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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 team/Today's DY Issue

어머니가 소망하는 대통령, 정동영

2007년 10월 18일, 정동영 후보는 워커힐 호텔에서의 빡빡한 일정 - 1시간에 걸친 언론사 인터뷰후 도시락으로 식사,  세계지식인 포럼에서 연설 - 을 마치고 이화여고로 향했다.

류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43회 전국여성대회에 참가, '어머니가 소망하는 대통령'이라는 주제로 15분간 연설하기로 되어 있었다. 이명박 후보를 비롯해 다른 후보들도 참석 예정이어서 입추의 여지없이 청중들이 들어차 있었다.

후보들 중 가장 먼저 도착한 정동영 후보가 행사장 안으로 들어서자, 청중의 대부분인 아주머니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모 언론사 여론조사결과에서도 나왔지만, 역시 정동영 후보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연설은 부드럽게 시작되었다. 연설이라기 보다는 마치 옆집 총각, 옆집 아저씨와 같은 정감있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대통령 후보가 되고 첫날 새벽에 저는 첫 번째 일정으로 동대문 평화시장을 찾았습니다.
평화시장은 제가 어린시절 먹고 살았던 터전이었습니다. 저는 열여섯살에 소년가장 되었습니다. 18살에 처음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그 뒤 시골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한강 철교 건너올 때면 밤중에 서울은 수 많은 불빛이 휘황했습니다. 그러나 그 불 빛 중에 제가 몸을 누일 공간이 한곳도 없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습니다. 그 뒤 어머니와 동생들이 상경해서 함께 판자집에서 살았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동대문 평화시장에 옷을 만들어 내다 팔았습니다.  밤새 어머니는 옷을 짓고, 저는 옆에서 오바로크를 하고 다림질을 했습니다. 엊그제 평화시장에 갔을때, 35년 전 제가 아동복 바지 만들어서 납품했던 가게 사장님이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이제는 할머니가 되셨는데, 아직도 장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옛날 기억 한 토막을 기억을 되살려주셨습니다. 그 때 아침에 물건 가져다 놓고 오후에 수금하러 갔는데, 돈 주세요. 라는 말을 차마 못하고 옆에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는 말씀에 갑자기 목이 메었습니다. '내가 그렇게 살았었지..' 하구요. 그렇게 저는 정치를 하는 이유,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이유, 그 초심을 평화시장 가서 찾고 싶었습니다."
 

우뢰와 같은  박수가 나왔다. 그 짠한 마음을 유우머로 돌리는 정동영 후보의 센스! ㅋ

"저희 어머니는 아들만 아홉명을 낳으셨습니다."


장내가 어수선해지던 찰나,

"요즘 같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대통령 훈장감이시지요."
 
이내 웃음이 터져나왔다. 센스ㅋ

그리고는 다시금 코끝 시큰한 이야기.

"제가 다섯째 아들로 세상에 나왔을때는 형들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젠가요. 야당에서 정동영의 출생신고가 61년, 아홉살에 출생신고가 되어 있다. 초등학교를 다니긴 한것이냐 학력이 의심된다. 또 부친이 면장으로 되어 있는데 아들 호적도 안올린거 아니냐 고 했습니다. 깜짝 놀라서  숙부께 전화해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하도 아들만 낳으면 잃고 잃어서 다섯째 아이도 언제까지 살지 확신이 안서기에 9살 되어서야 출생신고 했다고 하셨습니다. 옛날에는 이렇게 살았습니다. "


필자도 예전에 할머니, 어머니께 들었지만, 옛날에는 우리나라가 못먹고 못살아서, 어릴적에 죽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정후보의 이야기를 듣고, 정말 늦기전에 더욱 효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께 효도하고 싶어도 풍수지탄이라는 말이 있지요. 재작년에 돌아가셨습니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부모님이 영원히 옆에 계실거라고 착각하면서 살지만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그리고 이어지는 러브스토리?!

정후보의 결혼 스토리는 나름 유명하다. 납치사건ㅋㅋ

"저희 집사람은 싫다는 사람을 어거지로 제가 납치하다시피해서 결혼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미안한 마음입니다. 저에게 시집와서 없는 집에 어머니 동생 셋 아들 둘 낳아서  여덟식구가 작은  집에서 북적거리고 살았습니다. 나이 들으니 아내에게 많이 미안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두번째 센스 ㅋ

"저희 아이들은 둘 다 군대 가 있습니다. 큰 애는 육군, 둘 째는 해병대 가 있는데 덕분에 요즘 최초로 신혼같이 집사람과 저, 둘 만 살고 있습니다."


다시 웃음바다 ㅋㅋ
 
그리고 이어 몽골기병이 장대한 대지를 달리는 듯한 웅장하면서도 속도감이 느껴지는, 특유의 휘몰이 연설의 시작~

"그렇습니다. 저는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가족을 행복하게 해 드리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은 가족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구로공단에서 일한 누나의 희생으로, 어머니, 아버지의 희생으로 동생들 공부시켜왔습니다. 인적자원을 양성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가정에 가족에 맡길 것이 아니락 국가와 사회가 맡아야 합니다. 출산 육아 보육 모두 국가가 떠 맡아야 할 시대입니다. 이것이 바로 차기 대통령의 제1과제라고 믿고 있습니다. 가족이 행복한 시대, 이것이 우리가 염원하는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일자리문제, 교육문제, 노후문제, 주택불안의 4대 불안이 가족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교육문제에 대해서만 우선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생각은, 대통령 되면 2008년 1월 1일부로 교육혁명을 위한 사회적 대협약의 해로 만들 것을 선포할 것입니다. 전국의 학부모, 선생님, 학생, 시민사회 전문가, 여야 정치인, 정부 모두 모여 협약을 만들 것입니다. 그 후 실행 준비 2년간 해서 2011년 부터 교육혁명의 원년으로 해서 구조를 바꿀 것입니다. 선진국처럼 바꿀 것입니다. 선진국은 초중고등학교까지 행복합니다. 고3 학생도 오후 3시면 집에와서 기타치고 영화보고 운동합니다. 창의력 키울 수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 학생들은 죽음의 트라이앵글 속에서 너무나 불행합니다. 그러다가 대학 들어가면 취직공부만 합니다. 이렇게 해서는 대한민국이 지식사회가 될 수 없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특파원 했었습니다. 학업때문에 영국에서도 살았고, 독일에서도 살았습니다. 선진국은 고등학교까지는 아이들을 해방시킵니다. 그러다가 대학부터 본격적으로 공부시킵니다. 대학생들은 하루 4시간밖에 못 잘정도로 열심히 공부합니다.  이게 정상입니다. 이 걸로 바꿔야합니다. 대통령, 교육부 장관으로만으로는 안됩니다.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이게 저 정동영의  교육혁명에 관한 철학이자 신념입니다. 이게 더 근사해 보이지 않습니까. 여러분?"

 

마지막으로 정동영 후보는 양성평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15분의 연설을 마쳤다.

정동영 후보는 공약대로, 정동영이 만들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임를 만들어갈 것이라 확신이 든다. 통합의 대통령으로서
건강한 가정, 건강한 대한민국 만들 거라 믿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