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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북한문제, 대화로 풀면 우리 발언권 커져"

 

 

정동영 "북한문제, 대화로 풀면 우리 발언권 커져"

 

                        - 7·4 성명 언급한 속내 있다
                        - 실무진 접촉보단 장관급 회담이 적격

 

2013.06.07  CBS시사자키 제작진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6월 6일 (목)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동영 前통일부장관

 

 

◇ 정관용> 북한이 오늘 돌연 남북 당국자간 회담을 제의했습니다.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사업, 또 이산가족 문제 이런 거 언급했고요. 6.15 13주년 행사뿐만 아니라 7.4 공동성명 행사도 함께 치르자, 여러 가지 제안을 내놨고 회담 장소, 시기 이런 것도 우리 정부에 일임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긍정적으로 수용 입장을 이미 내놨어요. 반가운 일인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전화로 모십니다. 안녕하세요.

◆ 정동영>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반가운 일이죠?

◆ 정동영> 그러네요. 참 잘된 일입니다.

◇ 정관용> 북한이 갑자기 왜 이렇게 태도가 바뀌었을까요?

◆ 정동영> 180도 전환으로 보입니다만 그러나 준비된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준비된 전환이라는 것은 개성공단 국한에서 보면 애초에 폐쇄할 의도가 없었죠, 북한은. 긴장 고조수단으로 개성공단까지 걸어버린 건데 이거는 좀 패착으로 보입니다만 어쨌든 이걸 풀기 위해서 그동안 안간힘을 쓴 것 같고요. 그 조짐은 이미 4월 말 남쪽에서 근로자들을 철수시킬 때 북이 와도 좋다, 이런 사인을 줬었지 않습니까? 거기에서 그런 신호를 이미 보낸 거라고 봐야죠.

◇ 정관용> 개성공단 원래 문 닫을 생각이 없었는데 여기까지 오니까 자기들도 다급해졌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정동영> 그런 게 있고요. 큰 배경으로 보면 어쨌든 긴장국면으로부터 지난 4월 12일이죠. 캐리 미 국무장관이 한-중-일 순방하는 것을 정점으로 해서 사실은 대화국면으로 유턴한 거거든요. 그 과정에서 보면 북한이 지난달 말에 북한, 중국. 중국에 특사를 보냈잖아요. 최룡해 특사가 가서. 핵심메시지는 6자를 포함해서 대화하겠다는 얘기고. 또 이런 얘기를 미국에 전해 달라 하는 거죠. 왜냐하면 이번 주말에 미-중 정상회담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바로 내일부터 시작합니다.

◆ 정동영> 오바마, 시진핑. 그래서 북한이 중국에 메시지를 직접 전했고, 시진핑 주석에게. 또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중국을 통해서 전했고. 그다음에 일본으로부터는 아베 특사를 받았잖아요. 그래서 일본과는 이미 대화의 물꼬를 텄고. 이제 남은 게 북 입장에서는 남쪽인데 남북을 대화국면으로 확실히 전환한 거죠.

◇ 정관용> 개성공단, 또 금강산관광, 이산가족 문제, 게다가 6.15 13주년 공동행사, 7.4공동성명 공동행사 여러 가지 걸었거든요. 그건 어떤 내용일까요?

◆ 정동영> 금강산은 북이 원하는 거죠. 지금 5년째 닫혀 있는데, 이산가족은 우리가 원하는 거죠.

◇ 정관용> 바라는 바고요.

◆ 정동영> 안 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그중에 주목되는 건 7.4를 걸은 건데요. 지난 민주정부 10년 때도 7.4에 관해서는 북에서 아마 이게 최초의 제안 같은데요.

◇ 정관용> 맞아요.

◆ 정동영> 7.4의 핵심 내용이 세 가지 골자이지 않습니까? 자주, 한반도 문제를 자주적으로 풀어가자, 우리 민족끼리. 이런 것이고요. 그다음 두 번째가 평화, 한반도의 평화를 만들어가자라는 거고. 세 번째가 민족대단결 이렇게 돼 있는데 굉장히 훌륭한 3원칙이죠. 그리고 이 원칙에 따라서 91년 기본합의서. 불가침과 화해협력합의서가 만들어진 것이고. 기본정신이 7.4죠. 그다음에 6.15 김대중 대통령 정상회담과 10.4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그 기본 뿌리는 자주평화, 민족대단결이라는 원칙, 기본정신을 이어받고 있는데 이걸 언급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 정부와 상대하겠다, 상대하는 근거 출발점을 7.4의 3원칙으로부터 해 보자. 이런 뜻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7.4성명이 71년 7월 4일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일성 전 주석의 합의 아니겠습니까?

◆ 정동영> 그렇습니다. 불행하게도 원칙은 참 훌륭했는데 그로부터 석 달 뒤 10월달에.

◇ 정관용> 10월 유신.

◆ 정동영> 10월 유신으로 정치적으로 악용해 버린 거거든요. 민족문제를, 분단문제를 국내정치에 악용한 아주 대표적인 사례입니다만, 어쨌든 대원칙은 지금도 값어치가 있죠.

◇ 정관용> 어쨌든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가 체결한 7.4성명을 일부러 지금 딱 적시한 것 같다, 그런 말씀이잖아요?

