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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개성공단 중단, 역사에 죄짓는 일..박근혜-김정은 소통해야"

 

2013.04.29 tbs 생방송 오늘

정동영 "개성공단 중단, 역사에 죄짓는 일..박근혜-김정은 소통해야"

"1차 책임 북한에 있지만, 남북 모두 신중하지 못하고 실기"

"박근혜 대북정책, 제목만 있고 알맹이 없어..한미정상회담 이후 대북 독트린 나와야"

 

[TBS 교통방송] 생방송 오늘!

방송 : FM 95.1 (18:15~20:00)

진행 : 여균동, 정연주

대담 :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전 통일부 장관)

 

여균동 : 오늘 오후 개성공단에 남아 있던 우리측 인력 모두가 철수할 예정이었지만, 북한과의 실무적인 의견 조정이 좁혀지지 않아 미뤄졌습니다. 정부는 오늘부터 합동대책반을 가동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대한 지원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는 데요.

정연주 : 네. 이 시간 개성공단 폐쇄 위기 또 현재 상황 진단과 이 사태를 해결할 방안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개성공단 기획부터 완성까지 함께 했던 분이시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전화 연결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정동영 : 네. 안녕하십니까.

정연주 : 자, 지금 북측과 실무적인 문제를 협의중이라고 하는데, 실무적인 문제 어떤 것 때문에 지금 우리측 인력들이 돌아오지 못 하고 있는 거죠?

정동영 : 글쎄요. 저도 뉴스로 처음 듣는 얘기입니다만…. 어쨌든 우리측 인력의 귀환에 대해서 신변 안전 보장은 북측 당국이 책임을 진다고 했기 때문에 뭐 별 일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정연주 : 네. 이제 개성공단에 남아 있는 우리측 인원 그분들 외에는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승용차 지붕까지 짐 실어나르는 모습을 보고서 정 전 장관님 뭐라고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궁금해요.

정동영 : 저도 정말 가슴이 미어지더라구요. 물론 거기에 투자한 업체 대표들이나 직원들의 심정에야 어떻게 미치겠습니까만…. 그러나 야, 이렇게 되면 정말 역사에 죄를 짓는 거다. 정치가 정말 중요하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만들기가 얼마나 어렵습니까. 휴전선 너머 북쪽 영토에, 북한 영토에다가 우리의 경제 영토를 2000만평 건설하기로 했던 사업인데, 이런 식으로 닫아서는 안되는 거지요. 물론 1차 책임은 김정은 위원장과 북측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까지를 포함해서 한반도 전체 상황을 관리해야 할 무한책임이 우리 정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균동 : 네.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하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는데요. 개성공단 가동중단 여기까지 온 원인이 뭘까요?

정동영 : 사실은 지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에도 남북관계는 갈등과 대결로 점철됐지요. 연평도 사태도 그렇고 엄청난 사건이었습니다만, 그래도 개성공단은 돌아갔어요. 근데 우선 하나 책임은 아마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 시대였다면, 역시 개성공단을 연계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까 정치군사적 상황과 그 점에서 1차 책임은 북한에 있는 거구요. 둘째는 크게 보면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로켓 발사, UN 제제, 핵실험, UN 제제, 다시 미국의 핵우산 전개, 핵폭격, 핵잠수함, F-22 최첨단 전투기 등등, 또 북이 여기에 대해서 극렬하게 대항하고 한 이런 국면 속에서 불똥이 개성공단으로 튀어버린 거지요. 그런데 어쨌든 개성공단은 남북 문제고, 기본적으로 핵문제는 미국과 북이 대치하는 상태란 말이지요. 또 우리도 피해당사자이기도 하고. 이런 복합적인 구조이기 때문에 첫째는 굉장히 신중해야 합니다. 물론 외교 정책 모든 것의 제1 철칙이 신중함입니다만, 특히 남북관계는 그 인화성 불이 붙기 쉽기 때문에 굉장히 진중하고 신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남북 모두 신중함을 기하지 못 했다 하는 아쉬움이 있구요. 그 다음에 어쨌든 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정부의 5년이 다를 꺼다라는, 다르다라는 신호를 명백히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재까지는 역시 비슷하게 대결적이거든요.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하는 것들이..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어차피 엎질러진 물이긴 합니디만, 그러나 완전 폐쇄는 아니거든요. 핵심이 지금 전기죠, 전기. 아직 전기는 끊지 않았어요. 전기가 끊어지면 정말로 개성공단은 죽는 거지요.

