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효하는 정동영
5월 22일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오후 3시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개성역에서 파리행 기차표를' 출판기념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날 행사에는 3,000여명이 넘는 축하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치루어 졌으며, 손학규, 한명숙, 김근태, 천정배 등 대선주자들도 참석해 축하 인사를 전해 주었습니다. 다음은 정동영 장관의 출판기념회 연설 요지와 전문입니다.
[연설 요지]
ㅁ 남북철도 3단계 비전이 차기정부의 과제가 되어야
ㅁ 참여정부의 공과 과를 모두 계승해서 민주개혁세력이 재작동하게 만들 것
ㅁ 더 많은 평화, 더 좋은 성장,더 넓은 민주주의를 위해 통합해야
ㅁ 모든 것을 버려서 평화, 민주, 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위해
헌신하고 매진할 것
ㅁ 정답게 손잡고 하나가 되면
평화, 미래 세력이 미래의 대안이 될 것
[출판기념회 연설 전문]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오늘 한자리에서 가장 많은 연설을 들으신 날로 기억하시게 될 겁니다.
2시간 15분 동안 꼼짝 않고 자리를 지켜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박수와 경의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른쪽과 왼쪽에 기자 분들 오늘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오늘 아침 신문에 보니까 기자실 폐쇄를 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만 거기에는 저는 반대합니다. 없애기 보다는 키우고 넓혀서 더 국민의 소리를 많이 통하게 만드는 게 옳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언론에게도 박수한번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문산에서 개성까지 57년 걸렸습니다. 그러나 한번 시동 걸기가 어렵지 걸리면 달리기는 쉽다고 생각합니다. 차기정부 5년 동안 할 일은 바로 개성역에서 기차표를 사는 일을 국정과제의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50년 우리는 섬처럼 살았습니다. 3면은 바다로, 북쪽은 철조망으로 갇혀진 채 외로운 섬의 지위 속에 떨어야 했습니다. 이제 이 철조망을 걷어내야 합니다. 꿈이 아니라 우리가 팔을 벌리면 잡을 수 있는 구체적 비전 설계도 우리가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50년간 분단구조에 기생해 온 개발독재세력 냉전세력은 철조망을 걷어내는 것을 두려워 해왔습니다. 철조망 안에서 오래오래 기득권을 누리고 싶어 했습니다. 철조망 안에 갇혀서 운하를 파고 철조망을 피해서 페리를 운행하고 이러한 발상이야말로 냉전적이고 낡은 기득권적 발상이라고 규정짓는 바입니다.
철조망 안에 갇혀있는 이 협소한 비전으로 우리의 아들 딸들의 미래를 열어간다는 말입니까? 저는 기억에 생생합니다. 10월 9일 핵실험 났을 때 개성공단을 철폐하라, 금강산관광을 중단하라 PSI에 참여해서 전면 봉쇄하라 했던 거대야당이 있고 그 당의 후보들이 있습니다. 만일 그 때 그 정치세력이 정권을 잡고 있고 그렇게 개성공단을 철폐시키고 PSI에 전면참여해서 해상봉쇄 했더라면 오늘날 한반도의 운명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었겠습니까? 여러분 이것을 직시해야 합니다.
불과 6개월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협소한 비전으로 역사의식의 빈곤으로 평화철학의 빈곤으로 어떻게 이 나라의 미래를 열어간단 말입니까? 절대로 안 되는 말입니다.
지난 2.13 베이징 합의를 바탕으로 북한은 즉시 핵폐기 과정에 착수해야 하며 미국은 테러지원국 봉쇄 해제에 착수해야 하고 우리 정부당국은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밀고가야 합니다.
