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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이털남334회] "개성공단 앞날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묶어 정상화해야"

2013.04.29  이털남 김종배 334회 - '개성공단 앞날은'

한국 정부가 26일 개성공단 잔류 인원의 귀환 조치를 결정함에 따라 남북의 냉각기가 점점 심화하는 양상이다. 개성공단은 남북 협력의 마지막 보루였던 만큼 만약 폐쇄된다면 남북을 연결하는 끈이 모두 끊어지게 되는 것이다.

살얼음판 같은 남북관계,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는 점점 악화되는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방안을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에게 들어보았다. 정 전 장관은 "현 상황이 남북의 기 싸움으로 되어버린 것이 안타깝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남북 최고지도자 간의 소통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과 직접 대화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사받으면 굴복으로 여겨... 서로 기 싸움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현 상황이) 명분상 기 싸움으로 되어버린 것이다. 남북 모두 개성공단이 닫히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하고 있는데도 서로 화를 내고 있다. 그래서 소통의 수단으로 제기되었던 게 특사론이었다. 그런데 특사를 받으면 마치 굴복인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대목이다. 특사든 비공식접촉이든 남북의 최고지도자 간에 통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민주정부 10년 동안 북한과 직접 협상하고 대화했던 그 과정들을 박근혜 대통령이 들어볼 필요가 있다.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 참석자들 중 북한과 대화해봤던 사람들이 대통령 말고는 없다."

"언론, 불필요한 긴장분위기 조성 안 했으면"

"(북측이 우리 기업 재산을 몰수할 수 있다는 일부 예측에 대해) 이건 언론 쪽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미사일 쏜다고 할 때도 몇 날 며칠을 중계방송하다시피 했다. 그렇게 불필요한 긴장분위기를 조성하고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처럼 개성공단 문제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서 개성공단 폐쇄를 기정사실화하는 쪽으로 몰고 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부가 국민보호차원에서 잠정조치를 취한 것이지 개성공단 사업을 안 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니다. 폐쇄 쪽으로 몰고 가는 시각으로 볼 것이냐 희망을 살려보려는 쪽에서 볼 것이냐인데 저는 후자 쪽이 옳다고 본다. 큰 흐름에서 볼 필요가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정상화 함께 가야"

"(앞으로 정부가 어떤 대북정책의 길을 가야 하는지에 대해) 개성공단은 북쪽이 먼저 닫은 것이지만 금강산 관광은 5년 전 박왕자씨 피살 사건 때문에 남쪽이 선 폐쇄 조치를 했다. 이 두 가지를 묶어서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동시에 정상화시키는 큰 틀 속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나 싶다. 이명박 정부의 5년이 대북무시·적대·방치라고 볼 수 있다면 박근혜 정부 5년은 대화의 복원을 통해 협력, 화해의 길로 간다는 큰 방향전환의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 이것이 남북 간 신뢰 프로세스의 첫 출발점이 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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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배 : 4.29일 월요일입니다.

개성공단이 파탄 일보 직전에 와있습니다. 개성공단에 남아있던 우리국민 50명이 오늘 귀환을 하면 그곳에는 단 한명의 남측인사도 남아있지 않게 됩니다.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꼽혔던 개성공단이 텅 빈 진공지대가 되는 겁니다. 더불어 남북관계의 마지막 구명호스가 끊어지게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 어떻게든 대 마지막 반전을 꽤해야 할 텐데요.

네 지금부터 개성공단 문제를 집중적으로 털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전화연결을 할 분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십니다. 개성공단의 산파로 아주 유명하시죠

2007년 대선 때는 개성 동향이라는 표현까지 등장을 했던 바로 그분입니다.

소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 어떤 기분으로 이 개성공단 문제를 바라보고 계십니까?

정동영 : 정말 큰일 났습니다. 만일 이게 폐쇄로 가면 정말 역사에 죄를 짓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건 민주정부가 성과물 이런 차원을 넘어서 68년 분단 역사에서 처음으로 이렇게 가면 뭔가 되겠구나 하는 희망의 근거였는데 이것을 남과북이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못 새긴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할 일이 아니거든요.

