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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朴대통령, 한반도신뢰프로세스 알맹이 채워야”

 

 

정동영 “朴대통령, 한반도신뢰프로세스 알맹이 채워야”

"박근혜 대통령 '한국의 닉슨'이 될 시점···주도력 발휘해야"

2013.04.16  최지현 기자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왼쪽)

 

참여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지낸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15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한국의 닉슨이 될 시점이 왔다"며 북한을 둘러싼 정세에 주도적 역할을 해나갈 것을 촉구했다.

정 고문은 이날 여의도의 한 모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개입해서 역할을 하지 않으면, 북핵을 용납 못 한다는 미국과 이미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북한 사이에 중국과 미국의 '강 대 강' 게임이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고문은 "2005년에 (통일부 장관이던) 저와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직접 만나 소통해서 북한이 핵포기 선언을 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미국도 북한과 수교하도록 설득한 게 9.19 공동성명"이라며 "(이번에도) 한국이 발언권을 회복하고, 그걸로 주도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009년 체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선포하고, 존 케리 국무부 장관의 대북 성향을 언급하며 "(지난 정권 때보다) 북핵 문제는 악화됐지만, (미국에 오바마 2기 정부가 들어서면서) 문제를 풀기 위한 환경은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북한 당국에 대화 제의를 한 것에 대해선 "잘했다"며 "만일 11일 저녁에 박 대통령이 대화 제의를 하지 않았더라면 12일 케리가 와서 (말한 것에 그저 우리 정부가) 뒤따라가게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 고문은 "박 대통령이 닉슨이 되려면 키신저(전 미국 국무장관)가 있어야 하는데 키신저가 없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빨리 대북정책 설계자를 구해야 한다. 5월 한미 정상회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전쟁 위기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설계도를 가지고 가서 2인3각 맞춰가듯 조율해 나가야 한다"면서 "지금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내놨으니 실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알맹이를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고문은 또 "한미 군사훈련이 끝날 때 쯤에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 기간동안 (우리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상황 관리다. 극우단체의 삐라 살포를 막은 것은 잘 했다.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여준 것으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당국에 적정한 수준의 제안을 해야 한다"며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해 개성에서 만나자고 할 수도 있고, 중국에 사람을 보내 북한에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할 수도 있고, 그런 조치들을 취하면 저쪽에서도 뭔가 (대화를 위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렇게 해서 개성공단 실무회담이라도 하자고 하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부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 만약 그전에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그에 대한 추가 제재가 이어진다면 또다시 소용돌이가 칠텐데, 그렇게 되면 회담도 못 열리고 개성공단은 죽게 된다"고 경고했다.

정 고문은 정홍원 국무총리가 박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두고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혼선을 빚은 것과 관련해서도 "총리나 국방부의 입단속을 하는 등 내부 관리도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정 고문은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북한의 조평통이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하자 청와대가 나서 유감을 표명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구체적으로 제안한 게 아니라서 조평통은 빈껍데기 제안이니 알맹이 좀 내놓으라고 한 것"이라며 "또한 조평통은 선전기구이기 때문에 청와대나 통일부가 대응한 것은 에러다. 그동안 조평통에 정부가 직접 대응한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