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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 team/Today's DY Issue

정동영 '사람 좋은... 거창에서 살고 싶습니다'

 

'사람 좋은... 거창에서 살고 싶습니다'

 

2014.04.09  채널경남  전하준 보도취재부장

 

류영수=거창하면 무엇이 생각납니까?

정동영=거창하면 거창고, 대성고, 거창여고 등 명문학교가 많아 참 행복한 도시구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거창이 멋진 교육도시가 된데에는 훌륭한 스승들이 많아서겠지요.


 

류영수=거창사건 해법은 없을까요?

 

◆고제 귀농학교에서 신원막걸리를 마시다

정동영 전 대통령후보(전 통일부장관‧ 이하 전장관) 손에 돌미나리 씀바퀴 상치…한 장씩 쌓여진다. 여기에 시골쌈장 듬푹, 숯불 삼겹살 조금, 정 전장관이 신원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고 입을 크게 벌여 쌈삼겹살을 먹는다.

“ 이 채소들 농약을 안 뿌린 것인가봐요? 별미입니다 별미. 해발이 높은지 으으으 춥군요”

4월 2일 오후 7시, 덕유산 자락이 보이는 곳, 거창군 고제면 귀농학교에서 삽겹살 파티가 열렸다.  밤하늘에 별들이 총총, 귀농학교 뜨락에서는 이름모를 무명초가 대바늘과도 같은 기상으로 하늘로 솟구치며 자라고 있다.

정동영 전장관. “귀농학교 한 대수 교장선생님 불초 소생을 이 좋은 자리에 초대해 줘 감사합니다. 공기도 좋고 귀농학교 학생 여러분 마음도 넉넉하고, 낙원에 온 기분입니다. 한잔 더 마셔볼까? 두달전에 거창에 오고 오늘 또 거창에 오고, 하하하 이러다 거창하고 정들겠습니다, 사람들도 참 좋고, 거창에서 살고 싶네요”

이 말에 귀농학교 학생들이 농을 한다. “아예, 지역구를 여기로 옮기시죠!”

정 전장관은 2월 7일 오후 2시 거창군사회복지관에서 거창· 함양· 산청 지역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대륙으로 가는 길 경남본부(본부장 김승훈) 주최로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의 '10년후 통일' 이야기 마당을 열었다.

그리고 꼭 두달만에 다시 거창을 찾았다. 정 전장관은 지난 2일 63년 전 거창사건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을 추모하고 유족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한 제26회 합동위령제와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어 대성고등학교 개교 50주년 기념 유명인사 릴레이 특강에 강사로 초빙, 이 학교 실내채육관에서  '10년후 통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오후 5시 정 장관은 채널경남 방송사를 방문, ‘류영수와 만난 사람들’ 프로그램에 출연, 류영수 사회자(대표이사)와 대담을 나눴다.

 

 





류영수=장관님 반갑습니다.

정동영=초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류영수=거창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정동영=거창사건추모공원서 열리는 63주기 위령제·추모식에 참석,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거창에 왔습니다. 또 대성고등학교 릴레이 특강 강사로 초대, 조금전 그곳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류영수=거창사건을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1951년 2월 경상남도 거창군 신원면에서 한국군에 의해 일어난 민간인 대량학살 사건이지요. 이로 인해 많은 희생자 유족들이 지금도 그때의 한(恨)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진상규명과 치유의 과정에서도 유족들은 국가권력에 의한 또 다른 상처를 받고 있으며 좌우이념과 무관한 어린아이와 양민이 무참하게 희생당한 사건임에도 아직 분단 통치를 위한 이념몰이에 그 명예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국가는 이 분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합니다.


류영수=거창사건 해법은 없을까요?

