 당의장이 될 수 있었고,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었습니다.

 

호남인들의 지지를 시기하는 세력이 있었습니다. 친노 패권주의 세력은 자기들이 야권을 장악하는데 방해가 되는 저를 끊임없이 배척하고 괴롭혔습니다. 저는 친노 패권주의에 저항하다가 실패하고 좌절하여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고향은 만신창이가 된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었습니다. 어머니 품 같은 고향 전북이 있기에 저는 다시 힘을 냅니다.

 

제가 앞으로 할 일의 첫 번째는 전북과 전주가 저에게 베풀어 준 무한한 사랑의 빚을 갚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다시 전주에 출마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국회의원은 예산을 가져오는 노력과 함께, 지역발전의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저는 20년 전 처음 출마했을 때 두 가지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전주를 동양의 밀라노로 만들자’는 것과 ‘전주의 북서진정책’입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도시의 새 틀을 짜야 합니다. 지난 15년 전주는 서쪽으로 확장해 갔습니다. 도청사 이전과 서부신시가지로 시작된 개발은 혁신도시 하가지구 택지 개발과 효천지구와 장동 개발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전주의 동쪽은 침체를 걸어왔습니다. 새 틀을 짜야합니다.

 

다행히 한옥마을의 성공적인 도약으로 1,000만 관광객이 찾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저는 1996년 15대 국회의원 선거 때부터 “전주는 관광의 도시가 돼야 한다. 동양의 밀라노로 가야 한다. 콩나물국밥 비빔밥으로 먹고 살 수 있다. 한옥 판소리 한복 한지로 먹고 살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1997년 전주시의회가 한옥보존지구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전주시 당국이 한옥지구 해제와 제4종 도시 미관지구 지정을 해제했습니다. 교동 풍남동 지역을 풀어서 정비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만일 이때 교동 풍남동을 개발했다면 지금 천만 명의 관광객이 오겠습니까? 저는 당시 비상한 결심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동양의 밀라노 컨셉을 이해하고 동의하는 시장을 모셔오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정치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었습니다. 98년 5월 지방선거에서 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김완주 시장은 맨 먼저 한옥지구 재지정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오늘의 한옥마을이 탄생한 것입니다.

 

맛과 멋의 도시 전주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급속한 도시화 과정에서 다른 도시들이 이루지 못한 성취를 우린 오늘 이뤄내고 있습니다.

 

밀라노 프로젝트는 신도시선언입니다. 제가 구상했고 실현해낼 전주 밀라노 프로젝트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관광 전주의 핵심은 ‘살고 싶은 도시의 이상’을 향해 있어야 합니다. 한옥마을과 도심 관광의 기회는 침체에서 겨우 벗어나는 정도가 아니라, 경제 문화 생활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 낼 마중물입니다.

 

한옥마을을 교동 풍남동 경계에 가두는 것도 어리석은 일입니다. 한옥마을이 각광받을 수 있던 것은 전통의 자부심과 함께 개발의 방향과 속도 모든 면에서 과감한 변화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관광객들이 처음 전주에 도착하는 전주역 주변은 어떻습니까. 전주의 서쪽이 김제와 맞닿을 만큼 개발되는 동안 서쪽은 철도 하나를 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전주 백제로의 시작점에 들어섰던 공공건물은 서부신도시로 혁신도시로 이전하며 심각한 도심 공동화의 위기를 부채질 하고 있습니다.

 

공공청사 이전 건물은 새로운 쓰임이 필요합니다. 팔복동의 아파트형 공장은 공해유발이 없고 고용효과가 뛰어난 중소기업들의 요람입니다. 그러나 오래되고 낡은 채 그나마 들어갈 기회조차 까다롭습니다. 저는 친환경적인 노동집약형 공장들은 도심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청사 이전 후 빈 건물은 정부가 매입하고 인구 유입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 신활력지구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산업계 경제계의 요구조차 눈감은 채 관료주의와 성과주의에 매몰된 도시 행정의 틀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아파트형 공장 건물보다 수월한 입지와 쾌적한 환경, 주변 거주지와 상업지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해 이제 우리가 고정관념을 벗고 전북경제의 활력을 전주에서 만들어 내야 합니다.

