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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 칼럼

"교육의 본질 회복을 위한 교육시스템의 전면적 개혁이 필요"

 

교육정책현안에 대한 입장

 

o 교육은 현재의 문제이자 미래를 여는 열쇠인 만큼, 미래지향적이어야 합니다. 현재 몇몇 대학들의 문제제기로 불거진 ‘3불 정책’의 존폐여부가 우리 사회가 당면한 교육 현안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대학 간의 헤게모니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유감입니다.


 -우리 대학의 경쟁력 저하는 일부 대학관계자들의 주장처럼 기여입학, 고교등급제, 본고사 등을 불허하는 ‘3불 정책’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의 모든 대학들이 학생들이 학과공부에 최선을 다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학문의 전당으로서가 아니라, 입학당시의 대학 서열 순으로 동창회 사회를 양산하면서 모두가 육법전서와 영어에 매달리는 이른바 ‘고시촌’으로 전락한 까닭입니다.


- 그 결과, 우리 사회에는 육법전서를 달달 외우고 토익 900점이 훨씬 넘는 ‘붕어빵 인재’들이 넘쳐나지만, 정작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창의적 인재들은 보기 힘들게 됐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국의 대학 현실이 이러할진대, 세계 100대 순위에 우리 대학이 진입하는 것은 아주 요원한 일일 것입니다.

   

o 더욱이 안타까운 것은 바로 학문의 전당임을 포기한 채 이런 ‘붕어빵’을 찍어내는 대학에, 특히 서열화된 세칭 명문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우리의 아이들이 거대한 ‘죽음의 트라이앵글’로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때로는 어린 생명을 앗아가는 ‘과도한 입시 경쟁’,  중산층을 한 순간에 빈곤층으로 내모는 천정부지의 ‘사교육비 부담’, 이로 인한 계층간-지역 간 첨예한 갈등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o 저는 이 자리를 빌어서 우리 교육의 본질적 핵심을 말하고자 합니다. 한국의 교육현실이 이처럼 왜곡되고 병든 상황에서, ‘3불 정책’ 유효성의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육의 가치와 본질을 원래대로 회복하기 위한 교육시스템의 전면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교육이라는 장을 통해 우리 모두가 모든 국민들이 노력하면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우리 속담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o 저는 그동안 우리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우리 교육의 경쟁력 및 창의력, 나아가 우리 사회의 활력 등을 강화시킬 이른바 ‘3강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교육개혁방안을 구상해왔습니다.  이 방안은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없지 않지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한 가지 덧붙인다면 지난 3월 5일, 정책개발 토론회의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3무 3강의 교육혁명’과 ‘사회적 교육 대협약’ 제안,  3월 23일 중소기업 토론회에서 밝힌 과감한 인센티브를 통한 인력의 “미스매치”해결 방안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 첫째로 현행 입시제도를 폐지해 사교육비 부담을 전면적으로 줄이고자 합니다. 사교육비는 서민에게는 생계의 문제이자, 생존의 문제입니다. 또한 중산층에게도 막대한 사교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가정생활 자체가 파괴되고, 노년을 준비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사교육비는 바로 현행 입시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이것은 점수반영의 조절과 같은 미시적 접근으로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현행 입시제도를 없앨 때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고 공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습니다.


- 둘째, 현행 입시제도를 없애는 대신, 일정 수준의 학력만 되면 이른바 ‘교양대학’(가칭)에 진학하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태산’을 옮기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고대에 태산을 옮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현대 민주국가에서 전 국민적 합의만 있다면 태산인들 옮기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양대학은 2년 동안 지금의 대학과정보다 더욱 강도 높게 지식기반사회를 앞서갈 수 있는 기초지식생산체력을 기르는 기관입니다. 이후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과특성에 맞게 학생들을 선발하여 3년 동안 각 분야의 전문적인 교육을 받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사실상 입시제도는 철폐될 것이고, 입시를 위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열심히 공부하게 돼 대학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입니다. 


o 교양 대학 학제로 개편되면 현행 입시제도로 인한 막대한 사교육비와 죽음의 트라이앵글로 불리어지는 현행 대학입시는 없어지게 되어, 대입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등 ‘3불정책’ 논란의 이유가 무의미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교양대학은 국립으로 설치되어 광역별로 학생을 배정한다.

- 교양대학은 1년에 3학기, 2년제로 운영되어 풍부한 기초 소양과 깊이 있는 전공이수를 위하여 기초교양과정과 심화 교양과정 단계로 나누어진다.

- 전공학부 학생 선발은 대학과 학과의 자율에 맡긴다.

- 교양학부는 미래 지식기반사회와 평생학습사회를 살아갈 인재들의 폭넓고 튼튼한 기초 학습 능력을 키워주는 데 주력한다.

- 대학도 시대와 사회변화에 맞추어 대대적인 개혁을 꾀한다.(이에 대해 2차 교육정책개발 토론회 준비 중임)


○ 끝으로 이상의 정책 제안은 결코 대학 입시나 사교육비 등의 문제를 이용하여 일반 국민의 감성적인 비위를 맞춤으로 인기나 얻자고 하는 정책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듯이 이제는 정말로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합니다.


교육은 결코 점수 중심, 등수 중심이 되어서는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없습니다. 눈치 보기 식의 선다형, 괄호 속에 맞는 단어 넣기, 밑줄 쫙 그으면서 달달 외기 등은 이미 낡은 방식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학생들의 실력보다도 잘 안 보이는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교육과 교수법이 사회의 발전을 주도해야 합니다. 또 그러한 교육만이 미래의 지식기반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