김종배 : 지금 불거진 현안이 문희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청와대를 향해서 개성공단 문제를 가지고 회담을 하자 이렇게 제안을 했어요

정동영 : 조금 늦었지만 야당이... 사실 개성공단은 민주정부 10년의 햇볕정책, 남북화해협력정책의 열매거든요, 꽃이거든요. 그런데 그동안 민주당이 너무 이 문제에 대해서 강 건너를 보듯이 이런 건 좀 안타깝죠.

김종배 : 그러면 만약에 청와대가 받을지 안 받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일단 받는다고 가정을 했을 경우에, 민주당이 테이블에 앉아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시할 수 있는 카드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정동영 : 이제 실무회담 차원에서는 불가능하죠, 이제 큰 틀에서 정권차원의 그림을 가지고 풀어야 합니다. 무슨 말씀이냐 하면 이제 개성공단 문제는 이제 하나로 떼어져서 볼 일이 아니라 전반적인 한반도 정세하고 연결돼 있었던 거거든요. 작년 12월에 로켓발사, UN체제결의 2087호, 다시 핵실험 6월 달에, 또다시 UN결의, 그리고 험악한 대치 속에서 미국의 핵우산 전개 그리고 또 여기에 대한 강렬한 반발 그러면서 그 불똥이 개성공단으로 옮겨 붙었어요. 그런데 이제 강렬한 북미 간에 대치 남북 간의 긴장 이런 것들이 한고비를 넘는 시점이었자나요. 그리고 오늘이 4월 28일 이니까 내일모래면 한미 간의 합동 군사연습도 끝납니다. 그러면 기본적으로 정세가 대치국면으로부터 냉각기로 넘어가거든요. 이런 큰 흐름 속에서 그리고 한미정상회담이 예정 되어있고, 그러니까 큰 흐름 속에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의 남북대결시대 이것을 대화와 협력의 시대로 전환하는 그런 큰 그림 속에서 개성공단 문제가 풀려야 되는데, 당분간은 냉각기가 필요하겠죠.

김종배 : 정동영 전 장관께서는 전에 한번 대북특사를 언급하신 적이 있으시죠, 지금 대북 특사를 보내야되는 시점이고 상황이라고 보십니까?

정동영 : 참 안타까운 것은 이게 명분싸움 기 싸움으로 돼버렸단 말이에요. 밀리지 않겠다. 이번에도 중대조치를 취하겠다, 북에서는 우리가 먼저 중대조치를 취하겠다. 참 안타까운데요. 정말 지금 보면 북도 남도 개성공단이 닫히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하거든요. 실제 닫아서 좋을 일이 둘다 없어요. 그런데 지금 남북이 서로 화를 내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 속에 소통이 없단 말이죠. 남북이 철저하게 끊어져있어요 불통이에요. 그 소통의 수단으로 제기 되었던 게 특사론이었죠. 그런데 특사를 받으면 굴복인 것처럼 자존심이 상하는 것처럼 이렇게 받아들여진 건 안타까운 대목이에요. 특사가 되었건 비공식접촉이 되었건 비공개 접촉이 되었건 남북 최고지도자간에 뭔가 통하는게 있어야 되거든요. 과거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보면 겉으로는 강대강으로 부딪혔지만, 물밑으로는 300차례가 넘는 교신이 러시아의 후르시초프와 케네디 대통령간에 오고가고 있었거든요. 과연 중대조치를 얘기 할 때 물밑접촉이 있었는가 의문이죠. 그런 것 없이 싸움 이런 식으로 다루기에는 개성공단 문제가 너무나 엄청난 문제라는 거죠.

