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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 team/의원회관

LA 중원포럼, "복지국가를 향한 담론"



대한민국의 화두는 ‘복지국가’입니다. ‘담대한 복지’를 내세우며 복지국가 논쟁의 선두에 서 있는 정동영 의원은 지난 3월 15일, LA에서 “복지국가를 향한 담론”이란 주제로 약 두 시간 가량의 강연을 가졌습니다. 정동영 의원이 꿈꾸는 복지국가, ‘개성동영’ 정동영의 뒷 이야기, 그가 생각하는 한국 정치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네티즌 여러분 보시기 편하게 Q&A 형식으로 정리해봤습니다. 열정이 가득하고 따뜻한 정동영 의원을 느껴보세요 ^____^  (from. 522호 ♡)






정동영(이하 정): 대한민국 헌법은 헌법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으며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권리가 있다라고 명시합니다. 그리고 국가는 이를 보장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과연, 대한민국은 행복한가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남녀노소 빈부를 막론하고 행복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이 행복해질까요? 복지국가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병도(이하 이): 사실 ‘담대한 진보’란 말이 좀 어렵거든요.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정: ‘담대한 진보’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진보란, 오늘의 현실보다 내일을 낫게 만들고자 변화를 추구하는 거죠. 아주 큰 변화를 이루겠다는 것이 ‘담대한 진보’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Audacious Hope 즉, 담대한 희망’도 담대한 진보처럼 그저 말로만 ‘크다’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큰 무언가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이: 그렇다면 또 ‘보편적 복지’란 무엇입니까?

정: 미국의 복지는 선별적 복지입니다. 가난한 사람, 필요한 사람에게만 베푸는 복지로 동정심, 자비심, 자선이 그 정신인데 보편적 복지의 정신은 ‘인권’입니다. 국가가 생애주기별로 적극적 역할을 해서 인간의 사회권적 기본권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모든 국민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걱정 없고, 아파서 병원 가는 데 걱정 없고, 나이 먹어서 노후연금에 걱정 없는 복지국가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 그럼 왜 하필 이 시점에서 복지가 이 시대의 화두인가요?

정: 우리나라 현재 출산율이 1.15명이에요. 거기다 ‘전 세계에서 노인이 가장 불행한 나라’랍니다. 장기적 경제 성장률 저하를 막으려면 국가적 처방이 시급합니다. 좋은 일자리도 없답니다. 쌍용차 구조조정으로 14명이 자살했는데 사회안전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100명 88명이 중소기업에서 일하는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엄청납니다. 우리 사회는 생존경쟁이 치열한 약육강식 사회의 모습입니다. 복지국가로의 전환이 시급한 때이죠.

예를 들어, OECD 평균보다 낮은 간병인과 유아교육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늘린다면 출산율도 늘어날 것이고 괜찮은 일자리가 더 많이 생기는 것이고 따라서 경제가 성장합니다. 즉, 복지가 성장입니다.

대통령 직선제를 하게 된 87년을 분기점으로 정치적 민주주의를 하게 됐는데 그에 걸맞은 경제체제의 대안이 있나요? 없죠. 적정한 소득분배도 이루어지지 않구요. 공정한 경제 체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시장경제 근본주의가 아닌 헌법에 입각한 ‘경제민주화’라는 한 날개에 ‘복지국가’라는 다른 날개를 달아야 해요.

이: 복지 재원에 대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입장차가 확연한데 정 의원님은 어떻게 생각하시죠? 어느 수준의 복지국가를 생각하고 계십니까?

정: 한국의 복지수준은 OECD 30개국 가운데 29위입니다. 또 한국은 복지에 돈을 가장 적게 쓰는 나라에요. 100조 원을 생산하는 국가인데 조세부담률은 19%입니다. 여기에 6%의 사회보장기여세를 더하면 100원을 벌면 25원을 복지에 대한 세금으로 낸단 말이죠. 우리나라는 저 복지국가인데 중복지국가는 평균적으로 35원을 냅니다. 고부담고복지는 현재 우리의 형편으로는 부담스러우니 체계적으로 복지국가 1,2,3차 5개년 계획을 15년 동안 실행해서 중부담중복지 수준의 복지국가는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 분위기를 좀 바꿔볼까요? ‘개성동영’이시잖아요. 그러니까 개성공단이라든지, 2005년의 9.19 선언이라든지 남북문제에 얽힌 얘기들을 좀 들려주세요. 그리고 더불어 북한에 너무 잘해준다는 오해도 있는데 그 오해도 이 기회에 풀어보도록 하죠.

정: 오해라……. 북한문제는 누구의 문제일까요? 우리의 문제이고 우리가 주인입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핸들을 잡지 못했습니다. 남북문제를 물리력으로 해결해야 합니까, 아니면 접촉과 대화로 해결해야 합니까? 현재의 남북관계 속에서도 유일하게 연결된 선이, ‘유일한 생명줄’이 바로 개성공단입니다. 개성공단이 이롭냐 해롭냐는 질문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원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저에게 보건복지부 장관을 제의했는데 제가 통일부 장관이 하고 싶다고 우겼습니다. 취임사에서 “5년 전, 김정일 위원장과 정주영 회장이 개성공단을 만들기로 합의했는데 지금껏 이루어지지 못했다. 나는 이것을 설계도가 아닌 손에 만질 수 있는 형태로 만들려고 왔다”고 했습니다.

