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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 team/Today's DY Issue

정동영 "조평통은 선전기구…靑 대응 부적절"

 

정동영 "조평통은 선전기구…靑 대응 부적절"

"남측, 한반도 문제 발언권 회복하고 주도력 발휘해야"

2013.04.15  윤미숙 기자

[윤미숙기자]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은 15일 북한이 우리 측 대화 제의를 거부한 것과 관련, 청와대가 나서 유감을 표명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정 고문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조평통은 선전기구다. 그 정도(우리 측 대화 제의에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한 것)는 당연한 것"이라며 "청와대가 (조평통에) 대응한 것도 '에러(Error)'다. 예를 들면 민주평통 같은 곳에서 대응해야지 직접 언급한 것은 미숙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 고문은 "조평통 말은 (우리 측 대화 제의가) 빈껍데기 아니냐, 알맹이 있는 걸 내놔보라는 것"이라며 "개성공단 실무접촉 회의를 한다던지 북경 채널에 사람을 보내 김정일에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던지 물밑 접촉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아가 정 고문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한·중·일 순방을 통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것과 관련, "자칫 한국이 뒤로 빠지면 한반도 운명이 미국과 중국 강대국의 게임이 된다. 기를 쓰고 뛰어들어 발언권을 회복하고 이를 통해 주도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고문은 "남과 북이 끊어져 있으면 미국은 남한에 대해 특별히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면 남한이 할 수 있는 건 미국을 따라가거나 발목잡기 하는 것 뿐"이라며 "남과 북이 소통하면 미국은 남한을 따라가게 돼 있다. 대표적인 게 9.19 선언"이라고 언급했다.

정 고문은 또 "그때 남한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남북 소통을 통해 핵 문제에 대한 발언권을 높이고 안을 내서 6자회담을 9.19 선언으로 가게 했다"며 "이러한 역할이 있을 때에는 미국이 우리를 따라와 준다"고 과거 경험을 상기시켰다.

이어 "요즘은 미국이 공개적으로 '한반도 문제는 한국이 주도하라'고 하지 않느냐. 남북이 통해야 주도력이 생기는 것"이라며 남북 간 대화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고문은 한미 군사훈련이 끝나는 이달 말 남북이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기간 동안 해야 할 일은 상황 관리와 내부 관리다. 그 이후 적절한 수준의 제안을 하면 된다"고 충고했다.

특히 정 고문은 "개성공단 관련 실무회담이라도 하자는 분위기가 되면 미사일은 뒤로 갈 수 있다. 미사일 발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미사일을 쏘고 난 뒤에는 안보리가 추가 제재를 논의하는 등 또 다시 소용돌이가 치게 된다. 그러니 우리가 빨리 개성공단 실마리를 푸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고문은 "물론 국제사회 규범을 어기는 북한이 나쁘지만, 그것까지 포함해서 관리해야 할 책임이 남측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에 "한국의 닉슨이 되라"고 조언했다.

한편 정 고문은 당 대선평가위원회가 발간한 대선평가보고서에 대해 "평가는 기본적으로 쓴소리 아니냐. 쓴소리는 입에 쓰지만 어떻게 좋은 말만 듣겠느냐"며 "쓴소리는 달게 받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