김종배 : 조금 전에 언급하셨는데 남북관계보다는 북미관계가 숨고르기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었고 내일이면 한미군사훈련도 끝나고 그러면 좀더 판이 열리지 않겠는가, 이런 전망이 많았는데 갑자기 실무회담을 하고 하루의 말미를 주면서 아니면 중대조치를 취하겠다, 박근혜 정부는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러면 왜 갑자기 오히려 판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입장이 이었는데 갑자기 거꾸로 강경한 태도로 나왔을까 일단 이게 궁금한데 그 배경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 저도 내부 얘기를 못 들어서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두 번의 석연치 않은 정책 결정 과정이 있었어요. 두 번이라는 건 4월 14일, 26일 열흘정도 차이에 걸쳐서 14일은 대북제의에 대한 유감표명이 청와대에서 있었던거고, 26일은 중대조치에 대한 발표가 있었는데, 4월 14일의 경우는 사흘 전에 케리 미국무장관이 오기 전날 통일부에서 대화로 풀자 이렇게 말했잖아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공식대화제의는 아니다, 이렇게 해서 좀 혼선이 있었어요. 그걸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대화제의가 맞다 이렇게 정리를 했단 말이죠. 거기까지는 잘 된거죠. 그리고 14일 사흘 뒤에 조평통이라는 선전기구에서 이걸 조금 비아냥 거렸어요. ‘오그랑수’ 사전에 보니까 술책, 잔꾀라는 뜻이던데 이런 부정적인 언사를 쏟아냈는데 그게 조평통에 기자 질문에 대한 대답 이런 식으로 굉장히 낮은 수준에 표명이었거든요. 그런데 그거를 청와대가 갑자기 나서서 유감을 표명했단 말이죠. 이거는 뭔가 좀 적절치 않았어요. 그때 통일부가 북쪽의 조평통의 부정적인 언급을 공식적인 대화거부로 볼 수는 없다라는 입장을 냈단 말이죠. 그것을 서둘러서 청와대가 아니다, 대화거부다, 유감이다, 이렇게 맞대응을 했을 때 이런 식으로 대북관계를 처리해 나갈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게 불행하게도 12일이 지난 4월 26일 중대조치, 내일 정오까지 대답을 안 하면 중대조치를 취하겠다고한 덜컥수로 보이거든요. 두 번의 결정이 정말 개성공단 문제는 경제문제이기도 하지만, 경협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게 평화의 숨구멍이고 생명선인데 이런 식으로 거칠게 다루는 건 문제가 있다, 그래서 물론 원인제공은 북이 개성공단을 볼모로 잡은 건 명백히 잘못된 거죠.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 시대 같았으면 개성공단은 빼놓고 갔을 겁니다. 어쨌든 개성공단은 김정일 위원장이 먼저 제의했던 그런 사업이기도 하고 또 애정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런데 이것을 정치군사적인 의제와 연계시켜버린 것은 김정은 지금 위원장이 분명히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까지를 포함해서 전체적인 한반도 상황을 관리할 책임이 어떻게 보면 형님입장에 있는 남쪽에 있는거거든요. 이것을 장군멍군, 할테면 하고 말테면 마라. 이런 식으로 접근할 것은 아니거든요. 좀 더 냉철하고 진중하게 다뤘어야 된다라는 아쉬움이 있죠.

김종배 : 이게 너무 오버해서 해석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만 5월7일에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들이 그전에 전망을 하기를 이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시그널을 북한에 보내느냐에 따라서 한반도 정세가 달라질 수 있다. 이 정상회담이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전망이 상당히 많았었는데 그런데 정상회담이 있기 전에 박근혜 정부가 초강수를 들고 나왔고 결국은 남측근로자 전원 철수라고 하는, 오늘 50명이 빠져나오면 모두가 빠져나오는 건데 이렇게 보면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무엇인가를 요구할 것을 염두에 두고 먼저 초강수를 때렸다 이렇게 볼 수 있는 여지는 없는 겁니까? 예를 들어서 그전에 케리 국무장관의 언급을 볼 때 박근혜 정부 입장에서는 오히려 미국이 남측정부를 상대로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고 계속 등 떠밀 것을 염두에 두고 오히려 이것을 차단하는 이런 어떤 것을 염두해둔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입니다.