여균동 : 근데 인제 우리 정부가 북한에 공개적으로 대화를 제의하기도 했는데, 하지만 단서가 하루 만에 답하라는 식이 좀 무리였다 이런 평가도 있습니다만, 정부가 잘 판단했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 여균동 선생님이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그러니까. 자 대화하자, 그런데 내일 낮 12시까지 대답하라, 하지 않으면 중대조치 하겠다…. 이거는 삼척동자가 봐도 대화에 무게가 실린 것보다는 중대조치에 무게가 실린 거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중대조치라는 건 빤히 예측이 되는 거지요. 우리 인력을 철수하겠다는 건데. 그런 상태에서 북이 굽히고 들어올 가능성은 만무합니다. 그러니까 왜 그런 선택을 했는냐 하는 의문이 남고, 특히 그 시점. 4월 26일인데요. 26일날 통보를 해라 했는데.. 사실 이 시점이 애매합니다. 그러니까 너무 늦었고, 실무회담을 제의하려면 실기한 거에요. 두번째는 너무 빨랐어요. 몇 일만 참았으면 될껄. 기왕 늦었으면…. 제가 늦었다고 말씀 드리는 거는 개성공단 문제를 대화로 풀자 이렇게 했던 게 4월 11일이거든요. 보름 전에 그런 입장을 청와대까지 나서서 정리를 했으면, 바로 그 뒤에 실무회담 제안을 하든, 북쪽에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뭐다 이런 거를 저쪽 지도자에게 전달하든 이런 조치가 있었어야 된다고 보는데. 이게 한 보름 동안 지연되다가 4월 26일이란 말이에요. 엊그제. 그런데 사실은 아까 말씀처럼 개성공단으로 불똥이 튀게 된 진짜 원인은 정치군사적인 요소란 말이지요. 로켓 발사, UN 제제, 핵실험, UN 제제, 핵우산의 전개 이런 것들인데. 이게 지금 4월 말일, 내일이면 4월 30일이지요. 내일로 한미 군사연습이 끝납니다. 독수리 연습이…. 3월 달에는 키 리졸브라는 이름으로, 4월 달에는 독수리 연습이라는 이름으로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 북이 아주 극렬하게 반발하고 대결적 자세를 취했거든요. 그런데 30일이 지나면 이런 국면이 넘어가지 않습니까. 특히 미국이 지난 4년 1기는 (대북정책이) 전략적 인내였다면, 전략적 인내를 다른 말로 하면 이게 무시하고 방치하는 거거든요.

정연주 : 네..(웃음)

정동영 : 그런데 이번 2기는 전략적 비인내다. 이제 팔 걷어붙이고 대화하겠다 이런 국면이란 말이지요. 그렇다고 보면 왜 하필 몇일 좀 참지, 기왕 늦었으면…. 그런 얘기를 사실은 남북관계 전담 부서인 통일부가 보좌를 하고, 의견을 개진하고 판단하고 해야 되는데.. 좀 안타까운 게 많네요.

여균동 : 대통령이 직접 북한에 대화 제의를 하고, 북한의 대화 거부에 유감도 표명하고 결국은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인데요. 거기에 대한 평가가 엇갈립니다만, 정동영 전 장관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정동영 : 네. 지적하신 대로입니다. 이거는 지금 실무회담 제의 수준이었잖아요. 그러니까 대통령은 뒤에 있는 게 맞지요. 그리고 통일부를 앞세워서 통일부가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맞았는데. 너무 전면에…. 지난 번에도 4월 11일인가요. 통일부 장관이 개성을 대화로 풀자 해놓고 공식 대화 제의는 아니다고 그러니까, 청와대가 공식 대화 제의 맞다고 다시 정리하고….

여균동 : 좀 엇갈렸죠. 그게.

정동영 : 뭐 그거는 잘 정리해준 거에요. 거기에 대해서 북이 좀 부정적인 의견을 조평통이라고 하는 선전기관에서 낮은 수준에서 뭐 입장을 냈는데, 이걸 또 대통령이 나서서 유감을 표명하고 이거는 적절치 않아요. 그 다음에 이번 경우에도 바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대통령이 또 소집해서 철수시켜라. 이렇게 직접 대통령이 지휘하고 하는 모습이 과연 이게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안된다고 봅니다.

