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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개성공단 사실상 폐쇄…전망과 과제는?

개성공단 사실상 폐쇄…전망과 과제는?

2013.04.29  OBS 뉴스&이슈 정진오 기자

앵커 : 안녕하십니까?

정동영 : 네, 안녕하세요.

앵커 : 참여정부시절 통일부 장관으로서 개성공단 설립의 주역이셨습니다. 최근의 상황을 지켜보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어떠십니까?

정동영 : 네, 지금 잠정폐쇄상태로 들어간 개성공단은 남쪽에 있는 30여개의 공단중 하나가 아닙니다. 이 개성공단이 아직은 잠정폐쇄입니다만 만일에 닫히게 된다면 이게 정말로 영구폐쇄로 가게 된 다면 이것은 역사 앞에 죄를 짓는 일이다, 이런 엄중한 인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앵커 : ‘영구폐쇄로 가면 역사 앞에 죄를 짓는 것이다’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우리정부의 잔류인원 귀환이라는 결정에 대해서는 북한을 더 자극했다고 보시는지요?

정동영 : 저는 성급했다고 봅니다. 물론 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한 근로자 철수를 먼저 했고, 남쪽인력에 대한 출입을 통제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쪽은 좀 더 진중하고 신중하고 지혜로웠어야 된다고 봅니다만, 실무회담 제의가 시기도 시간도 부적절 했고, 그 내용도 안타까움이 좀 있습니다.

앵커 : 네 실무회담에 대해서 부족하고 성급했다는 평가를 해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가동사태의 책임과 원인을 굳이 따져본다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정동영 : 네 가동중단은 크게 봐야죠. 작년 12월 로켓발사, UN제재, 핵실험, 다시 UN제재, 다음에 미국의 핵우산 전개, 핵 폭격기, 핵 잠수함, B52, B2 등등, 또 북이 여기에 맞서 극렬하게 저항하고 한 이것은 정치군사적인 대결국면의 불똥이 개성공단에 튄 거예요. 그래서 이것은 큰 틀에서 봐야 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핵문제, 개성공단 문제 이것이 미국의 문제냐? 중국의 문제냐? 또 북한 일방이 문제냐? 그것은 아니거든요. 좀 더 큰 틀에서 이것은 나의 문제, 우리의 문제, 대한민국정부가 평화를 관리하고 궁극적으로는 북핵을 해결하고 해야 할 좀 더 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 최근 트위터에 ‘개성공단의 가치가 전제 억제에 있다’라고 하셨는데요. 이 글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아주 뜨거운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대한민국에 있어서 어떤 가치를 갖는다고 봅니까?

정동영 : 확실합니다. 한미연합사, 한미동맹이 가장 전략적, 군사적으로 우려하는 것은 종신이 짧다는 것입니다. 군사용어인데요. 종신이라는 것은 휴전선으로부터 수도 서울이 40Km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의 포병. 장사정포, 방사포 같은 무기의 사거리 안에 서울이 위치 한다는 겁니다. 이 같은 위험성 때문에 사실 개성공단은 경제 사업이면서 군사전략적 가치가 큰 안보사업이었고, 이것이 2004년에 개성공단을 설계도 상태에서 물건상태로, 공장으로 바꿔 가동시킬 때 당시 미국은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반대 입장이었는데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중요한 논리적 근거였습니다. 바로 한미동맹의 수도를, 전국을 평화롭게 하고 지키는데 큰 역할을 할 개성공단의 이 같은 전략적 가치. 이것을 미국도 인정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고, 그렇게 해서 8,9년 동안 개성공단에 매일 아침 광화문에서 7시 30분이면 통근버스가 출발하고, 그래서 7~800대 많게는 1000여대가 오전에 출근, 저녁 때 퇴근이 이어졌기 때문에 지난 8,9년 동안 한반도에서 평화지수가 올라 간 거죠. Korea discount! 우리 증권시장의 주식이 제대로 평가받게 된 것도 개성공단의 큰 기여였다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그렇군요. 경제 사업이자 군사적 가치가 있는 평화의 상징으로 볼 수 가 있을 텐데요. 앞으로 우리정부가 개성공단 사태를 어떻게 풀어 가면 좋을지 고견을 한번 여쭤 볼까요?

정동영 ; 이제 실무회담으로 풀기는 틀렸습니다. 실무회담이 아니라 포괄적 접근이어야 합니다.

첫째,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은 대북 적대적 관계였지요. 대북 무시전략 또는 대결주의 5년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대결정책과 확실히 다르다는 선을 긋는 것이 필요하고, 바로 그 같은 대결과 대치로부터 대화와 협상으로 넘어가는 큰 국면의 전환, 그 속에서 개성공단 문제가 의제로 상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크게 보면 5년 전에 금강산이 닫혔는데요. 금강산은 우리가 폐쇄조치를 했습니다. 개성은 북한이 먼저 조치를 한 거구요. 그래서 금강산과 개성을 같이 묶어서 포괄적으로 남북협력시대를 다시 여는 그런 차원에서 접근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 북한은 개성공단 폐쇄를 원치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6.15의 옥동자라고 말합니다. 남쪽도 조금 전에 기자 리포트에서 나왔듯이 새누리당 대표가 개성공단을 빨리 재가동해야 한다, 이런 여당의 입장을 밝히고 있잖아요. 박대통령도 ‘개성공단 유지발전이 확고한 입장이다’ 이렇게 얘기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보면 남과 북이 모두 개성공단 폐쇄를 원치 않는데 현실을 폐쇄 방향으로 가고 있단 말이죠. 그러면 과연 남과 북이 진심으로 그 것을 원한다면, 원하는데 지금은 서로에게 손가락질 하며 화를 내는 국면이거든요. 그러니까 제일 첫 번째 과제가 뭐냐면 대화의 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어떤 형식, 어떤 틀이든지 대화의 장을 만들어서 그 안에서 치열하게 책임을 따지고 잘잘못을 가리라는 거죠. 그런데 대화의 장 밖에서, 협상장이 만들어지지도 않았는데 바깥에서 강대강으로 부딪히는 것은 우스운 일이고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포괄적인 접근으로 이것을 풀어야 합니다.

좀 덧붙이자면 다행히 지금 중국과 미국이 한반도 문제를 가지고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중국특사가 미국에 갔고 이제 평양에 갈 것입니다. 또 미국이 한중일 국무장관 순방을 거쳐서 북한과 6자든 양자든 9.19를 이행하겠다, 대화하자. 이렇게 정리하고 있는 국면에 박근혜 대통령이 5월 7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1,2,3,4월과 다른 국면이 5월부터 우리 앞에 전개될 것입니다. 이럴 때 우리가 구경꾼이 될 것이 아니라 큰 그림을 그려서, 구체적인 이행전략을 그려 가지고 개성공단을 어떻게든 살려내야 하고, 저는 살려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코 개성공단이 죽지 않을 것이다. 저는 그런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