정동영 : 그런데 어쨌든 박근혜대통령이 후보시절에서부터 정부취임사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 말을 들고 나왔잖아요. 한반도 프로세스라는 건 말 그대로 남과 북이 하나하나 벽돌 쌓듯 신뢰를 쌓아가자, 그러니까 이명박 정부 5년과는 달리 가겠다 이런 신호였거든요. 그리고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유지 발전에 대해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이런 언급도 했었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명박 정부 때처럼 북한 붕괴론에 입각해서 계속 밀어 부치면 주저 앉는다, 무너진다, 이런 잘못된 신념을 가지고 대북정책을 가지고 보기는 어렵거든요. 사실 워싱턴 박근혜. 오바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정세에 대한 큰 그림, 앞으로 임기 5년 동안에 펼쳐갈 본인이 서울 프로세스라고 불러달라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 윤곽을 그리려면 사실 개성공단 문제를 풀고 갔어야 어깨가 가볍고 발언권이 세지는 겁니다. 남북이 통할 때 한반도와 주변관계에 있어서 한국의 발언권과 주도력이 생기는 거지, 남북이 막혀있으면 섬처럼, 말하자면 국외자로 떨어지는 거거든요. 그리고 실제 북미간에 대화와 협상 또 중국의 중제역할 또 미중간의 전략적인 대화 이런 것에 있어서 아웃사이더, 국외자로 전락하는 거거든요. 그렇게 되면 정상회담의 급수가 떨어집니다. 말하자면 개성공단을 풀고 갔을 때 주도권과 발언권이 생기는거죠. 이걸 가지고 자 남북을 소통하면서 앞으로 한반도 문제 특히 북핵문제에 관해서 이러이러한 그림을 가지고 있으니 지지해달라하는 입장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었던 입장에서 남북이 이렇게 꽉 막혀버리면 남북이 대치국면으로 개성공단이 잠정 폐쇄국면으로 가게 되면 사실은 북핵문제에 대해서 말할 아무런 근거가 없어져요. 오히려 나중에 결국 이제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미대화,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하면서 ‘개성공단 좀 풀어라’ 북한에게 얘기하거나, 또는 중국이 북한에게 중북대화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중제한다던지 이것은 자주국가로서... 기본적으로 남북문제의 주인이 누구입니까. 한반도문제... 어쨌든 외세 미국이나 중국 바깥에 있는 그런 강대국들의 중재에 의해서 내 문제를 푸는 건 못난 짓이거든요. 내가 우리의 문제를 풀어가면서 미국과 중국을 우리의 입장을 지지하도록 끌고 가는 것이 주권국가로서의 당당한 외교죠. 그리고 실제 하나 지적하고 싶은 건 우리 외교라인이나 국방 군관계자 쪽에는 우리 국민들 특히 젊은 세대들 우리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우리는 약소국이 아니다. 우리 문제는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는 달리, 조금 약소국 마인드가 있다 그렇게 봅니다. 좀 당당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김종배 : 추가로 질문을 드리면 정상회담 같은 경우는 두정상이 밑도 끝도 없이 백지상태에서 만나는 건 아니잖습니까. 그 전 단계에서 실무선에서의 조율이 당연히 있게 되는 건데 그렇게 본다면 이걸 전제에 놓고 본다면 미국도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에 대해서 초강수 조치를 둘 때 사전에 정상회담 실무조율과정에서 알고 있었거나 내지 이야기를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된다면 여기서 미국의 양해 내지 미국과의 어떤 조율이 있었다고도 볼 수 있었다고도 볼 수 있는게 아니냐는 거죠

