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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개성공단 남북실무회담 깬 배후실세 있다?"

 

“개성공단 남북실무회담 깬 배후실세 있다?”

2013.07.29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

▷ 한수진/사회자:

여섯 차례에 걸친 개성공단 남북 실무회담이 최종 결렬되면서 개성공단도 금강산 관광처럼 장기 폐쇄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 남북 실무회담을 깬 배후세력이 있다는 이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관련해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민주당 상임고문)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장관님 안녕하십니까.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민주당 상임고문):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어제 오후 우리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 마지막 회담 제안했는데요. 일단 이 회담 제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민주당 상임고문):

하나는 잘 했고 하나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잘 되었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자칫 개성 공단이 표류 상태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을 막고 7차 회담 가능성을 만든 것은 잘 한 것이고요. 개성공단이 아사상태이잖아요. 하나 잘못했다고 하는 것은, 마지막 제안이다. 라고 했는데 이것은 성숙한 협상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일 오전까지 실무회담 안 받으면 중대 결단하겠다. 이런 식의 말은 남북관계 회담의 역사 속에서 보면 그것은 대결주의 시대의 사고이지.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이 이야기한, 평화와 희망의 시대를 열자. 하는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실무회담 최종 결렬되고 트위터에 지난 26일 이런 글을 올리셨던데요. 6차 협상을 깨라고 지시한 배후실세가 누군지 알고 싶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민주당 상임고문):

왜냐하면요. 6차 회담 마무리는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겁니다. 6차 회담에서 회담 내용이 나중에 공개가 되었죠. 북측이 내놓은 재수정안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우리 개성공단 업체 대표들은 다 환영했어요, 이 정도면 됐다. 우리의 요구사항이 거의 다 담겼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렇게 핵심이 되어 있거든요. 어떤 경우에도 개성공단 정상 운영을 보장하며 그에 저해되는 일은 일체 하지 않기도 했다. 개성공단의 재발 방지는 문서로 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러나 문서로 할 수 있는 것으로는 거의 최상급 표현이 담겨있는 겁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남북 간 대결적 구도를 다시 화해 협력 분위기로 바꾸어놓느냐고 하는 것이 핵심이죠. 그러니까 6차 회담에서 나온 수정안이라고 하는 것이 과거와 비교해보면 확연히 달라진 입장표명이고 이것이 부족했다면 협상을 지속할 일이지. 남측은, 중대결심을 하겠다. 포기하겠다는 식. 북측은, 군사병력을 재배치하겠다. 다시 협박하는 식으로요. 이것은 수준 낮은 협상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이것은 통일부 차원에서 한 것이 아니고 누군가 이것을 지기한 배후가 있다고 본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말씀하신 문구를 보면 말이죠. 그에 저해되는 일체의 일을 하지 않는다. 여기에 주어가 빠졌어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민주당 상임고문):

이것은 남과 북이 참회하게 대립해왔죠. 서로의 책임. 그러니까 명백하게 우리 입장에서 보면 북이 노동자들을 철수시키고 그 다음에 통행을 막고 한 그 책임을 우리가 묻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북은 북 대로 그 동안 천안함이나 연평도 때도 건드리지 않았던 북을 건드린 남쪽의 태도를 문제 삼는 겁니다. 개성공단에 아무런 신변 위협을 느끼지 않고 있던 우리 측 기술진. 근로자들에 대해서 인질 구출 작전 등의 초강경 발언을 한 우리 군 지휘부라든지. 이런 것을 문제 삼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은 감정을 두고 가야 하는 것이지. 송곳 끼리 부딪쳐서는 합의점에 이르지 어려운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어떤 식으로든 조건 없는 문구를 넣어야 한다는 우리 측의 주장도 일리가 있지 않나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민주당 상임고문):

물론 우리 정부로서 그렇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재가 중요합니다. 개성공단을 살리겠다는 전재가 있는 경우라면 협상 전략으로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개성공단 폐쇄할 수도 있다고 하는 과거의 대결주의 시대의 사고에 입각해있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는 거지요. 그러니까 6차 회담에서 보면 북쯕은 개성공단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분명 했어요. 예를 들면 개성공단 만들어진지 10년 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왔지만 실현되지 않았던, 인터넷을 쓰게 해 달라. 휴대전화를 쓰게 해 달라. 하는 것을 수용했다든지. 외국기업의 유치를 남과 북이 장려하자. 개성공단의 국제화 문제에 대한 남쪽의 요구사항을 100% 수용했다든지. 이것을 평가한 바탕에서 협상을 해야 하는 것이지. 이런 것은 깡그리 무시하고 이렇게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는 기본적으로, 개성공단 정도는 여차하면 버릴 수 있다는 그런 태도. 이것은 국민적 정서, 공감대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저희가 지적하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단 기업들 입장에서도,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느냐. 하는 입장이라는 말씀이시죠.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민주당 상임고문):