 

전주의 관광 콘텐츠는 한옥과 전통이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명소가 된 남부시장의 청년몰이 전통시장의 혁신으로 사람을 불러 모았습니다. 남부시장처럼 모래내시장과 중앙시장도 1,000만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는 매력적인 전통시장으로 재창조되어야 합니다.

 

전주역 철길 너머 산정동 일대는 관광 전주의 새로운 도전의 땅이 되어야 합니다. 산정동 일대는 우아동 인후동 일대 주민들에게 더 나은 생활을 위한 기반으로 재탄생해야 합니다. 그러나 체육시설이 필요해서 체육관을 짓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의 활력을 증진시킬 방안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저는 이곳이 주민을 위한 공간이며 동시에 명인명장을 배출하는 교육의 터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저는 일자리햇볕정책을 통해 한국 사회의 노동 현실을 바꾸면 교육현실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먼저 해냅시다. 현대 한국의 집은 콘크리트 일색입니다. 전주라면 한국의 일상에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습니다. 집을 짓는 콘크리트 재료 보다 벽돌과 나무는 어떻습니까. 유럽의 도시들엔 500년 된 주택이 즐비합니다. 모두 벽돌과 나무로 지은 집입니다.

 

김제의 황토와 전북의 나무가 재료가 되어 500년 주택이 지어진다면, 1조원 시장의 큰 경제적 해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전주의 북쪽은 35사단 이전으로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균형 발전을 위해 또 장기적으론 전주와 완주의 통합에 대비한 저의 구상이기도 했습니다. 전주·완주 통합 무산은 정치인들의 무능과 무책임 때문입니다. 저는 당선되는 즉시 전주·완주 통합을 재추진하겠습니다.

 

35사단이 이전된 터에 들어서고 있는 에코시티는 쾌적한 거주지와 열린 공원으로 지역과 호흡할 것입니다. 전체 60만평 중 민간개발로 이뤄지는 20만평과 공공시설 외 3만평의 임대주택부지는 미래 주택으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초고층 개발이 능사가 아니라 싸고 질 좋고 오래갈수록 아름다운 저층 주거지는 어떻습니까. 저는 반값아파트법 부활을 주장하며 유럽처럼 한국도 공공에 의한 토지개발보다 토지비축이 중요하고, 한 번 개발되는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되 건물은 분양이 가능한 제도를 도입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도시는 맥이 뛰어야 합니다. 송천동 농수산물센터는 한 때 전주의 외곽을 지켰던 새벽중계시장이었지만, 지금은 도심 한복판이 되었습니다. 개인 땅이라면 이렇게 쓰겠습니까. 도심에 필요한 도서관과 복지관, 사무공간이 함께 시장을 구성하면 어떻습니까. 뉴욕의 첼시마켓이 관광명소가 된 것은 공장 건물이 시장이 되고 비즈니스센터와 예술가들의 거주로 다양한 상업을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주민의 편의를 증진시키고 땅의 효율을 높여 공적 가치를 높여나간다면 시장이면서 도서관이며, 주민의 마당이면서 업무를 보는 일터가 됩니다. 농수산물센터는 전주의 북쪽 신 상업 문화의 거점으로 되살려야 합니다. 주요한 도시기반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섬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섬과 연계되어 아름다운 바다의 일부가 되어야 합니다.

 

종합경기장, 월드컵경기장, 소리문화의 전당, 동물원, 덕진공원, 체련공원 모두 단순 기능주의를 벗어나 창의롭고 활력 넘치는 밀라노 프로젝트를 통해 거듭나야 합니다. 덕진동의 법원 검찰청사가 만성동으로 이전하고 나면 그 부지에 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해야 합니다. 이것이 공유도시의 기반이고 창조적 공유기반으로 문화 융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밀라노 프로젝트입니다. 밀라노 프로젝트는 전주의 신도시선언 입니다.