정동영 : 개성공단문제는 기본적으로 남북 간의 정상 간의 소통 그리고 남북의 화해협력정책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소위 미국이 여기에 기획하고 만들어지는 과정에 미국의 역할은 없었습니다. 이것을 중대조치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이렇게 잠정 폐쇄상태로 가는데 있어서 미국과의 협의를 했다고 보기는 조금 어렵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김종배 : 또 하나의 관심사는 오늘 50명이 나오면 개성공단에 잔류해있는 우리 근로자는 한명도 없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서 관심사가 북측이 개성공단의 우리기업들의 재산을 몰수를 하는 건 아니냐, 그래서 자기들이 자차생산에 들어가는 건 아니냐, 이런 전망을 내놓는 사람들이 있는데 현실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 당장 뭐 그렇게 되리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금강산과는 조금 다르죠. 이 문제를 저는 좀 언론 쪽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번에 미사일 쏜다고 할 적에 중계방송을 하다시피 했잖아요? 몇날며칠을 그렇게 해서 불필요한 긴장분위기를 조성하고 이것이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그런 것처럼 개성공단 문제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자꾸 개성공단 폐쇄를 기정사실처럼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말씀처럼 북한도 지금 6.15의 옥동자다 이런 표현을 썼고 북으로 봐서 개성공단을 닫고 나서 깝깝한 일이 많잖아요. 남측으로 봐도 박근혜정부로서도 개성공단 유지 발전에 대해서 확고한 뜻을 가지고 있다고 몇 차례 얘기를 했지만 어쨌든 남쪽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거든요. 그러면 소통만 되면 풀리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개성공단 폐쇄를 기정사실화해서 몰고 갈 것이 아니라 일단 현재 그나마 정부가 취한조치를 긍정적으로 본다면 자국민보호 우리 국민보호차원에서, 인도적 견지에서 일단 철수해라, 이렇게 잠정조치를 취한 것이지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 이 사업을 안 하겠다라고 공식 발표를 한건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단전단수를 유보한 그런 것도 평가를 해 볼수 있는 거죠. 그것을 그 의미를 자꾸 이렇게 뭐든지 사물을 두 가지로 볼 수 있잖아요. 폐쇄 쪽으로 몰고가는 시각에서 볼거냐, 아니면 그래도 뭔가 희망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살려보려는 쪽에서 볼거냐 이건데 저는 후자 쪽이 맞다고 보고요. 그래서 전반적인 나라 바깥의 정세나 큰 흐름으로 봐도 무슨 일촉즉발의 위기국면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고 이것이 정리되고 냉각기로 들어가는 국면이고 또 큰 흐름에서 봐서 이 정부가 막 출발하는데 처음부터 개성공단을 폐쇄해놓고 그럼 뭐 5년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얘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현미경으로 보는 것하고 망원경으로 보는 것하고 두 개가 있을텐데 망원경으로 조망을 해 볼 필요가 있어요. 큰 흐름에서 5년을 놓고 보면 개성공단을 살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로 봐도 그렇고 북쪽정부로 봐도요.

김종배 : 그런데 이게 참 난감한 문제가 개성공단의 사업주체는 남측의 기업들 아니겠습니까? 지금 냉각기를 거치게 될 거라고 말씀을 하셨지만 이 냉각기동안에 기업 입장에서는 공장을 돌리고 물건을 팔아야 되는 입장인데 그게 지금 올스톱되어버리는 거자나요. 그러면 납측 기업들이 버틸 수 있는냐 이문제도 있자나요. 현실적으로

정동영 : 완전히 정상화되는 건 어렵죠.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 날텐데. 그러나 완전폐쇄로 가버리는 것하고 그래도 최대한 시간을 앞당겨서 다시 그래도 들어가서 이걸 복구하고 재건할 수 있는 것 하고는 또 다르지 않습니까. 기왕 이렇게 된거는 불행한 일이지만, 그나마라도 여기서 다시 재가동의 가능성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지금 기업들의 간절한 염원이죠. 나오면서 다들 눈물 바람을 하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국민들도 마음이 안 좋았을 거에요. 그분들은 지금 사실 전 재산을 거기 투입했는데 이게 지금 하루 아침에 사업기반이 전부 날아가게 되었단 말이죠. 우리 국민경제 전체로 봐도 어마어마한 피해입니다. 직접 피해만 6조원이면 60억 달러, 엄청난 거죠. 그리고 1차 2차 협력업체를 모두 따지면 이게 14조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경제적인 차원에서도 이것은 완전폐쇄로 가선 안될 일이고, 그 이전에 경제적인 측면과 함께 개성공단사업은 사실 군사전략적 가치가 큰 그런 차원에서 안보사업으로 추진된 거거든요. 그러면 국민 불안이 올라가고 한반도의 긴장이 이걸로 해서 올라갈 수 있는 이런 건데 , 어쨌든 여기서 다시 냉정을 되찾고 다시 재가동쪽으로 뭔가 안간힘을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종배 : 재가동으로 가야된다고 하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재가동의 계기를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 이게 문제 아니겠어요? 어떤 카드를 쓸 수 있을까요?

정동영 : 물론 제일 좋은 것은 북이 자신들의 부당한 개성에 대한 선제조치와 같은 것들에 대해서 철회를 하면 좋겠지만 지금까지 북의 행태로 보면 없어 보입니다. 아까도 말씀처럼 그것까지를 감안해서 한반도 전체상황을 관리해야할 책임은 우리한테 있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좀 더 형 입장에서 우리 상황을 관리할 수 가있는데 충분히 저는 길이 있다고 봅니다. 길이 있는데 지금 덤불 숲속으로 들어선 것이거든요.