차기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남북정상회담과 남북미중 4자정상회담에 즉각 착수함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체제에 시동을 걸고 밀고가야 하는 시대정신을 타고나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철조망을 걷어내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철도는 달려야 합니다. 1단계 서울 평양 철도구간을 개통해야 합니다. 2단계 5,230 km 북한철도의 현대화작업에 착수해야 합니다. 3단계 시베리아의 TSR, 만주의 TCR로 저 중앙아시아로 유럽대륙으로 대한민국의 운명을 밀고 가는 비전이 차기정부의 과제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역사는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 만듭니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때 우리의 청소년과 학생들이 열차로 유럽으로 만주로 시베리아로 수학여행을 가고 어학연수여행을 갈 수 있도록 보내주도록 합시다. 철도는 빈부를 차별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보조금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청소년시절에 저 만주와 시베리아, 대륙을 가슴에 품은 우리의 젊은이는 국가의 경쟁력으로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우리는 만주 벌판과 대륙을 지배했던 고구려의 웅혼한 기상을 기억합니다. 그곳에 광활한 자원과 끝없는 자연과 무한한 대지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이 한민족의 비전을 펴는 것이 차기정부가 해야 할 과제이자 소명이라고 확신합니다.
세계화 시대에 우리가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세계화가 아니라 우리가 주체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세계화, 그 무대는 대륙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왕 FTA가 타결되었다면 끌려가는 FTA가 아니라 이끌어가는 FTA로 만들고 그리고 대륙으로 대륙철도로 우리의 꿈을 펼쳐갈 때 세계화의 우리화는 이루어진다고 확신합니다.
역사는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 만들어냅니다. 머지않아 우리가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열심히 일한 여러분 떠나십시요. 대륙철도를 타고 만주, 시베리아, 유럽, 중앙아시아로 떠나라"고 말하는 그날을 만들어 냅시다.
우리 국민은 지금 희망에 목말라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먹고사는 문제입니다. 참 어렵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저는 공장 기숙사에서 먹고 자고 농가, 철거민 마을. 민통선 마을에서 자고 먹고 대화하면서 수많은 서민들의 이야기 속에 한숨과 한탄과 눈물이 배어있음을 듣고 보았습니다.
혹시 먼 길 오셔서 가셨을지 모르지만 제가 밀양 상남면에 갔을 때 저를 자고 먹게 해준 주인집 아저씨와 오만석씨 거기서 만난 우리 밀양 딸기,감자,깻잎 농사짓다가 저와 의형제를 맺은 조영복, 김수현, 백옥근.. 밀양의 친구들이 와 있습니다. 박수로 환영해주세요.
지금 취직자리, 주택 부동산문제, 사교육, 노후문제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습니다. 수출은 3천억 불이 넘고 GDP는 2만 불을 향해가고 성장률은 5%를 넘었지만 이 같은 수치는 나의 생활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팍팍한 우리의 현실을 똑똑히 듣고 보았습니다.
이제 이 문제가 바로 차기 정부의 과제요,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참여정부에서 통일부장관을 했던 사람입니다. 이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도망칠 생각 없습니다.
저는 이 정부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끌어안을 것입니다. 책임과 평가를 달게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대안과 비판적 성찰을 계속할 것입니다. 이 정부는 국민 앞에 내놓을 것들이 있습니다. 권위주의의 청산, 정경유착의 청산, 한반도 평화의 관리, 지역 균형발전. 이런 것들은 역사가 평가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국민통합에 실패했습니다. 편 가르고 낙인찍고 공격함으로서 국민들과의 소통을 스스로 차단해버렸습니다. 초기에 꿈꿨던 국민통합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언어의 비용은 너무나 엄청났습니다. 이제 국민은 좀 더 품격 있는 정부의 탄생을 원하고 있습니다.
둘째 부동산 정책의 실패와 혼란을 뼈아프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서민대중의 꿈과 의욕을 꺾어 버렸습니다. 뭐라고 변명하고 씻을 수 없는 정책적 과오. 부동산으로 돈 버는 사회가 지속되는 한 서민들의 눈에선 눈물이 계속 흘러내릴 것입니다. 정치의 본분은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입니다. 차기정부는 다시는 이 땅에서 부동산 투기로 돈 버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 서민의 눈에서 피눈물 안 흘리게 만드는 것. 이것이 차기정부의 우선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은 1가구 1주택 국가로 가야합니다. 부동산 투기를 사회악으로 규정해서 뿌리를 뽑는 것 그것이 우리가 모두 원하는 세상입니다.