정동영=우리나라는 법치국가인데 거창사건을 저지른 연대장과 대대장을 무기징역 등에 처한 사실이 있어, 잘못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국가는 60년 동안 배상을 하지 않고 늦장을 부리고 있다. 지난 10년 민주정부의 일원으로 (이 사건을 마무리 짓지 못해) 면목이 없습니다. 민주당 우윤근 의원이 17·18·19대 국회에서 배상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안을 계속 냈는데 아직 처리가 안되고 있습니다. 국가가 잘못됐다고 판결하면 반드시 배상해야 합니다. 마땅히 거창양민학살사건에는 산청과 함양지역도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 문제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의 문제입니다. 이 같은 목소리가 박근혜 정부에도 전해졌으면 합니다. 힘은 없지만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류영수=대성고에서 학생들에게 뭘 들려줬나요.

정동영=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학생 여려분, 아마 고3 여러분이 태어났을 때 대통령이 김영삼 대통령이었을 거에요. 유치원 갔을 때에는 김대중 대통령이었을 거에요. 초등학교 4,5학년이 되었을 때는 노무현 대통령이었을 거고, 그리고 중학교 때는 이명박 대통령... 대성 고등학교에 와서는 박근혜 대통령... 대통령이 다섯 명이나... 여러분은 유권자들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분 부모님들이 선택한 대통령이에요.

그런데 아저씨는 초등학교 때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이었어요. 중학교 때 대통령이 박정희였어요. 고등학교 때 대통령이 박정희였어요. 군대 갔을 때도 대통령은 박정희였어요. 제가 MBC 기자였을 때도 대통령은 박정희였어요. 세상은 이렇게 변했어요.


여러분은 지금 변화를 준비하고 있어요. 이 세상의 변화를 이곳 대성 고등학교에서!

제가 오늘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또 ‘변화를 주도하십시오’, ‘여러분의 인생의 변화를 스스로 창조 하십시오’ 그런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들려줬습니다“

정동영=거창에 제 이름과 같은 분이 계셨죠? 그래서 더욱 거창이…


 

◆ 박근혜 통일대박론, 좋다!

류영수=장관님이 생각하는 통일론은.

정동영=우물을 퍼 바로 술을 담글 수 없습니다. 통일도 점진적으로 해야 합니다. 이명박 전대통령은 '통일은 도둑처럼 찾아온다'고 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게 통일이 된다면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영토적으로 혼란이 오고 대재앙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통일은 고양이 발걸음처럼 오도록 만들어야 하고 신중하고 관리하고 만들어내야 하는 것입니다.

 


-통일과 청년일자리 창출은 어떤 상관 관계가 있을까요?


“제가 통일부장관때 개성공단을 열었습니다. 개성공단은 평화통일로 가는 의미 있는 공간이지요. 이 공간을 통해 통일에 접근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한반도 경제성장과 청년 일자리창출로 이어집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통일 대박' 이론, 저는 좋다고 봅니다. 그러나 진정한 통일 대박이 되려면 그 통일은 무력 통일이나 흡수 통일이 아닌 평화적 단계적 통일이어야 합니다. 달리 말하면 개성공단식 통일 방안입니다.

남과 북이 서로 화해하고 손잡고 협력해서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고 관광하고 투자하고 자유롭게 오가는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통일을 이룩해가는 방식이 최선이고, 통일의 과정이 좋아야 남과 북의 국민들에게 대박이 되는 것이지 지금 박근혜대통령처럼 통일에 이르는 과정을 생략한 채 결과만 갖고 말해서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류영수=거창하면 무엇이 생각납니까?

정동영=거창에 제 이름과 같은 분이 계셨죠?

류영수=별명이 불곰! 김동영 의원이 계셨죠.

정동영=제가 기자 시절 자주 만났습니다. 이름이 똑같아 친하게 지냈지요. 거창하면 거창고 대성고 거창여고 등 명문학교가 많아 참 행복한 도시구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거창이 멋진 교육도시가 된데에는 훌륭한 스승들이 많아서겠지요.

류영수=장관님의 교육론은?

정동영=청소년이 다양한 소양을 갖춘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서 시스템을 구축해 내실 있게 운영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