김종배 : 어떤 길입니까? 그 길이...?

정동영 : 그러니까 실무회담만 해도 잘 얘기를 하면 4월 11일 케리 미 국무장관이 오기 전날 우리가 이제 대화로 풀자, 이것을 처음 얘기를 했고 청와대에서 이것은 공식 대화제의다, 했을 때 그때 바로 우리의 개성공단에 대한 의지와 그 다음에 실무회담 제의와 이런 것들이 후속으로 이어졌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 설사 그때는 결과가 나빴더라도 시간이 좀 있는 거죠. 5월 7일 한미정상회담까지 보면. 그런데 4월 26일은 차라리 그럴 바에는 4월 말 독수리 훈련 이후로 좀 늦추는 게 나았다 이거죠. 그러면 시간이 실무회담 제의가 너무 늦었거나 아니면 너무 빨랐거나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어중간한 시점에 중대조치 운운한 발표가 있었는데 실무회담 제의는 실무회담 제의가 아니라 중대조치 협박으로 상대방이 받아들인 거거든요. 그러니까 방점이 어디에 찍혀있는냐 하는건데 이런 점에서 지금 대통령을 보좌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렇게 봅니다. 이제는 국면이 벌써 잠정 폐쇄 상태로까지 왔기 때문에 이제는 실무회담 차원에서 정리되기는 어렵습니다. 이제는 전반적인 북핵문제에 대한 미중대화를 바탕으로 우다웨이 특사 가 미국을 다녀왔다가 아마 북한을, 평양을 가게 되겠죠. 그렇게 되면 어쨌든 중국의 역할이 생기고 미국은 이대로 양자대화 비공개 접촉을 어느 시점에 시작하게 될텐데요. 그런 틀 속에서 그러면 남북관계를 이제 어떻게 해나가겠다는 독트린, 박근혜 독트린 같은게 나와야 되겠죠. 그런 큰 흐름 속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풀텐데... 개성공단은 북쪽이 먼저 닫은 거지만 그 전에 금강산 관광은 5년 전에 남쪽이 먼저 박왕자 피살사건이라는 불행한 일 때문에 우리가 선 폐쇄조치를 한거죠. 그래서 이 두 개를 묶어서 금강산과 개성을 동시에 정상화 시키는 이런 큰 틀 속에서 접근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 과제입니다.

김종배 : 패키지로 봐야한다 금강산까지... 네 알겠습니다.

정동영 : 구체적인 내용은 뭐 그렇겠지만 좀더 그걸 싸고 있는 큰 외피는 이명박 정부의 5년 그것은 분명히 대북 무시, 적대, 방치라고 볼 수 있다면 박근혜 정부 5년 동안은 다시 대화의 복원 대화와 협력, 화해의 길로 간다하는 그런 큰 방향전환과 메시지 이게 남북간의 다시 이른바 신뢰프로세스의 첫출발점이 되어야 되겠죠.

김종배 : 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지금 북한이 한국계 미국인인 케네스 배 우리말로하면 배준호씨를 재판에 회부했다고 밝혔어요. 이러면 조금전에 북미간의 비공식 접촉을 언급을 하셨는데 이 케네스 배씨 처리의 문제 때문에 북미가 만약에 대화에 나서고 이런다면 이것이 또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까요?

