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1월 11일) 오전 7시 30분, 정동영 의원은 BBS(불교방송) <전경윤의 아침저널>과 라디오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먼저, 어제 한진중공업 노사 간의 합의 타결로 309일째 고공농성을 풀고 내려온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정 의원은 한진중공업 문제는 한 사업장의 정리해고 문제지만, 우리 사회가 당면한 일자리 문제, 정리해고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며 김진숙 지도는 내려왔지만 정리해고의 문제는 아직도 크레인 위에 있다며 국가가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또한, 민주당 내 한미 FTA 문제를 둘러싸고 절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절충안이 아닌 'ISD 독소조항 제거하라’ ‘재협상 관철하라’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며 한나라당의 단독 강행처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난 10.26 서울시장보궐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존중하기 위해서 야권대통합은 필수적인데 시간이 여의치않음을 강조하며 야권대통합은 민주당의 독자전당대회가 아닌 진보정당세력, 시민단체 등을 끌어안고 치러지는 통합전당대회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다음은 인터뷰 전문입니다.
전경윤:
한진중공업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의 복직이 결정되자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어제 오후 농성을 풀었습니다. 희망버스 등을 통해서 수차례 부산을 방문해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에 나섰던 민주당의 정동영 최고위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이기도 하시죠. 정동영 최고위원 연결하겠습니다. 정동영 최고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정동영: 네, 안녕하세요?
전경윤:
굉장히 길게 끌었던 한진중공업 사태, 일단은 일단락이 됐고, 김진숙 지도위원도 농성을 풀었습니다만, 이번 사태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 던져진 여러 가지 교훈이라든지 메시지, 이런 것이 많죠,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네, 작게는 한진중공업 한 사업장의 정리해고 문제지만, 크게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들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 일자리 문제죠, 정리해고 문제, 또 이건 밥줄 문제입니다. 밥의 문제. 그러니까 이건 남의 문제, 저 부산 영도에 있는 문제가 아니라 내 직장, 내 아들 딸들의 직장, 이게 뭐냐면 노동유연화, 규제완화, 자유화, 민영화, 이른바 시장만능주의, 신자유주의라고도 하죠, 이런 방식의 삶을 지속할 것인가, 이대로는 도저히 행복해질 수가 없다고 하는 저항이고, 그 저항의 상징으로서 김진숙 씨가 309일 동안 허공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김진숙씨는 내려왔지만 정리해고문제, 비정규직 문제는 여전히 허공에 떠 있다는 생각입니다.
전경윤:
정리해고 문제, 비정규직 문제,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은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정동영:
이것은 철학의 문제죠 그러니까. 우리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 갈 것인가, 이렇게 승자독식의 사회, 정글 같은, 강자만 살아남는, 그런 세상이 아니라, 힘 없는 노동자도 보호받고, 그리고 약자들도 정당한 자기의 몫을 확보할 수 있는,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죠. 그런데 FTA에 지금 정리해고나 비정규직 문제가 다 걸립니다. 그러니까 FTA는 규제철폐거든요. 재벌 대기업은 좋습니다. 강자들은 좋죠. 규제가 없으니까. 그런데 규제가 없이 마음 놓고 뛰어보라고 하면 주먹 센 사람, 힘 센 사람들이 이길 확률이 많으니까요.
전경윤:
지금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어쨌든 고공 농성을 하고 내려왔습니다만, 실정법 상으로, 체포영장을 집행해서 조사를 받아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전례가 있습니다. 크레인에 있다가 석달만에 내려온 노조지회장 두 사람이 있었는데요, 내려와서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하고, 그리고 경찰에 자진 출석을 해서 조사를 받고 지금 자유롭게 활동 중입니다. 또 회사가, 경찰이 적용하는 법이 건조물 침입죄입니다. 그러니까 남의 사유재산인 크레인에 들어가서 오랫동안 점거했다는 건데, 회사가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취하했거든요, 어제요. 그렇기 때문에 처벌의 실익이 없는 것입니다. 또 이 문제를 그런 식으로 너무 좁게, 형식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법 감정에 어긋난다고 봅니다. 얼마든지 사법절차를 불구속 상태에서 몸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진행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전경윤:
물론 일부 언론에서는 김진숙씨 사법처리 문제는 이번 사태와 관계없이 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군요.
정동영: 예, 너무 편협한 시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경윤:
사실 이제 정동영 최고위원에 대해서, 과거에 비해서 진보적인 성향이 강해졌다, 이런 평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제가 4년 전에 2007년 10월 달이든가요? 후보가 됐을 때 수락연설의 제목이 그거였습니다. 한나라당 식 정글 자본에 반대합니다. 국민행복시대로 갑시다. 그랬는데, 한 몇 년 동안 지켜보면서, 저의 철학이, 제가 가는 길이 맞다는 것을 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2008년 9월 미국 금융의 심장부 월가가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절대로 이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부자감세 재벌 대기업 중심의 경제는 성장해 봤자 불행해질 뿐이다, 그러니까 방향을 바꿔서 복지국가의 길로 가자, 재벌개혁의 길로 가자, 하는 것이 저의 신념입니다.
