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동영의 말과 글

출마선언 - "중통령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중통령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대륙으로, 우주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역사에 대한 무한 책임을 느끼며, 오늘 제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평범한 월급쟁이 출신입니다. 저는 독재정권 대통령의 딸도 아니고, 대기업의 이권과 정보를 이용해 수천억의 재산을 축적한 사업가도 아닙니다.



청년시절 홀어머니와 함께 동대문에 있는 평화시장에서 옷장사를 하며 생계를 이었습니다. 그 후 저는 방송사에 들어가 열심히 일하며 월급 받아 살았습니다. 첫 월급을 받았을 때 어머니 내복 사다드리고, 월급을 쪼개서 저축하고 생활했습니다. 처음에 전셋집에서 시작해 여러번 이사를 다니며 집도 사고 아이들도 키웠습니다.



평범한 자식이자 형으로서,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그리고 사회인으로서 가족과 이웃, 그리고 동료들과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사람들의 꿈이 무엇인지를 잘 압니다. 평범한 우리 이웃의 한숨과 바램을 잘 압니다. 바로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정치,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5년 전에 대통령후보 국민경선을 주창했고 참여했습니다. 역동적인 21세기 대한민국에 대한 저의 포부를 현실화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5년 동안 역사와 대화하고, 시대와 호흡하고, 미래 대한민국에 대한 새로운 그림을 그리며 오랫동안 준비해왔습니다.



1. 3중주의로 내부를 통합하겠습니다.



우리는 민주공화국 60년의 역사에서 대부분의 대통령들이 독재와 독점과 독선의 3독으로 집권말기 번번이 무너지거나 국민의 지지를 잃었습니다. 이제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민의 가려운 데를 긁고 막힌 데를 뚫어서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겸손하고 품격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중산층과 통하는 대통령, 중소기업과 통하는 대통령, 중용의 정치로 통합력을 발휘하는 대통령이 바로 이시대가 요구하는 대통령상 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을 묶어서 과거의 제왕적 대통령시대와 비교되는 개념으로서 ‘중통령’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씀드립니다.



저는 중산층의 강화와 중소기업 강국론 그리고 중용의 정치라는 ‘3중주의’의 목표달성을 위해 과거와 구별되는 신중도 노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생산과 분배를 이분법으로 보는 시장만능주의와 신우파의 정치로는 한국 사회의 통합을 이뤄낼 수 없습니다. 조세를 통한 재분배를 주장하는 전통적 좌파도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생산체계와 복지체계가 상생하는 신중도 정치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믿습니다. 저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신중도의 기수가 되고자 합니다. 성장과 복지가 선 순환하는 중도정치가 ‘3중주의’를 실천하는 노선이 될 것입니다.



첫째, 대한민국 보통사람의 소망은 중산층이 되는 것입니다. 차기 정부 5년 내에 중산층이 70%인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 65%에 달했던 중산층이 10년 만에 50%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스스로 중산층이라는 자긍심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저소득층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리는 적극적인 중산층 창출 정책입니다.



대한민국은 사람이 재산입니다. 중산층을 확대하는 방안은 대운하나 페리 같은 건설투자, 물적 투자가 아니라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투자에 있습니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해서는 안됩니다.



저소득층 자녀에게 보육과 교육의 폭 넓은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중산층으로의 사회적 신분이동의 길을 열어 나가겠습니다. 여성의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직업훈련을 강화하며 평생학습체제와 노인복지의 국민최저표준을 도입하도록 하겠습니다.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생산적 복지로 중산층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둘째, 중산층의 꿈을 담기 위해서는 그릇이 필요합니다. 그 그릇은 중소기업이 좋은 취직자리가 될 때 만들어집니다. 대기업과 함께 중소기업 강국 시대를 만들어야 중산층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중소기업은 좋은 인재가 없고 기술이 없고 담보가 없고 사기가 없는 4무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역대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을 소리 높여 외쳤고 1450가지나 되는 갖가지 정책이 백화점식으로 나와 있지만 별무 소용입니다.



현장의 요구를 바탕으로 인력과 기술, 담보, 사기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내야 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장래가 유망한 중소제조기업의 경우 일자리 유지를 전제로 가업상속세를 탕감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대기업의 하청기업 쥐어짜기로 갈수록 채산성이 악화돼 중소기업이 쓰러지면 결국 대기업도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따라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과 공정거래질서의 확립,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합니다. 대만이 해냈고 독일과 일본이 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강한 나라’의 꿈을 대한민국도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셋째, 중용의 정치를 이루겠습니다. 중용의 정치는 포용과 통합의 정치입니다. 분열과 대립을 넘어 국가의 중심을 새롭게 잡는 정치입니다. 특정의 이익집단이나 지역세력에 의존하지 않고 국민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입니다. 특정지역이나 계층을 볼모로 하는 이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습니다.



중용의 정치는 신중도 정치입니다. 교육과 일자리에서 기회의 평등이 확대되고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에게 패자부활이 가능하고, 부모의 재산이 사회적 불평등의 근원이 되지 않으며, 무엇보다 “사회적 최소한”이 보장되는 사회가 중용정치의 근간입니다.