◆ 정동영> 그렇죠. 그러니까 박근혜 정부는 기본적으로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의 철학을 계승한 정부다, 이렇게 보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당시에는 아버지가 함께 했던 그거, 딸이 앞으로 계속 이어받자. 이런 식의 제스처 같고요.

◆ 정동영>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도 아버지가 어쨌든 화두는 던졌지만 그걸 실천하지 못한 것을 실천해 보고자 하는 아버지의 뜻을 명예롭게 하고 싶다는 그런 열정은 있지 않을까, 생각을 이북에서도 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말씀하신 대로 내일부터 미중 정상회담이 있고 이달 말에는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는데 남북 당국자간 회담은 그러면 언제쯤 해야 될까요? 정동영 전 장관 보시기에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죠?

◆ 정동영> 그렇죠. 그런데 이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한 가지는 실무 접촉을 우리가 제안했었잖아요. 오늘 제안한 걸로 보면 이걸 실무자들이 얘기할 건 아니에요. 7.4와 이산가족과 그다음에 금강산까지를 포괄해서 얘기하려면 준비접촉은 있어야 되지만 이건 장관급 회담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장관급 회담은 지금 6년째 실종된 거거든요. 이명박 정부 때는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통 크게 열어나가려면 장관급 회담을 제안하는 게 맞고 장관급 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예비접촉이 있어야 되겠죠.

◇ 정관용> 만나는 장소, 시기, 이런 것도 남한쪽에다 일임하지 않았습니까? 오늘 북한에 제안하면서. 그러면 회담의 급, 그러니까 말씀하신 장관급 회담이느냐, 마느냐. 이것도 우리가 그냥 이야기하면 북한이 그냥 응할까요?

◆ 정동영> 그렇죠. 북은 다 받겠다는 거죠. 받겠다는 거니까 이럴 때 이 정부의, 박근혜 대통령 정부의 큰 그림이 필요한 거죠. 큰 그림과 전략이 필요한 건데. 저는 장소는 개성이 가장 적지라고 보고요. 장관급 회담으로 응하는 것이 감싸 안는 거죠.

◇ 정관용> 개성에서 장관급 회담 정도로.

◆ 정동영> 네.

◇ 정관용> 그리고 큰 그림 어떻게 그려라, 라고 한마디 조언을 해 주신다면.

◆ 정동영> 지금 어쨌든 여기서 하나 우리가 주목되는 게 이런 큰 흐름, 한반도 지난 2, 3, 4월달 얼마나 전쟁 일보 전 그런 위협을 밖에서 느꼈습니까? 특히 해외에서. 그런데 이 큰 흐름이 긴장에서 대화 국면으로 가는 것을 재빨리 간취한 게 일본 아닙니까? 일본의 사실 아베 정권이라는 건 아주 반독, 아주 극단적으로 북을 혐오하는 정권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실익과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기 위해서 자기들도 주주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서 그 흐름을 미리 알아채고 특사를 보내서 어쨌든 지금 당사자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는 거죠. 이걸 읽으면서 즉, 한반도 문제, 한반도 문제라는 건 북한 핵문제고, 남북간의 긴장문제인데 개성공단 폐쇄 등, 이것들을 시진핑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이 머리를 맞대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긴장 완화 문제를 답을 내고 권고하고 이건 굉장히 우리 자존심에 관한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이 문제를 우리가 먼저 대화로 풀면 이것이 발언권이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남과 북이 단절되고 대립하면 우리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남과 북이 소통하고 대화국면이 되면 우리의 발언권이 커지는 거거든요. 그리고 또 미국이나 중국은 어쨌든 간에 6자회담을 돌려야 하는데 6자회담으로 가는데 남북이 끊어져 있으면 현실적으로 6자는 못 열립니다.

◇ 정관용> 불가능하죠.

◆ 정동영> 남북이 대립하고 있는데 6자가 열릴 수가 없거든요. 그럼 그런 상황 속에서는 북미 대화도 사실은 부담스럽습니다. 동맹인데. 남북이 불편한데 편하게 북미 대화가 안 되죠. 그러니까 우리는 북미 대화를 적극적으로 밀어줘야 됩니다. 북미 간의 비핵화 대화가 잘 되도록 밀면서 동시에 6자회담이 열리도록 앞에서 끌어당겨야 하는데 그 전제조건이 남북이 우선 통해야 되는 거죠. 그래서 금강산도 풀고 개성공단도 제대로 작동하고 이산가족도 만나고 그러면서 장관급 회담을 거쳐서 지금 얘기는 빠르지만 어쨌든 어느 시점에서는 정상회담도 추진되어야 되겠죠.

◇ 정관용> 당장 풀어야 할 것들,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이것뿐만 아니라 북미 대화, 6자회담으로까지 북한을 유인해 낼 수 있는 그런 대화.

◆ 정동영> 선도해야 되죠. 유인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앞장서서 가야 된다는 거죠. 미국, 중국을 뒤를 따라갈 것이 아니라 미국, 중국 앞에서 끌고 가야 할만한 우리는 그 능력과 그런 위치에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하루 사이 분위기가 확 바뀌네요. (웃음)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정동영> 감사합니다.

◇ 정관용>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말씀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