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늦봄, 꽃이 지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4년 전 이맘때부터,
다당제의 꿈, 한국 정치의 새로운 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힘과 능력의 부족으로 좌초했습니다.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겸허함에 충실하면서
10년 전처럼.. 순창의 5년 전처럼
고민하겠습니다.
저는 ‘빚진 자’입니다.
무한한 사랑과 성원에 힘입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 빚을 갚고자 마지막 봉사의 기회를 허락해주십사 부탁드렸으나 실패했습니다.
큰 사랑에 보답하지 못해 가슴 아프고 송구스럽습니다.
이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침잠의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자연인의 일상에서 시중(時中)의 뜻을
헤아리며 노력하겠다는 말을 쓰다 쓰다 지우고 쓰다 지웠습니다.
죄송함으로 한없이 낮추겠습니다.
부디, 공동체에 기여할 봉사의 길도 함께 찾겠습니다.
‘대륙으로 가는 길’을 여는 염원도 차분히 다듬어 보겠습니다.
꽃이 지고 있습니다.
꽃이 져도 향기를 잃지 않는 길로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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