 

밀라노 프로젝트는 전주의 100년을 준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전주가 명인과 명장의 도시가 되고, 아시아의 여러 도시와 교류하고 성장하며, 지역순환경제의 거점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생활의 윤택함이 문화의 토양이 되고 문화산업이 기존 산업의 확장을 가져오는 살만한 도시 살고 싶은 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한옥마을이 전통적 자산의 현재화를 통해 이룬 성과라면, 이제 밀라노 프로젝트로 관광과 일상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로 가야 합니다. 경제의 틀을 바꾸고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야 합니다.

오래된 도시 전주는 청춘의 도시입니다. 개성 넘치는 생명력은 사람을 불러 모을 수 있습니다. 생태계가 풍부한 숲이 많은 생명을 돌보듯 우리가 갖고 있는 도시 자산을 새롭게 해석하고 낡은 가치 사슬을 걷어 내면 우리의 미래가 보입니다.

 

‘북서진정책’은 전주의 지속 성장을 위해 봉동·삼례와 합하고, 익산·군산으로 나가 바다를 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전주가 대전 광주에 비해 입지적으로 유리한 점은 바다로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전주·익산·군산을 광역전철망으로 묶어야 합니다. 산을 병풍처럼 등지고 바다를 앞마당처럼 내다보는 광역도시가 바로 다음 세대의 전주의 모습입니다.

 

이 기회를 빌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밀어줬는데 고향을 위해 한 게 뭐 있냐?”고 힐난하십니다. 저, 동네마다 한 일이 꽤 많습니다. 자랑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월드컵경기장이 제 작품이며, 지금 에코시티로 변신하고 있는 35사단 이전도 제가 풀어낸 것입니다. 전주 북진의 장애물을 제거한 것입니다. 전주경제의 핵심으로 성장한 한옥마을도 저의 의지가 아니었다면 영영 사라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저는 한옥마을을 부활시켜 전주경제의 생명줄로 만든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이처럼 저는 오래전부터 전주발전을 위해 소리 없이 노력했습니다. 생색내기 낯 뜨겁습니다만 이제라도 밝히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여, 시민 여러분께 때 늦은 보고를 드립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전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전북도민 여러분!

 

전북의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정치는 변방이고, 경제는 밑바닥입니다. 정치가 약하니 경제를 끌어 올리지 못하고, 경제가 약하니 정치를 북돋지 못합니다. 그 책임에서 저 또한 자유롭지 못함을 고백합니다.

 

전북은 오랜 동안 더민주당을 일방적 절대적으로 지지해왔습니다. 하지만 더민주당은 박근혜정부와 공생하며 영남패권주의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전북의 더민주당 의원들은 중앙에 가서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생존을 위해 친노의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전북은 친노의 셋방으로 전락했습니다. 더민주당은 더 이상 전북의 희망이 아닙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섰습니다. 진정으로 전북의 미래를 위하는, 도민의 이익을 확실히 대변하는 강한 전북 정치팀을 만들겠습니다. 정동영이가 그 팀장을 하겠습니다. 그래서 건전하고 양심적인 전북의 인물들이 올바른 정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변방 전북이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전북정치 강팀을 만들어 제 2의 동학혁명을 이끌겠습니다. 1894년 동학혁명은 소작료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수세와 가렴주구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현대판 제 2의 동학혁명은 불평등 해소 작업입니다. 전북 정치팀이 똘똘 뭉쳐 자산불평등, 부동산의 불평등, 소득과 임금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전북 정치권이 바로 이 불평등 해소에 선도적 역할을 한다면 한국 정치를 주도하고 중심에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그 구체적 성과들이 국민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때 전북정치의 자존심이 살아날 것이며, 동학혁명처럼 자랑스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입니다. ‘불평등 해소’는 이번 4.13총선의 시대정신이며 전북정치의 첫 번째 과제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전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전북도민 여러분!

 

정치적 소외와 경제적 낙후를 동시에 겪고 있는 전북에게 이번 4.13총선은 하늘이 준 기회입니다. 전북 정치의 자존심을 살리고, 경제적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저에게 다시 기회를 주십시오. 제가 해내겠습니다. 전북 정치팀을 이끌고 전북정치의 자존심을 회복하겠습니다. 전북을 변방에서 중심으로 끌어올리겠습니다. 전북의 정치와 경제에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습니다. 전북의 명예를 되찾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 3. 7.

 

국민의당 전주병 선거구 예비후보 정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