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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文-安 단일화? 정권교체 이유에 먼저 답해야"

정동영 "文-安 단일화? 정권교체 이유에 먼저 답해야"

독일식 정당명부제, 국민 지지만큼 의석 갖는 제도
지역구 의석 줄이기, 결국 국민 힘으로 강제할 수밖에
文-安, 정책연대하면 단일화는 부수적인 문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2년 10월 30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


▶정관용>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에게 독일식 정당명부제라는 대안을 제안하고 나선 민주통합당의 정동영 상임고문, 오늘 전화로 만납니다. 안녕하세요?

▷정동영>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예, 오래간만입니다.

▷정동영> 오래간만입니다.

▶정관용> 독일식 정당명부제, 뭐 많이 소개가 되었지만, 우리 청취자분들 가운데 좀 생소한 분도 계시니까 우선 소개 좀 해주세요. 어떤 제도입니까?

▷정동영> 무엇보다도 각 정당, 정치세력이 국민들로부터 받은 지지만큼 의석을 갖는 제도이지요. 그러니까 국민 의사, 민의를 의회에 정확하게 반영하는 제도라고 할까요? 이제 구체적으로 하면 지역구는 소선거구로 뽑고, 비례는 정당득표로 하는데, 외형상은 지금 우리 하는 제도랑 비슷하지요.

▶정관용> 그렇지요.

▷정동영> 독일에서는 지역구가 299석, 비례대표가 299석, 5대 5로 되어 있어요. 그래서 먼저 이제 국민들로부터 받은 득표율, 이걸 가지고 각 정당의 의석 숫자가 정해지는 거지요.

▶정관용> 그건 정당 투표 득표율 말이지요?

▷정동영> 그렇지요. 정당 투표에서, 예를 들면 가령 이제 한국에서 도입한다고 치면, 민주당이 정당 득표로 40%를 얻었다, 그러면 300석이라고 치면...

▶정관용> 3 곱하기 4는 12...

▷정동영> 40%니까 120석이 되는 거지요.

▶정관용> 그렇지요.

▷정동영> 한 당이 40% 얻었다, 그러면 120석이 되는 건데, 이제 120석 할당 중에서, 이제 그 할당된 120석인데, 지역구에서 당선된 숫자가 있겠지요.

▶정관용> 그렇지요.

▷정동영> 지역구에서 당선된 숫자가 가령 민주당이 40%인데, 지역구에서 뭐 70명이 당선되었다, 그러면 이제 비례대표로 50개 가져가는 거지요. 120석. 이것을 이제 권역별로 나눠서 하는 방법인데, 뭐 기술적인 방법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표가 이제 없어지게 되는 거지요. 어느 곳에서 투표를 하던 자기 투표가 다 의석에 반영이 되니까요.

▶정관용> 그렇다면 여기도 마찬가지로 1인 2표를 하는 거지요?

▷정동영> 그렇지요.

▶정관용> 지역구 투표로?

▷정동영> 그러니까 지역구 의원 하나 뽑고, 그 정당에 대해서 투표하는 거지요.

▶정관용> 그런데 그 정당 투표의 득표율 가지고 전체 의석수를 총량을 정한다?

▷정동영> 그렇지요.

▶정관용> 지금 우리나라는 그 정당 투표 득표율로는 비례대표 의석수만 정하는데?

▷정동영> 그렇지요.

▶정관용> 그게 아니라 총량을 정하는 그런 기능을 한다?

▷정동영> 예.

▶정관용> 그게 가장 큰 차이군요, 우리하고 지금은?

▷정동영> 그렇게 하고, 그 다음에 권역별 투표율로, 16개, 이제 독일 같으면 권역이 16개인데, 16개 권역별로 이제 배분을 하지요. 그래서...

▶정관용> 우리도 권역별로 해야 되겠네요? 그래야 영호남 이런 것도 좀...

▷정동영> 그렇지요. 그래서 이제 권역별로 의석이 배정이 되고, 그 배정된 숫자에서 지역구에서 당선된 숫자를 빼고 나머지를 비례대표로 채우는 거지요.