전경윤:
한미FTA 비준안 처리문제, 지금 계속 끌고 있는데, 민주당 내에서 ISD, 투자자 국가소송제도를 재협상하겠다고 미국이 약속해주면 동의안 처리를 막지 말자, 이런 절충안을 절반 가까운 의원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그렇게 보시는지요?
정동영:
절반 가까운 의원이라고 하는 것은 과장된 숫자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10분 정도가 선동한 것으로 아는데요, 사실이 많이 과장이 되었고요, 그리고 몸싸움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국회의원 되어 가지고. 다 싫어하죠. 그런데 FTA는 100년 만의 최대 사건입니다. 앞으로 100년, 200년, 미국식으로 살 것인가를 지금 결정을 해버리는데, 이렇게 말하죠. 당신들 때 시작했지 않느냐, 시작한 것은 자유무역협정을 시작한 것이지, 미국에 경제종속 시키라고 시작한 것 아닙니다. 통상관료들이 철저하게 국민을 속인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수출 확대하고, 우리 금융산업을 좀 발전시켜 보자는 그런 취지였지, 경제주권을 미국에다 갖다 바칠, 그런 상상도 하지 않은 FTA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분명해진 이상, 지난 10월12일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가서 받아 온, 미국 통과시킨 이행법이 그렇게 되어 있잖아요. 미국 법은 2층에 있고, FTA는 1층에 있고, 그 결과로 한국 법은 지하실로 내려가는. 이런 불평등 조약, 강화도 매국조약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전경윤:
그런데 물리적 충돌은 피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절충안이라도 해서, 원만하게 해결하자는 의견이 있는 것 아닌지요, 당에서?
정동영:
말이 안 되는 이야기죠. 가령 ISD를 빼는 약속을 받아오면 일단 비준하겠다, ISD를 뺄 것인데 왜 비준합니까? 빼서 비준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죠. 호주는 의회가 두 번 부결했어요. 그래서 빼 가지고 나중에 처리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 ISD가 나쁜 것이다, 이렇게 서명도 했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한국 대통령은 ISD가 우리의 지켜야 할 가치다, 거꾸로 되었어요. 그러니까 미국 대통령은 이것을 지금 나쁘다고 하는데 미국은 사실 규제완화 민영화가 그 철학인 나라이기 때문에 걸릴 게 없는 나라에요. 강대국이고. 한국은 지금 규제를 해야 하는 나라에요. 뭔가 국가의 역할이 필요한 나라에요. ISD가 그것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한국 대통령은 ISD가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다, 지금 한국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의 입장이 정확히 바뀌어 있습니다.
전경윤:
국회 본회의가 어제도 연기 되었고, 정기국회 회기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만, 한나라당의 단독처리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이렇게 보시는군요?
정동영:
한나라당이 단독처리 못할 것입니다. 지금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보고 있고, 전부 낙선운동 하겠다고 하고 실제 각 사무실마다 항의방문도 하고 점거농성도 하는데, 우리 국민들이 FTA에 대해서 그동안 뭘 알았습니까? 이것이 경제주권을 바치는 것인지, 중소상인들 살리는 유통상생법을 무력화 시키는 것인지, 국회의 입법권을 심각하게 제약하는 것인지, 미국에 경제종속이 되는 것인지 알았습니까? 국민들이 지금 알기 시작합니다. 지금 여론 지형이 바뀌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내년 총선에서 자기들 다 이겨야 할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스스로는? 그런데 지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이미 여당을 심판했는데, 여기다가 몸싸움까지 한 한나라당 의원들, 살아남을 생각해서는 안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전경윤:
사실은 이제 민주당의 한미 FTA 비준 저지가 야권통합을 위한 민주노동당 끌어안기의 일환이 아니냐, 이런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국민 끌어안기입니다, 민주노동당이 아니라. 국민의 운명이 FTA로 가면 너무 불쌍해집니다. 어떻게 우리의 운명을, 어떻게 입법권 사법권 경제주권 공공정책권을 다 FTA 1500페이지에 물어봐 해야 되고, FTA가 반대하면 못하고, 그런 초라한 나라로 살기를 원하는 국민이 어디 있습니까? 수출 좀 조금, 지금 관세 2.5% 4년 뒤 5년 뒤에 없애겠다는 것인데, 그거 좀 받자고 나라의 경제주권을 바쳐요? 그것은 절대로 국민이 용납할 수 없고, 그 국민을 끌어안자는 것이지, 그런 점에서 민주노동당과 생각을 같이 할 뿐입니다.
전경윤:
지금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나 김성훈 외교부장관은 ISD, 투자자 소송제도, 미국정부와 재협상할 여지는 없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정동영:
외교부, 제가 잘 압니다. 잘 아는데요, 그 분들은 늘 워싱턴을 중심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워싱턴 사람들은 미국의 국익을 생각하지만, 한국의 외교관들은 우리의 국익을 생각해야지요. 그분들이 왜 미국 생각을 그렇게 중심으로 합니까? 우리는 속국이 아닙니다. 당당한 자주 독립 국가인데요, 정말 외교통상부 그동안 정직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에게 실상을 제대로 보고도 하지 않았고, 기만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미국 입장에서는 이거 ISD 못 뺄 겁니다, 아니 그러면 미국으로 가야죠. 그래서 제가 오죽했으면 양복 입은 이완용 아니냐 당신들, 그리고 이건 을사늑약인데, 어떻게 우리의 주권 일부를 잘라낸다고 태연하게 망언할 수 있는가, 하고 질타한 것도 그런 분노 때문입니다.