셋째 양극화입니다. 통계청은 1/4분기에 5분위 소득배율 맨 꼭대기 잘 사는 20%의 소득이 맨 아래 20% 소득에 8,4배라는 통계를 내놓았습니다. 2003년 초에 7.8배. 그 이후 끊임없이 양극화는 악화되어 왔습니다. 바로 이것 때문에 이 정부는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대안은 무엇입니까? 제가 생각하는 대안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취직자리입니다. 그것도 좋은 취직자리입니다. 좋은 취직자리만 있으면 소득배율은 줄어들고 양극화해소의 희망이 생깁니다. 대기업의 일자리는 대기업이 투자를 해야 생겨납니다. 대기업의 투자분위기를 만들려면 정치가 분열과 공격, 대결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런 정치에서는 기업이 투자하지 못합니다. 포용의 정치 너그러운 정치 감싸 안는 통합의 정치가 이루어 질 때 대기업의 투자도 이끌어내고 좋은 취직자리도 생겨난다는 것이 저의 믿음입니다.
또 하나는 중소기업의 일자리입니다. 32만개 중소기업에서 300만 명이 일합니다. 43만 명의 외국인이 있고 젊은이들은 중소기업에서 일하기를 회피합니다. 중소기업이 나쁜 일자리로 남아 있는 한 대한민국은 중산층 국가로 갈 수 없습니다. 정부는 1450가지 정책 있지만 현장에서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중소기업이 원하는 우수 인력이 없고 땅문서 집문서가 없으면 돈을 구할 수 없고 , 기술개발의 능력이 없고 이렇게 중소기업주의 사기가 떨어져있는데 중소기업 300만일자리는 좋은 일자리가 되지 못합니다. 이것을 혁명적으로 개선해서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만들어서 중소기업이 중산층을 담을 수 있는 커다란 그릇이 되게 하는 것. 이것이 비전이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지난 10년동안 이 중소기업을 중산층을 담는 그릇으로 만들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가다음어 왔습니다. 그 핵심은 현장에서 얻은 것입니다. 차기정부의 공무원과 장관과 대통령은 현장에서 막힌 곳을 뚫고 문제를 해결함으로서 문제해결의 시스템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렇다면 돈도 있고 정책도 있고 사람도 있는데 우리는 왜 못해내겠습니까? 중산층을 담을 그릇으로 만들어 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저의 소신이며 철학입니다.
저는 참여정부의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계승하고 발전시킴으로서 이제 70년대식 개발 독재의 시스템을 가용하려는 거대야당의 낡은 비전과 맞서 싸울 것을 여러분께 약속합니다.
이제 우리는 더 넓은 민주주의로 가야 합니다. 기득권층은 깊은 뿌리와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배층은 각 시대마다 기득권층을 형성해 왔습니다. 그들은 오래되고 견고한 뿌리를 내려왔습니다. 군사쿠데타 세력과 결탁한 기득권 세력이 아직도 우리사회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개발독재세력은 부를 축적해 왔습니다.
우리는 맞서기위해 개혁과 변화를 기치로 내걸고 전진해왔습니다. 그러나 분열하고 대립하면서 우리의 깃발은 찢어지고 민심 앞에 좌초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할 수 없습니다.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더 많은 평화, 더 좋은 성장 더 넓은 민주주의를 위해서 일어서야 합니다. 그래서 통합해야 합니다. 통합은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통합은 기득권을 버려야 합니다. 절차적으로 민주적이야 하고. 실질적으로도 민주적이어야 합니다. 저는 제가 가진 기득권이 있다면 모든 것을 버려서 평화, 민주, 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위해 헌신하고 매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장자에 보면 도행지이성라는 말이 있습니다. 길을 걸어감으로서 이루어진다. 즉 길은 오직 우리 자신이 걸어가기로 하고 결단하고 실천함으로서 만들어 진다는 이야기 입니다. 수많은 국민이 우리에게 하나가 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다정하게 손에 손잡고 정답게 함께할 것을 여러분께 제안합니다. 우리가 하나가 되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수구냉전세력이 아니라 하나가 된 평화, 미래 세력이 국민에게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과거 기득권세력이 역사의 운전대를 잡도록 허용 하는 것은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역사의 죄인입니다. 더 많은 평화 더 좋은 성장 더 넓은 민주주의를 위해 하나가 되서 민주개혁세력이 재작동 할 수 있음을 보여줍시다.
여러분과 함께 전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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