개성공단은 만들어지기로 합의돼 있었음에도 미국이 싫어해서 속도 조절하자, 이렇게 얘기가 됐답니다. 그래서 제가 워싱턴에 직접 갔습니다. 콜린 파월도 라이스도 개성공단 설립에 우호적인데 럼즈펠드만 꺼리더군요. 초 단위로 위성사진을 찍으면서 북한을 감시하고 미국 정보병들에게 한국말까지 교육시킬만큼 북한의 동향을 살피면서도 이라크에 정신이 팔려서 DMZ에 공단을 세우겠다는데도 중요성을 못 느껴요. 그만큼 노력하지 않아도 개성공단이 들어가 있으면 조기경보가 가능할 거라고 설득하고 또 한 끝에 결국 개성의 121개 공장에서 45,000명이 일하게 됐습니다. 개성공단의 의미는 작게는 경제협력이지만 크게는 통일로 가는 길입니다. 한국은 베트남이나 독일식으로 통일을 이루지 못합니다. 한국이 이루어야 할 통일을 개성형 통일입니다. 개성공단의 수를 점차적으로 늘리는 개성형 통일을 통해 통일을 이룰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후진타오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9.19 정신으로 돌아가길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2005년 9.19 선언이 뭡니까? 마그나 카르타, 대장전입니다. 정전 협정에서 평화 협정으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이런 말을 제가 하기에는 뭐하지만 9.19를 누가 만들었느냐? 조총련 보도에 의하면 “2000년 10월 12일 조·미 공동 코뮈니케는 6.15 공동정상회담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리고 9.19선언이 가능했던 것은 그보다 석 달 전, 2005년 6월 15일, 그리고 6월 17일에 남쪽 특사 정동영과 김정일 위원장 간의 면담에서 합의된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연평도 포격행위는 명백한 전쟁행위임이 틀림없고 북의 3대 세습체제는 反역사적이지만 우리는 이미 내정불간섭을 하기로 했으므로 북한을 알고는 있되 북의 체제를 무너뜨리지는 않아야 합니다.

2005년 6월 15일 밤 11시에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정말 hot한 토론이 새벽 4시까지 계속됐습니다. 핵문제를 가지고서 김 위원장과 통일한 것은 정동영이 처음입니다. 핵 내려놓으라, 통 크게 한 번 하자! 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래서 그 해 7월에 중단됐던 6자회담이 재기됐습니다. 또 8월에 북한의 고위관계자들의 서울 방문 때, 그들이 현충원에 헌화하고 참배하겠다고 했습니다. “남한도 우리에게 뭘 해줘라”해서 6.25 이후에 막혔던 제주해협에 북한의 배가 지나가게 되었고, 아리랑 체전에 남한 관광객 1만 명이 다녀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었지만 이렇게 주고받으면서 북한은 핵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이것이 무슨 의미입니까? 남북이 자주적으로 서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다음 정부가 유일한 생명줄인 개성공단을 확장한다면 통일을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베이징에서 6자 회담이 열리는데 실무자들이 서로 필기가 잘 못 된 게 있는지 교환을 합니다. 미국과 북한의 국장급 참모들이 상대방의 진짜 속뜻이 뭐냐, 물어보면 우리가 설명을 해요. 우리에게 물어보고 우리가 설득하고 중재하고... 사실 그런 역할을 그동안 의장국인 중국이 해왔는데 중국은 뒤로 물러나게 되고 일본도 우리한테 와서 납치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합니다. 북핵문제와 한반도 문제의 주인은 남북한이고, 우리가 그 주역이 돼서 강대국을 끌어들여 9.19 선언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것이 바로 9.19의 역사성과 상징성입니다.

그래서 미국 중국도 1월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2005년 9.19 정신으로 돌아가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정권도 9.19는 유효하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 정권은 3년 동안 한 번도 9.19의 9자도 꺼내질 않습니다.

한국은 바깥으로는 북한과의 평화체제를 이루고, 안으로는 복지국가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것이 앞으로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입니다. 이것이 이 시대의 비전이고, 정신이고, 화두입니다. 9.19, 6.15, 10.4를 복원하고 실천하면 남북의 평화체제는 만들어진다, 저는 이렇게 확신합니다.

이: 전공분야 나오니 사람이 달라 보이시네요. 그럼 이번엔 정치적 견해에 대해 얘기할까요? 11월까지 복지국가 단일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에 대해 말씀 좀 해주세요.

정: 복지국가 단일 정당의 앞으로의 계획은 정권 획득이 목적입니다. 한나라당과 단일 정당이 1:1로 붙으면 야당이 승리합니다. 복지국가로의 체제 전환에는 단일 정당이 필요하고 단일 정당이 되면 국민들이 정권을 넘기겠다는데 “그래, 그럼 어디 한 번 해보자! 양김 시대의 지역 동맹이 아닌 가치동맹 즉, 복지국가 동맹, 평화동맹으로 가자!”해서 뭉쳤습니다. 김정일 위원장과 저 자신도 성장배경, 사고 전부 다릅니다. 그러나 통하는 게 있습니다. 그런데 왜 다른 당 대표와 통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도 단일정당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네, 긴 시간 수고하셨습니다. 말씀하시는 내내 정 의원님의 복지와 통일에 대한 열정이 저희에게도 전해졌습니다. 정치인 정동영, 인간 정동영, 한국인 정동영도 골고루 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