전경윤:
김진표 원내대표가 당내 강경파들의 주장이 당 지지자들에게 쇼를 한 번 보여주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발언한 것에 대해서 당내에서도 논란이 많죠?
정동영:
적절치 않은 표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전경윤:
화제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민주당 내에서 독자적으로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른바 호남 중심의 구주류 측의 주장이 아니냐, 이렇게 보여집니다만, 적절한 주장이라고 보여지십니까?
정동영:
정치는 국민 보고 해야 하죠. 물고기가 물이 없으면 어떻게 삽니까? 국민이 독자전당대회로 가서 민주당 끼리끼리 잘 해봐라, 그러면 그리 가야죠. 그런데 국민의 요구는 박원순 시장 때 봤듯이, 어제 땅을 밟고 내려온 김진숙씨 경우에서 봤듯이, 하나가 되라는 것 아닙니까? 하나가 되면 뭔가 기적처럼 일이 일어납니다. 이 지긋지긋한 이명박 정권, 지긋지긋하지도 않습니까? 민주당 따로따로 가서, 독자로 가서 정권 바뀔 확률이 확실하면 그리 가겠습니다. 그런데,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함께 해야 합니다. 어쨌든 실제로 밖에, 시민사회와 각 진보정당들이 있고, 혁신과 통합이 있고, 양심세력이 있습니다. 민주진보세력이 통합하면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확 높아지는데, 왜 그 길을 마다하고, 이것은 자신의 이해관계냐, 아니면 국민이 뭘 바라느냐 하는 기준점의 차이라고 봅니다.
전경윤:
그러니까 현 지도부만이 통합을 더 잘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버려야 하고, 혹시 잘못될 수도 있기 때문에 민주당 단독전당대회와 통합전당대회를 동시에 또 준비할 필요도 있다, 이런 주장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동영:
독자전당대회하고 통합할 시간이 없잖아요? 12월13일이 되면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선관위에 등록해서 뛰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전당대회를 12월17일에 하고 나서 언제 통합전당대회를 또 하겠다는 것입니까?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깁니다.
전경윤:
야권 대통합의 길,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조율이 쉽지 않기 때문에 올해 안에 과연 마무리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많이 들고 있는데요.
정동영:
기술적, 절차적으로 보면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야권통합 얘기가 어제 나온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작년 지방선거 때 우리가 결실을 봤고, 또 지금 지도부가 작년 10월 전당대회에서 이구동성으로 내가 당 대표가 되면 야권 대통합을 이뤄내겠습니다, 하고 정말 목이 터지게 외쳤던 일입니다. 그런데 숙제를 제 때 제 때 안했어요. 물론 여러 사정이 있습니다만, 그래서 이제 어제가 수능일입니다만, 12월17일 수능일은 잡아놨고, 그럼 지금이라도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을 잘 봐야죠.
전경윤:
지금 한나라당도 쇄신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만, 민주당도 당원들의 나이가 고령화되고 있다, 좀 젊어져야 한다, 이런 지적이 나오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지난 박원순 시장선거 때, 20대, 30대, 40대가요, 30대가 76대 24였습니다. 20대 40대도 비슷합니다만, 그 이유가 뭐겠습니까? 결혼하기 힘들지, 장가가도 애 낳기 힘들지, 애 하나 낳고 둘째는 엄두도 못내요. 키우기 힘들고 학원비 들어가지, 그 다음에 직장은 불안하지요. 노후? 갑갑해요. 그 다음에, 부모님 용돈 드리기도 힘든데 그것을 어떻게 당신이 알아서 하시오, 개인에게 맡깁니다. 국가가 적어도 아동수당, 아이 낳으면 한 달에 10만원 주면 3조면 해결이 됩니다. 3조? 4대강에다가 22조를 집어넣었는데, 의지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기초노령연금, 지금 8만원, 8만8천원인데, 약속대로 18만원 드리면 우리 용돈 부담 없어지잖아요? 30, 40대? 그거 4조면 됩니다. 3조 4조 합치면 7조인데요, 올 309조 예산, 그거 제대로 양보 줄이기만 해도 10조는 나옵니다. 어떤 철학을 가졌느냐, 어떤 방향을 가지고 우리 사회가 갈 것이냐의 문제라고 봅니다. 그것이 젊은 세대를 그냥 구호로만 안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민주당이 집권하면 이런 세상을 펼쳐 보여주겠다, 박원순 시장 뽑으니까, 시장 하나 뽑으니까 다르잖아요? 콘크리트 바르는 것이 아니라 시립대 반값 등록금도 하고, 투표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전경윤: 알겠습니다. 의원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정동영: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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