▶정관용> 아하, 이걸 하게 되면, 비례대표 숫자가 일단 지금보다는 훨씬 늘어나야 이게 가능한 것 아닌가요?

▷정동영> 독일식 선거구제는 기본적으로 그러니까 지역구와 비례를 50대 50으로 하고 있는 거지요.

▶정관용> 그런데 우리는 지금 비례대표가 너무 적잖아요.

▷정동영> 음, 54석이지요. 그냥 형식상으로 있는 셈인데, 독일식을 도입한다고 하면, 사실 이건 정치 혁명이지요, 혁명.

▶정관용> 그러게요.

▷정동영> 왜냐하면 최소한 150명 이렇게 간다는 건데...

▶정관용> 그렇지요.

▷정동영> 얼마 전에, 90년대 초인가요, 뉴질랜드에서 독일식을 그대로 바꾸는 개헌을 했습니다, 국민투표를 통해서. 그래서 뉴질랜드 정치가 바뀌었지요, 연합정치로. 합의민주주의 방식으로 바뀐 게 이제 좋은 사례가 되겠습니다.

▶정관용> 오래 전부터 학계에나 정치권에서 뭐 훌륭한 제도이다, 우리가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라는 이야기들 많이 나왔었는데, 이번에 우리 정동영 상임고문께서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에게 이걸 제안한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정동영> 우리 국민들이 지금 정치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달해있고, 정치를 바꾸라는 건데, 문재인 후보도 그렇고, 안철수 후보도 그렇고, 정치를 바꾸겠다는 열정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말이나 다짐만 가지고 바꾸는 게 아니라 정치를 바꾸는 건 제도를 개혁해야 되는 건데요. 이거는 학계라든지 시민사회라든지, 국제사회가 다 독일식 소선거구의 장점을 다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이제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 하는 건데...

▶정관용> 그렇지요.

▷정동영> 두 후보가 만일 여기에 합의하게 되면 절반쯤은 방울을 다는 거지요.

▶정관용> 그런데 지금 뭐 현행 300석 그냥 유지한다손 치더라도 지역구 의석이 거의 100석 가까이 줄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현재 지역구 의원 신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강하게 반발할 텐데, 이게 가능할까요?

▷정동영> 극심한 반발이 있지요. 그래서 이게 이제 기득권을 내려놓느냐, 하는 문제인데, 그래서 문재인 후보 쪽은 이제 비례를 100석으로, 그러니까 지역구를 200으로, 200대 100으로 이렇게 절충하는 안을 냈는데, 그게 일본이 얼마 전, 역시 90년대에 정치개혁을 시도하면서 독일식을 도입했어요. 그런데 일본도 역시 반반은 못했고, 지역구 300석에 비례 180석, 지역구의 60% 정도를 했지요. 그렇게 했는데... 뉴질랜드 같은 경우는 정확하게...

▶정관용> 다 했고?

▷정동영> 50대 50으로 그렇게 했지요. 이거를 해낼 수 있으려면 결국은 의원들이 협상을 해서, 절충을 해서는 불가능합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정동영> 결국은 국민의 힘으로 강제할 수밖에는 없는데요. 이제 왜 독일식 선거구냐, 하는 것을 국민들이 이제 이해하고 여기에 지지를 보내야 하는 건데, 국민들께서 지금 제일 싫어하는 게 싸움판 정치이잖아요. 그 다음에 두 번째가 내 삶의 문제, 내 아들딸이 취직 안 되고, 우리 가게 장사 안 되는데, 여의도 정치라는 게 민주당이든 새누리당이든 너무 멀단 말이지요. 그래서 이 정치라는 게 삶의 질을 보살피는 이런 정치로 바뀌기 위해서는 다짐 가지고는 안 돼요. 그런, 그것이 작동하는 그 제도를 바꿔주어야 하는 거지요. 그래서 우선 국민들이 이제 그것을 지지하고, 국민들의 힘으로 바꿔낼 수밖에는 없는데...