정연주 : 북한의 발언에도 굉장히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오늘도 강성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남북관계가 전시 상황이고 또 계속 사태 악화를 추구한다면, 경고한 대로 최종적이며 결정적 조치를 취하겠다라는 발언이 나와 있는데, 이게 도대체 뭘 의미하는 걸까요?

정동영 : 북한이 늘 말폭탄을 너무 세게 합니다.

정연주 : 하하. 예….

정동영 : 또 (과거에도) 이거보다 훨씬 강한 언급들이 많았지요. 불바다를 만들겠다는둥 뭐 별 얘기를 다 하는데요. 원래 좀 약한 쪽이 말이 센 법 아닌가요. 그래서 어떤 수사나 형용사 이런 데 너무 좌우될 필요, 흔들릴 필요는 없다고 보구요. 큰 흐름에서 지금 어쨌든 지난 3월~4월 초가 제일 고비였잖아요. 일촉즉발에, 매일매일 외국에서 보면 금방 전쟁 터질 것 같이. 이런 국면은 지금 벗어나고 있거든요. 서서히 터널을 빠져나가고 있는 거거든요. 내일 독수리 연습이 끝나고, 또 한미 정상회담이 다음 주에 예정돼 있고, 그 다음에 중국 특사가 우다웨이 대표가 위성턴에 가서 미-중 간에 머리를 맞댔고, 그리고 지금 돌아왔거든요. 곧 아마 평양을 가게 될 겁니다. 그러면 미국과 중국, 그 다음에 중국의 중재 역할, 또 미국과 북한 간에 대화 타진, 한미 정상회담.. 이런 순서로 사실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로부터 대화 국면으로 서서히 넘어가는 국면이란 말이지요. 여기에서 개성공단을 풀어냈어야 되는데…. 뭐 중대조치를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빼냈다고 그러는데, 사실 그 돌아온 입주업체 분들의 말씀 들으면, 전혀 신변의 위협이나 무슨 인도적 고통이 없었다는 거지요. 심지어 숨어서라도 남을려고 했다는 사람도 있고. 그분들이야 정말 지금 어떻게 보면 아픈 자식을 그냥 팽개쳐놓고 온 이런 심정이지요.

여균동 : 근데 지금 일단 개성공단까지 막히면서, 남북 교류 채널이 거의 끊긴 셈인데요. 이런 남북관계를 과연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정동영 : 이제는 실무회담으로는 안 됩니다. 이제는 포괄적 접근이어야 되죠. 포괄적 접근이라는 건 다시 반복합니다만, 이명박 정부 5년과 어떻게 다른 건지. 서울 프로세스를 하겠다고 박 대통령이 얘기했는데요.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 근데 동북아 평화를 얘기하려면, 남북 간에 긴장 완화와 화해 협력이 없는 상태에서 동북아 평화라는 건 공허합니다. 그건 말이 안되는 얘기지요. 일단은 당장 발등의 불인 개성공단 문제를 다시 재가동시키고, 남북 간의 소통을 되살린 다음에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 무슨 역할이 있는 거지요. 그러니까 실무회담 차원에서는 안 되는 거고. 결국 한미 정상회담이 주목됩니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앞으로 남북관계를 어떻게 해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지 않겠어요? 여기에서 어떤 얘기가 나올 지가 굉장히 중요하고. 그 이후에, 정상회담 이후에 대북 독트린이 나와야 되지요.

여균동 : 대북 독트린이요?

정동영 : 네. 북한에 대한 정책을 나는 이렇게 하겠다라는 게…. 지금은 제목만 있어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그리고 이거는 서울 프로세스다. 글쎄 무슨 뜻인지 짐작은 가지만, 지금 명료하지 않고 알맹이가 없거든요. 이 알맹이를 채워서. 예컨대 이명박 정부 때 우리가 박왕자씨 피살 사건 때문에 북쪽에 재발 방지를 요구를 하면서 금강산을 닫았단 말이지요. 개성은 북이 먼저 닫은 거고. 그래서 이 2개를 다 올려놓고, 남북간 대결이 아니라 남북간 협력 시대로 갑시다고 하는 분명한, 그런 선언 바탕 위에서 실무선이 아닌 정말 최고지도자 간에 소통이 있어야 되지요.

정연주 : 네. 알겠습니다. 개성공단 기획부터 함께 하셨을 텐데, 많이 착잡하실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동영 : 예.

정연주 : 지금까지 개성공단 위기와 관련해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얘기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