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평화대장정 3일차입니다.
오늘은 마현2리를 출발해 철의 삼각지대가 있는 전망대까지 도보로 이동했습니다.
지뢰를 표시하는 철조망 행군하는 한국노총 이용득위원장과 나.
도처가 지뢰밭입니다.
민통선 마을을 지나 걷는 동안 도로변으로 끊임없이 철조망에 주렁주렁 매달린
빨간색 역삼각형 지뢰 표지판이 마치 요란한 비상벨처럼 귓전을 때렸고 가슴을
파고 들었습니다.
지구상에 국경선을 철조망으로 깔아놓은 나라는 한군데도 없습니다.
이 한반도 말고는 ....
철책선도 부족해 155마일, 7천만평에 달하는 비무장지대를 온통 지뢰밭으로 만들어
놓은 비극의 역사를 언제까지 이대로 놓아두고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걷는 거는 수련이라 생각합니다. 한발 한발 나아갈 때마다 그것 자체가 수련입니다.
걷는 것은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걸을 때마다 생각하는 맛을 마음껏 느낍니다.
민통선 안 길을 걸으면서 제가 생각했던 것은 평화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평화를 현실로 만들어 낼 것인가?
내가 가지고 있는 평화체제에 대한 신념과 철학을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 알려 낼 수 있을것인가?
그러한 생각 속에 도착한 철의 삼각지대 전망대.
그 곳에서 한쪽으로 보이는 남방한계선이라는 팻말과 철조망
또 한쪽으로 보이는 왁자지껄한 중고생들의 밝은 모습.
이 두가지를 보면서 저는 역사의 불일치를 느꼈습니다.
학생들과 환하게 웃는 모습
한편으로는 차가운 철조망과 총을 든 군인들이 서있는 와중에
그 곳을 오가는 중고생들의 눈빛에 담겨 있는 티 없이 맑은 평화로움.
이것은 우리가 땅을 딛고 서있는 이 한반도가 화해와 대결이 교차하는 부자연스러움 속에
빠져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러한 혼돈을 피부로 느끼면서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54년 째 전쟁중단상태(정전체제) 속에 살고 있는 기묘하고도 비정상적인
현실에서 하루 빨리 탈피해 한반도에서 안정적이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만드는 일이야 말로 이 시대가 우리에게 부여한 소명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역사는 사람이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반도 허리에 쳐져있는 철조망을 통째로 걷어내는 일.
그게 맞는 길이고 우리가 함께 가야할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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