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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소외 이웃 대변해야

 

[인터뷰]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소외 이웃 대변해야

 

2014.11.15  국제뉴스  정세량 기자

 

 
 

 

DY(정동영), 그가 민낯으로 전북에 돌아왔다.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을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을 던졌다. 그리고 호남정신, 호남정치의 복원을 외쳤다. DY는 전북인들에게 어떤 의미인가.

 

그는 한때 전북의 아들로 전북의 발전을 가져다 줄 것으로 도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한 바램으로 2007년 대선에게 전북도민들은 97%에 달하는 지지를 보냈지만 그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런 그가 2009년 ‘어머니’를 외치며 다시, 무소속으로, 덕진으로 돌아왔다. 비판도 받았지만, 선거에서 승리했다. 2012년에는 지역구를 서울로 옮기며 고향을 떠났다.

 

풍찬노숙을 겪은 DY가 전북을 찾고 있다. 흡사 신당창당을 겨냥한 ‘경청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를 전북인들은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가을이 깊어가는 지리산 자락이 펼쳐진 남원역에서 이런 질문들을 그에게 던져 보았다.

 

◆ 당신에게 고향은 어떤 의미인가

 

▶ 서울서 바라보는 고향은 애틋하다. 그리고 죄송하다. 힘이 없어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고향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그것에 상응하는 보답을 하지 못했다. 원내(국회의원)로 진입하지 못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다.

 

◆ 대선에 낙방한 DY를 바라보는 도민들의 심정이 복잡하다. 왜 전북을 다시 찾는가.

 

▶ 전북은 호남정신의 중심이다. 전북은 동학의 고장이다.

동학은 도탄에 빠진 민중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준 운동이다. 양반에게, 일본과 중국 등 외세에 시달리고 있던 조선의 농민과 서민들에게 평등과 개혁이라는 새로운 정신을 던져 주었다.

전북은 양심세력의 본맥이다. 새로운 시대정신을 이끌었던 전북이야 말로 호남정신의 본산이고 대한민국 양심세력의 중심이다. 중요한 결단에 앞서 도민들의 소중한 목소리를 듣고 싶다.

 

◆ 지금 전북의 정치가 그러하다고 보는가.

 

▶ 아니다. 전북의 정치인들이 호남의 정신을 구현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나는 정치인들이 더욱더 민생의 현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상에 앉아 있지 말고, 운동화를 신고 현장으로 찾아가 고통받고 소외돼 있는 서민들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에서 소외받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목소릴 들어야 한다. 전북 정치인들이 대오각성해야 할 대목이다. 도민들로부터 그들이 외면 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전북정치인들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가.

 

▶ 그들은 현장을 외면하고 있다. 민생정치를 걷어차고 있는 것이다. 소외된 사람들의 고통어린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고, 점점 대중들과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차기 공천을 받기 위해 지도부와 가까워 지면 질수록 고통 받고 소외받는 서민. 대중들과는 멀어질 것이다.

전북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빠지고,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민주당이 60년 동안 지켜온 ‘호남정신’을 전북 정치인들이 계승해야 한다.

 

◆ 전북 정치발전을 위한 충고부탁드린다.

 

▶ 전북은 지금 가장 낙후됐고, 정권에서 소외받고 있다.

자영업자, 비정규직등 사회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대중들이 가장 많다. 그러나 전북의 정치인들은 엘리트정치인 코스를 밟고 있다.

전북정치인들이 현장으로 가지 않고 자꾸 엘리트의 길을 가려는 것 같아 안타깝다.

 

   
 
◆ 경청투어를 통해 전북도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주로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가.

 

▶ 무주를 시작으로 전북 각지를 다녔다. 그리고 오늘 순창과 남원 도민들을 만났다. 불행하게도 민주당이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나도 듣지 못했다.

이대로 가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희망이 없다고 이야기 한다. 심각하다. 전북도민들은 민주당의 위기를 알고 있는데 국회의원들과 당 지도부만 모르는 것 같다.

 

◆ 향후 계획은 어떠한가.

 

▶ 전남광주와 전북 경청투어를 마쳤다. 다음 계획은 영남지역을 방문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겠다.

 

◆ 당 지도부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 3가지 혁신방안을 이야기 했다. 첫 번째는 중소자영업자와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통해 정체성을 찾는 것이다.

다음은 계파청산이다. 마지막은 당원에게 주권을 돌려주는 것이다. 더 이상 당이 물러설 곳이 없다. 이제 혁신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 이것은 마지막 ‘경고’다.

 

   
 
◆ 지금 정세를 어떻게 보는가.

 

▶ 지금 민주당은 ‘기득권을 지켜 차기 공천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기득권 세력과 ‘보수세력의 장기집권을 막아내고 합리적 진보를 통해 정권을 창출’하려는 세력과 거대한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연말연초까지 이 세력간 충돌이 심하게 부딪힐 것이다. 목소리도 커질 것이다. 어디서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해 왔다.

기득권 세력이 새로운 정신을 가진 세력을 짓누르려 할 것이다.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꼭 해야 할 싸움이다.

 

◆ 그 싸움이 신당창당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

 

▶ 지금은 민주당에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기득권 세력이 ‘자신만 공천받으면 끝이다’에 안주할수록 창당에 대한 원심력은 커질 것으로 본다.

 

◆ 많은 사람들이 신당창당에 주목하고 있다. 그 ‘정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만약 내게 공천권이 주어진다면, "그 사람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겠다.

그분이 그동안 비정규직과 세월호등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현장을 얼마나 찾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제1원칙으로 삼을 것이다.

 

◆ 창당에 대해 "어려움에 처한 당을 쪼개는 것은 또 하나의 분열이고 배신이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 국민들의 관심은 총선보다 대선 즉 정권교체에 쏠려 있다. 내 지역구 국회의원이 당선되냐 마느냐 보다, 보수정권의 장기집권을 막고 새로운 시대정신을 가진 세력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많다.

지금 이대로 민주당이 간다면 정권교체는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시각은 그냥 현실의 기득권에 안주하자는 생각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들린다. 혁신은 ‘창조적 파괴’에서 비롯된다.

 

◆ 전북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나는 전북의 아들이고 싶다. 전북의 정신, 호남의 정신을 복원하고 계승하고 싶다. 그 정신의 핵심은 ‘현장에서 고통받고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는 양심’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전북도민들의 믿음 덕분이었다.

그런 기대에 못미쳐 마음이 늘 무겁다. 먹고사는 밥도 중요하고, 새로운 정신을 여는 ‘기운’도 중요하다. ‘전북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