중용의 정치는 사회통합을 지향합니다. 중용의 정치는 빈곤의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특히 아동과 육아에 대한 사회투자를 지향합니다. 그리하여 개인의 능력과 자질에 의해 평가받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2. 대륙으로 우주로 뻗어나가야 합니다.



눈부시게 변화하는 디지털 세계 속에서 지금 우리는 새로운 비전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우리의 새로운 비전은 우리가 일본을 따라잡고 중국이 우리를 따라올 수 없도록 만드는 거대전략이어야 합니다. 삽질로 운하를 파자는 주장은 미래전략이 될 수 없습니다.



첫째 운하를 파는 대신 대한민국의 달나라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저는 과거 5공정권 때 사실상 포기했던 항공우주산업을 우리 국가의 신 성장 동력산업이자 21세기 꿈의 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1960년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냉전으로 위축되고 흐트러진 미국 국민들을 향하여 앞으로 10년 이내에 미국인을 달나라에 올려 놓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고 마침내 1969년 아폴로 우주선이 달나라에 착륙했습니다. 케네디 대통령과 미국인들은 함께 꿈을 꾸었고 그리고 해냈습니다.



미국, 러시아가 해냈고 EU, 중국, 일본이 뒤따르고 있고 브라질과 인도, 이스라엘도 우주비전을 세우고 있는데 대한민국이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1960년 당시 미국의 경제와 기술수준은 지금의 대한민국과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중국인은 2017년 달나라에 갑니다. 일본은 2025년 달나라에 과학기지를 건설합니다. 중국과 일본의 천정을 뚫지 않으면 중국과 일본이 우주를 무대로 우리의 상공 위에서 우리의 운명을 지배할 때 우리는 땅과 바다를 기어야 하는 운명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뚫고 나가야 합니다.



항공우주산업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조선과 자동차의 3배에 달합니다. 자동차는 부품이 2만개 이지만 로켓의 부품은 20만개입니다. 2025년까지 한국인을 달나라에 올려놓는 <2025 Dreamspace 프로젝트>를 통해 항공우주산업의 비약적 발전과 함께 대한민국을 과학기술 사회로 이끌어야 합니다. 달나라 시대를 여는 것은 단순한 꿈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이 비전을 저, 정동영이가 만들어내겠습니다.



둘째, 2020년까지 한반도 경제공동체를 구축하고 대륙경제 시대를 열겠습니다. 지난 5월 남북철도가 연결되었습니다. 남북철도 연결은 바로 남과 북이 본격적으로 함께 간다는 신호이자 우리가 섬의 처지에서 벗어나 대륙으로 연결하는 첫걸음입니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의 근본적인 구조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움켜쥐어야 합니다.



저는 차기정부 출범 직후에 남북정상회담과 남북미중간의 4자 정상회담을 개최하여 북미수교, 북일수교가 이루어지도록 적극 지원하고 한반도에 완전한 평화체제의 틀을 구축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이 경제 자유지대로 통합되는 2020년 이전까지 남북간에 사람과 물자와 돈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한반도 경제공동체를 만들어내는데 있습니다. 개성공단을 1개에서 10개로, 또 20개로 확대하는 것이 경제공동체 만들기의 지름길 전략이 될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체제와 함께 대륙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우리는 대륙철도(TSR, TCR, TMR, TMGR)를 타고 만주와 시베리아, 그리고 유럽대륙으로 진출하고 전력, 가스, 석유가 연결되는 동북아 평화 에너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는 풍부한 자원을 가진 몽골, 카자흐스탄 등 대륙철도가 지나는 국가와 경제동맹, 또는 경제공동체를 구축해 대륙경제 시대를 열어갈 수 있습니다. 미국이 서부 개척을 통해 부를 축적했듯이 우리는 대륙 개척을 통해 나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3. 통합의 정부를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1세기는 지식정보화 사회입니다. 산업사회로부터 벗어나 완전히 질적으로 새로운 사회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변화하는 사회는 새로운 산업구조와 함께 새로운 국가경영방식을 요구합니다.



저는 정보화 사회의 첨병인 방송언론에서 청년과 장년시절을 보내며 우리 사회의 변화와 세계적 흐름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읽어 왔습니다. 21세기 정보화 사회의 주역은 토목공사시대의 주역과는 달라야 합니다. 방송과 통신의 경계가 무너지고 미디어 빅뱅으로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게 될 것입니다. 21세기 대한민국은 토건회사식 경영이 아니라 정보화 시대에 어울리는 디지털 마인드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미래를 열어갈 우리의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국민통합 없이 실현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제 과거와의 투쟁으로부터 탈출해야 합니다. 분열과 대립과 미움과 증오를 극복하고 통합과 포용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상생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좌우 양극단의 분열과 투쟁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중도의 길이 있습니다. 넓고 큰 국민통합의 길입니다. 모두가 함께 걸어갈 수 있는 탄탄한 중앙로입니다. 세대갈등, 지역갈등도 우리의 원대한 비전으로 넘어서겠습니다. 포용과 통합으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의 열매를 따고 국민과 함께 나누는 새로운 ‘통합의 정부’를 출범시키겠습니다.



한국사회는 이제 새로운 꿈과 비전을 중심으로 미래를 향한 전진을 힘차게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저 정동영이가 앞장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 7. 3


정   동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