정동영 : 글쎄요. 어쨌든 미국은 과거에 여기자 두 명이 북에 억류되었을 때 클린턴 전 대통령을 파견해서까지 귀환을 시킨 그런 예가 있고, 자국민보호정책을 외교정책에 가장 중요한 부분에 넣는 국가이기 때문에, 북미 간에는 중요한 의제가 될 수 있겠죠. 그런데 최근에 개성공단으로까지 번진 이 불씨의 씨앗을 보면 오바마 대통령 선거가 중간에 있습니다. 무슨 말씀이냐면 작년 4월과 8월 미국 선거 전이죠. 백악관이 사실상의 특사를 평양에 보냈거든요. 구체적으로 발표한 건 없지만 아마도 오바마 정부 1기 동안 이른바 전략적 인내라고 했던 대북정책 인내지만 그건 사실상 방치정책이죠. 아무것도 안했으니까요. 그거로부터 이제 오바마 정부 2기가 되면, 당선이 되면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 그러니 미국대선까지는 로켓발사나 핵실험을 하면 안된다하는 메시지를 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 집니다. 실제로 작년에는 대선과정에 조용했죠. 그때 그 이후에 대선이후 작년 12월에 로켓발사로부터 개성공단의 폐쇄까지 쭉 밀려오는데요. 북의 의도는 자명해 보입니다. 북미간의 직접협상을 통해서 당신들이 그동안 추구해왔던 체제생존과 안전보장 그 평화협정으로 가는 이것을 재촉하는 것이죠. 북의 목표는... 그런데 이제 어쨌든 오바마 2기정부도 1기때와 달리 전략적 인내가 아니라 비인내다 이렇게 케리 국무장관이 한중일 순방을 마치고 미국에 가서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방치하기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죠. 하나는 북한이 운반수단 로켓까지 발사를 해서 성공을 했고 핵실험을 세 번이나 했고 그 세 번중에 두 번이 오바마 정부 때 이뤄진거란 말이죠. 그러니까 오바마 대통령이 핵무기 없는 세계라는 외교정책의 비전을 내고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는데, 실제로 한일이 없고 북한 핵문제는 더 악화된 거거든요. 이에 대한 채무감이 있는 거죠. 그리고 어쨌든 이제 오바마 2기에 또 대선은 없는 거니까 본인도 외교적 업적 차원에서라도 이 북한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측면, 북한의 핵능력이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는 어려운 그런 상황, 이런 것 때문에 어쨌든 북미간에 비공개 접촉, 그다음에 공식 협상 이런 걸로 나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전망으로 보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국이 움직이고 있는거거든요. 이런 상황과 연계해서 개성공단문제에 관해서 이것은 남북문제니까요. 계속 미국만 쳐다보고 중국만 쳐다보고 있을 일이 아니라 우리가 중국하고도 대화하고 미국하고도 대화 하는데 북한과 대화 못할 이유가 없죠. 형식은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형식이든 다양한 경로를 적절한 방법을 택해서 대화와 협상국면으로의 전환. 문제는 박근혜대통령이나 이 정부가 가지고 있는 원칙이나 생각이 있으면 협상장 안에서 대화의 틀 그 협상안에서 그것을 관철하면 또 설득하면 될 일이지, 대화의장 자체가 열리지 않는 그 밖에서 서로 화를 내고 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거죠. 일단 대화의장을 열리게 하고 그 안에서 원하는 것을 관철하는 것이 방법이다라는 것을 제가 말씀 드렸습니다.

김종배 : 마지막으로 이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전직 통일부장관으로서 우리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계속 강조해오셨는데 전직 통일부장관으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으십니까? 만약에 여건이 된다면

정동영 : 저는 야당이기 때문에 저희야 직접 권한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닙니다만, 민주정부 10년 동안 우리는 그 경험과 실제 그것을 했던 사람들이 있잖습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과 직접 협상하고 대화하고 어쨌든 개성공단을 만들고 북이 전략적 포기 결단을 해서 9.19 공동성명에 서명을 하게 하고 그런 과정을 좀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외교안보장관 회의를 하면 거기 참석 맴버들 중에 북한을 알고 북한을 가보고 북한과 대화 하고 해봤던 사람은 대통령 말고는 없어요, 다른 사람은. 그러니까 참모들 얘기도 듣지만 말하자면 직접 경험을 가졌던 그런 쪽의 얘기를 우선적으로 들었으면 좋겠다하는 말씀을 드리고요. 무엇보다 결국 출발점은 이 문제가 한반도 문제가 핵문제와 개성공단 문제가 남의 문제냐 나의 문제냐 라는 인식을 확실히 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된다고 봅니다. 미국이나 중국은 조력자이지 이것을 풀어갈 사람은 남과 북이 당사자입니다. 그렇다고 보면 결국 정부의 역할과 책임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는거 잖아요. 어떤 방식으로든 문제를 해결해내야 되죠. 그런데 현재는 어쨌든 문제가 악화되었단 말씀이죠. 이 악화된 문제 평화를 다시 견고하게 하고 남북간의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협력 사업을 화해협력 방향으로 몰고 가는 하는 그 능력과 책임은 우리한테 있는 것이죠.

김종배 :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동영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