그날 협상 결렬되고 이 분들이 공황상태에 빠졌어요. 그래서 위로 차 비대위를 방문했는데 거기에 개성공단에 마지막까지 있던 법인 장들. 공단 업체 사장님들 다 모이셨는데 얼굴이 흙빛이었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호소 하는게, 우리의 안전보장. 재발 방지는 정부의 요구이기도 하지만 우리를 위하는 거니까 우리도 절실하다. 앞으로 바이어들에 대한 보증 등등. 우리 입장에서 보면 거의 담겼다. 이 정도면 더 요구할 것이 없다. 그리고 과거에 북이 보여준 개성공단의 태도에서는 180도 전환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깨버리면 어떻게 하느냐. 하는 호소들이 있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장관님 말씀 들어보니까요. 아까 6차 회담의 결렬이 통일부 차원에서 결렬된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누가 결정한 것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민주당 상임고문):

최근 개성공단 문제나 남북관계 속에서 보면요. 남북관계 전문 부서는 통일부이지 않습니까. 통일부의 존재 이유가 남북 대화, 협상을 위해서 있는 건데요. 안쓰러울 정도에요. 통일부가 하나에서 열까지 청와대의 입만 쳐다보는데 청와대에서 누가 시시콜콜 협상의 지휘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이야기이지요. 이러려면 통일부를 둘 필요가 없는 겁니다. 직접 청와대 안에 비서관실을 운영하면 되는 일이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남북관계를 강경파가 주도하고 있다는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동의를 하시는 건가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민주당 상임고문):

지난 정부 출범 이후 6개월 가까이 보여온 태도는 이명박 정부 시즌 2라고밖에는 볼 수 없는 입장입니다.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대화는 없다고 하는 5년 동안의 과거 정부의 태도가 결과적으로 무얼 불러왔느냐. 사태의 최악의 상황을 만든 것이거든요. 마찬가지로 지난 6개월 동안 대북 강경 태도가 무엇을 만들어 냈느냐. 결국 정부는 성과물로 평가받는 것이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보면 남재준 국정원장, 김장수 청와대 안보실장이 주로 강경파로 거론되고 있지 않습니까. 배후 실세를 말씀하시는 것에는 이 두 분도 어느 정도 포함이 되는 걸까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민주당 상임고문):

글쎄요. 대게 공단, 업체 분들은, 군인들이 주로 의사 결정을 주도한다. 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평생을 군에 있던 분들의 입장에서는 북이 적이거든요. 엊그제가 휴전 60년인데 60년에서 근 4~50년은 북이 적이었어요. 그리고 민주정부 10년은 북이 적이 아니라 화해하고 협력하자고 하는 화해협력 시대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정부는 방향이 어디로 가는지 분명치 않아요. 평생을 적으로 알고 살아온 군 출신 참모들에게는 아마 정서적으로 적이겠죠. 그런데 앞으로 5년 동안 박근혜 정부가 북을 적으로 간주하고 평화와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겠느냐. DMZ안에 평화공원을 만들자. 중무장 지대를 비무장 지대로 만들자. 이렇게 제안했습니다만 그 제안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북과 대화해야죠. 화해해야죠. 대화해야죠, 평화협력 체제로 가야죠. 그런데 이 정부 참모 누구의 입에서도 평화의 평자도 제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이 현상에서 우리 정부가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민주당 상임고문):

개성공단 문제가 시금석이죠.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정부는 문제 해결능력으로 평가받습니다. 또 남북문제, 한반도 문제 주도권은 우리의 국력으로 봐서 한국 정부가 가지고 가야 합니다. 비유하면, 자동차를 모는데 운전석에 앉아야지. 뒷자석에 앉거나 조수석에 앉아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 정부가, 곧 7차 회담이 열리겠죠. 이 회담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타결해서 재가동 시킨다면 평가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것을 다시 꼬이게 하거나 파탄을 낸다면 결국 국민 여론도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크게 봐서 개성공단 문제 재가동이라고 하는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고 그 다음에 이산가족 상봉. 곧 추석이 다가오잖아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또 그것을 넘어서서 북한의 핵문제 해결에 관한 한국의 적극적 역할. 이런 것들을 하려면 개성공단 문제부터 푸는데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런 말이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까지는 어쨌든 대북정책에 대해서 국민 지지가 높은 상황 아닌가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민주당 상임고문):

네. 물어보면 경제, 정치. 이런 것을 잘 했다는 사람은 적은데 남북문제를 일관성 있게 했다. 라고 하는 국민들이 꽤 있습니다. 그런데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정부는 문제 해결능력과 성과로 평가받는 것인데 지금 지켜보고 있잖아요. 그런데 개성공단 문제를 끝내 못 풀어내게 된다면 그 평가가요. 결국 국민 여론은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라고 지적을 하고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민주당 상임고문)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내용 듣기 : http://bit.ly/1c55Jf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