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7월 20일은 용산참사 6개월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오후 3시 시신이 안치되어있는 순천향병원에서부터
7시 시국미사, 9시가 다 되어 시작된 국민추모대회까지...
습하고 뜨거운 날씨 속에,
그 날씨에 비할 수 없는
습한 슬픔과 뜨거운 분노를 품은 유가족들과 함께...
고작 하루의 반나절을 현장 속에 있었습니다...
" 이 정권이 평범한 아주머니들을 투사로 만들었습니다...
여기 모이신 분들의 격려와 성원으로 매일 아침 일어날 힘을 얻습니다..."
유가족 대표 한분의 말씀이었습니다...
6개월입니다...
아니지요...
철거가 시작된 지난해 10월부터,
그도 아닙니다...
재개발이 결정된 2006년 4월부터 생각하자면
그분들의 투쟁은 벌써 3년이 훌쩍 넘은 시간입니다...
눈뜨는 시간부터 눈감는 시간까지 득달처럼 달려드는 용역과
그들을 지키는 ‘용역의 지팡이’ 경찰들에 의해 모욕당하고, 매맞고...
시아버지 앞에서 며느리가 희롱당하고,
아내 앞에서 남편이 능멸당하는 인고의 시간들을 지나고 또 지나왔을 것입니다...
그래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눈물지으며 마주잡은 가족들의 손이었을 것입니다...
캄캄하지만 함께이기에 희망의 자락을 이어가게 한 가족들의 웃음이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그 마지막 끈마저 잘라버렸습니다...
“정말 미안한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시아버지를 잃고, 남편은 다치고도 구속되어 있는 한 며느리의 눈물이었습니다...
남편의 죄목은 ‘방화치사’,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그들은 구속시켰습니다...
사람이 있다고 외치는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너무 뜨겁고, 너무 어두워 아버지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 화마 속에 피붙이들이 있는데,
그걸 보고 있는 다른 피붙이들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결국 자기 밥그릇 챙기기 위한 싸움 아니냐...
사람이 먹고 살 밥그릇 챙기는 만큼 가치있는 싸움이 있을까요...
그 밥그릇이 바다만한 크기 입니까, 들판만한 크기 입니까...
그저 한 가족 오순도순 희망을 키울 만큼입니다...
삶을 이어가기 위해 좁혀지고 좁혀진 최소의 크기입니다...
외부단체의 조직적 참여, 그들은 원래 과격하고 그들의 책임이 커...
초등학생 아이와 아침 밥먹고 있는데
천정이 무너져 내리며 포크레인 발톱이 내리찍어옵니다...
새파란 용역 청년이 환갑이 다 되어가는 어머니 머리채를 흔드는데
사지가 붙잡혀 아무 일도 할 수 없습니다...
독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인륜을 끊어놓고, 인격을 끊어놓는데 그럼 어떻게 저항해야 합니까...
망루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합니다...
용역의 몽둥이 때문에, 경찰의 무작정 연행 때문에
구호 한번 외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6개월이고, 1년이고 버틸 때까지 버티면서
최소한의 삶의 요구를 부르짖기 위해
어쩌면 선택이 아니라 선택 당해 버리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슬픔보다 더 아픈 건 막막함입니다...
과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숨이 턱턱 막히는 답답함이었습니다...
바쁜 일상 속 시간 될 때마다
용산 참사현장, 남일당 미사를 참석하는 일이 있을 겁니다...
비록 머리 하나 채우는 일이나,
큰 물결 또한 비 한방울에서 시작하는 것이니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분향초 하나 천원, 책한권 1만원...
여유될 때마다 하나씩 사는 일이 있을 겁니다...
이또한 주머니돈이 모여 유가족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일은 기억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분노를, 슬픔을 기억하는 것...
저 죽음이 던져주는 소박하나 무거운 가치를 잊지 않는 것...
그것이 같은 시대를 호흡하는 사람들이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담배를 끊어보려 합니다...
담배가 생각날 때 그저 한번 용산을 생각해 보려 합니다...
물론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나면 이 또한 담배 자체에 대한 생각에 묻혀 흐려지겠지요...
그러나, 무언가 하나 엮어놓지 않고는 견디기 어려울 만큼
고작 몇 번의 미사 참석과 고작 몇 시간의 집회 참석이 주는 아픔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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