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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 공보실

한-미 FTA는 21세기판 을사늑약입니다



오늘(2011년 10월 17일 월요일) 오전 9시,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최고위원회의가 열렸습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를 지지한다고 말하고 이는 월가 시스템을 고치라는 요구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한미 FTA는 제2의 을사늑약이라고 규정하고,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이중대가 아닌 이상 우리 경제주권을 지키는 정당임을 밝혔습니다.

참여정부 때 FTA를 시작하고 또 타결했을지라도 오류가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한 정 최고위원은 한미 FTA에 관한 야권공동대응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이날 발언 전문을 올려드립니다.






월가의 점령시위를 지지한다. 민주당은 월가 시위대의 요구를 당의 입장으로 공식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월가 시위는 지난 30년 동안 일로 확대해온 금융자본주의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월가 시스템을 고치라는 얘기다. 그 와중에 한-미FTA의 거친 파도가 닥쳐왔다. 보수언론과 여권은 좋다고 춤을 춘다. 한-미 FTA에 관해서 아침에 당에서 심도있는 대책 논의가 있었다. 3가지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첫째, 미국이 했다고 해서 덩달아 비준동의를 할 수는 없다. 아무리 한나라당이 숫자가 많다고 하지만 우리가 일치단결해서 비준동의를 막아내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몸싸움이 필요하면 해야 한다고 본다. 이것을 막으라고 시민들과 피해당사자들은 요구하고 있다.

한-미 FTA의 핵심은 두 가지 아닌가. 하나는 이익이고, 하나는 불평등 문제다. 특히 불평등 문제는 미국의 무역 대표는 한미 FTA의 목적을 ‘한국의 법과 제도를 미국식으로 뜯어고치는데 있다.’고 선언하고 있고, 한국의 통상교섭 본부장은 ‘한-미 FTA를 체결해서 낡은 일본식 경제시스템을 미국식으로 바꾸는데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지금이 어느 때인가. 월가가 고장나서 전 세계가 미국이 주도해온 금융자본주의를 수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한국은 이 와중에 미국식 제도를 가감 없이 직수입하는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고 있다.

어젯밤 1905년 을사늑약을 봤다. 목적이 이렇게 돼있다. ‘일본정부와 한국정부가 결합해서 이해공통주의를 공고히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11년 한-미 FTA를 21세기 판 을사늑약이라 규정한다. 우리의 경제주권을 심대하게 침해한다. 우리가 만든 상생법과 유통법이 사실상 무효화 되는 것 아닌가. 이것을 방치하고서 야당이라고 할 수는 없다.

10월 26일 서울시장 선거이후에 제2의 거친 파도가 민주당을 덮칠 것이다. 민주당이 매달릴 것은 정체성이다. 우리가 한나라당의 이중대가 아니지 않나. 한나라당은 FTA를 밀어붙이는 정당이고, 우리는 나라의 경제주권과 불평등을 시정하는 주권을 지키고자 하는 정당이다. 이것을 국민이 받아들일 때 민주당의 존재근거가 확보된다고 본다.

두번째 원칙은, 참여정부 때 이를 시작하고 타결했다고 해서 주눅들 필요가 없다. 오류가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공개적으로 반성문도 써야 한다. 반성과 성찰을 통해서 우리의 입장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도 자서전에서 ‘2008년 금융위기라는 상황변화가 있었다. 이제 FTA를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 라고 회한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반성과 성찰을 통해서 FTA 저지가 원칙이 돼야 한다.

세 번째, 야권통합의 정신이다. 두 번 다시 한-EU FTA 합의 처리 때처럼 오류를 저지르면 안 된다. 밖에서는 민주당이 시늉만하고 FTA를 처리해주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짙다. 정체성에 대한 성찰과 함께 한-미 FTA에 관한 야권공동대응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정체성을 분명히 할 때 박원순 후보를 서울시장으로 만들어내는데 도움이 된다. 절대 FTA를 우물쭈물하거나 시늉으로만 막지 말고 국민들의 의심의 눈초리를 말끔히 씻어내는 분명하고 말끔한 행동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