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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 칼럼

한나라당은 역사의식, 평화철학, 한반도비전에 대한 빈곤을 고백하라

한나라당이 대북정책에 대한 입장선회가능성을 이야기했다.


13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당은 변화하는 국제정세와 민족화해 평화정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북핵 폐기와 상호주의 원칙을 지키되 대북정책 방향을 근본적으로 조정하는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바로 지난 10월 16일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지전도 감수해야 한다’,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각오해야 한다’, “통일부는 북조선 서울지소”라고까지 발언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친북좌파정권으로 규정하는 집회에 이명박 후보가 참여했던 것이 바로 지난 3.1절이다. 그 집회를 주최한 곳은 한나라당 지지를 선언한 뉴라이트다.


박근혜, 이명박 두 유력주자의 입장도 다르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 10월 26일 "우리나라 외교,안보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국가 지도자의 안보관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느낀다"며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정권에 분노를 느낀다"고 현 정권의 안보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독일을 방문 중이던 이 전 서울시장은 25일 "앞으로의 대북정책은 철저한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해 추진돼야 한다"며 "현재의 대북정책은 전면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도 빼놓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PSI 확대참여를 통한 해상봉쇄와 개성공단 폐쇄를 주장했고,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는 이를 옹호하고 지지했다.


바로 몇 달 전 이처럼 호전적으로 북한을 길들여야 한다고 했던 바로 그 전쟁세력들의 돌변에 국민들은 당황할 뿐이다. 지금까지의 수구적, 냉전적 철학에 대한 뼈를 깍는 반성과 고백없는 한나라당의 변화는 국민들에게 표를 의식한 대선용 전략으로밖에 비춰지지 않을 것이다.


이에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요구한다.


첫째, 한나라당은 역사의식의 빈곤, 평화철학의 빈곤, 한반도 비전의 빈곤을 인정하라!

둘째, 한나라당은 지난 10년간 대북화해협력정책을 사사건건 발목잡고, 퍼주기라며 비난한 행태에 대해 사과하라!

셋째, 한나라당은 다시는 개성공단 폐쇄, 금강산 관광중단, PSI 전면 참여, 국지전 불사 등 수구냉전적 태도를 반복하지 않을 것과 시대착오적 냉전노선 폐기를 약속하라!


2007년 3월 14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