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당이 출범한 지 1달이 되었습니다.
민생위기와 국가적 코로나 위기를 극복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로 출발하였습니다.
하지만 합당 한 달의 성적표는 실망스럽습니다.
위기의 증표가 공동대표로 있던 박주현 의원이 어제 대표직을 사퇴한 것입니다. 선거가 불과 20일 남았는데, 한 축을 담당했던 민주평화당계의 철수론마저 나오는 지경입니다.
민생당은 지금 기로에 섰습니다.
어제 저는 손학규 대표에게 최후통첩을 했습니다.
현재 민생당을 막후에서 움직이는, 어쩌면 당 혼란의 책임을 져야 할 분입니다.
세 가지 요구였습니다.
첫째, 민생당의 반호남주의 노선을 폐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민생당은 누가 뭐래도 호남기반 정당입니다. 호남개혁정치를 기반으로 도전해야 합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계는 이를 노골적으로 부정하고 있습니다. 김정화 공동대표는 새로 출범한 지도부가 5.18 묘지를 참배하는 것마저 거부했습니다.
호남개혁정치, 호남정신을 부정하는 사람은 어떤 말로 변명한다해도 개혁의 편이 아닙니다. 호남개혁정치를 더 이상 모욕하지 말고 반호남주의 노선을 폐기할 것을 단호히 요구했습니다.
둘째, 개혁노선과 정체성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손학규 대표 측은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거부했습니다. 이는 민생당 의원총회의 결의사항이었습니다. 거부도 모자라 친문2중대가 되려는 것이냐고 공개적으로 비난했습니다. 호남에서의 문재인 정부 지지가 강고한 호남의 현실을 외면하며 자기 밥그릇 챙치는 좁쌀정치를 고집했습니다.
비례연합당을 통한 선거연합은 수구세력의 기승에 따른 고육지책이었습니다. 선거연합을 통해 보수적폐세력의 부활을 막고 개혁의 승리를 만들자는 주장을 친문2중대란 말로 반호남주의 반개혁주의를 노골적으로 표출 한 것입니다. 개혁정체성과 노선으로의 분명한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셋째, 민생당은 한달 동안 계파 밥그릇 싸움으로 허송세월을 보냈습니다. 국민에게 어떤 감동도 주지 못하고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통합정신은 온데간데 없이 주류의 계파 이익 극대화에 몰두하며 어떤 민생 대책도 선거 이슈도 주도하지 못했습니다. 밥그릇 싸움을 멈추고 통합정신으로 돌아가 민주적인 당 운영을 요구했습니다.
당의 위기와 타개책을 고민하며 지난 4년의 정동영의 길을 돌아보게 됩니다.
4년 전 순창에서 감자농사를 짓고 있는 저에게 문재인 대표가 찾아왔습니다. 민주당에 복귀해서 같이 정치하자는 제안이었습니다.
안철수 대표도 찾아왔습니다. 다당제의 길을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고민 끝에 한국정치의 다당제를 위해 국민의 당에 입당했습니다.
민주평화당에서 다당제 정치 시대를 열기 위해 선거제 개혁에 온 몸을 던졌습니다. 비록 불완전하지만 선거제 개혁에 성공했습니다. 선거제 개혁을 이끌었던 저에겐 커다란 자부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참담하게 선거제 개혁은 실패했습니다. 보수야당의 꼼수정당으로 선거제 개혁은 수렁에 빠져버렸습니다. 이에 더해 이를 모방한 집권여당의 제2의 위성정당이 출범하면서 다당제 길은 막혀버렸고, 결국 양당제만 더욱 강화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개혁의 길에서, 다당제의 길에서 한결 같이 서 있었습니다.
보수연합의 길을 가려는 안철수의 길을 단호히 거부했습니다.
박지원 의원 등의 2차 분열에도 호남정치의 뿌리인 민주평화당을 지켰습니다.
불과 한 달 전 두 당이 통합의 손을 내밀었을 때 통합 요구를 뿌리치지 못했습니다. 호남 개혁정치 힘을 모으겠다는 일념, 다당제의 굳건한 틀을 만들자는 생각에 어렵게 결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민생당의 오늘의 모습은 안타까움으로 가득합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당의 혼란과 지지부진을 보면서 민주평화당 출신의 조배숙, 김광수, 황주홍 의원 등도 고뇌에 빠져 있습니다. 반호남주의가 당을 지배하고 있고, 밥그릇 싸움에 빠진 당을 보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노선과 비전에 대한 정립이 없이 급조된 당의 현실입니다.
정치는 결국 노선과 정체성이 제일 중요합니다.
손학규 대표의 답을 듣고 당 노선의 변화를 보면서 중대결심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직 전북의 발전을 위해, 개혁의 승리를 위해 당의 변화를 기대하며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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