▶정관용> 강제할 수밖에는 없다?

▷정동영> 그것이 저는 국민투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 정권 출범 후에 국민투표 이야기를 나오게 되면 뭐 헌법에 문제가 있느니 어쩌니 해서 좀 못 가지요. 그러니까 이것은 후보 시절에 그냥 내가 대통령이 되면...

▶정관용> 공약으로 걸어라?

▷정동영> 정치를 획기적으로 혁명적으로 바꾸는데 이것 국민들께 물어서 국민투표를 통해서...

▶정관용> 하겠다?

▷정동영> 하겠습니다, 이런 정도 되어야...

▶정관용> 알겠습니다.

▷정동영> 정치판이 뒤집어지지요.

▶정관용> 정치 전문가분들도 사실 국회의원 선거제도만큼은 국회의원 손에 맡겨서는 이게 영영 개혁이 안 된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니까 지금...

▷정동영> 불가능하지요.

▶정관용> 정동영 상임고문께서도 그런 제안을 하신 것 같은데, 그런데 안철수 후보 쪽은, 뭐 꼭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라고 나중에 바꾸기는 했습니다만, 의석수를 한 200석으로 줄이자는 이야기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정동영> 예, 그런데 조금 그 대목에 대해서는 조금 유보를 다는 것 같아요.

▶정관용> 그러게요.

▷정동영> 왜 그러냐 하면, 숫자가 본질은 아니다. 그런데 안 후보 쪽도 비례를 늘리자, 그리고 민의를 대변하는 제도로 바꾸어야 된다. 이것과 문 후보가 이야기한 비례 100석에, 권역별 정당명부식, 이것은, 여기는 공통분모가 있거든요. 그 공통분모의 가장 큰 합이 독일식 소선거구, 독일식 비례대표제입니다. 그래서 그렇다면, 이게 모순되지 않거든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정동영> 양 후보가 이야기한 비례를 늘린다는 것하고 민의를 대변하는 제도하고, 독일식 정당명부...

▶정관용> 그렇지요. 숫자만 조금 조정하면 되겠네요. 그렇지요?

▷정동영> 그렇지요. 그러니까 숫자가 뭐 핵심은 아니다, 라고 봅니다.

▶정관용> 이걸 누가 되었건 아무튼 공약으로 제시해서 대통령이 되면 바로 추진해라, 이렇게 지금 요구하고 계시는 거네요?

▷정동영> 누가 되었건이 아니라 두 분이, 두 후보가...

▶정관용> 합의해라?

▷정동영> 이 의제를 중심으로 연합하고 통합하면, 그러니까 후보 간의 단일화가 중심이 되는 게 아니고, 의제를 중심으로 공통분모를 찾는 거지요. 그러니까 후보는 누가 되건 이런 정책을, 이런 정치개혁 대안을, 또는 경제민주화 대안을 추진한다, 이렇게 되었을 때 이건 세력 통합이 되는 거고...

▶정관용> 그렇군요.

▷정동영> 투표에 참여할 명분이 생기는 거고.

▶정관용> 그러니까 단순한 제도 제안이 아니라 이걸 논의하면서 후보 단일화로까지 나아가는 정책 연대를 만들어라, 이 말이로군요?

▷정동영> 그렇지요. 그렇게 되면 후보 단일화라는 것은 부수적인 게 되는 거지요. 단일화 협상이라는 건 부수적이 되는 거고, 주된 거는 그래, 정권 교체해서 뭐할 건데? 답답한 우리의 민생 해결을 위해서 뭐할 건데? 그런데 우선 정치가 바뀌어야 그 다음에 재벌 개혁도 가능할 것이고, 부자증세를 포함해서 복지국가도 가능할 것이고, 그러지 않겠느냐. 정치를 이대로 두고는 불가능한 것 아니냐, 하는 그런 문제의식이지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뭐 이런 저런 제안이 있습니다만, 현재의 국면을 좀 보면, 어쨌든 민주당이나 문재인 후보 측에서는 이런 정책 협의가 되었건, 뭐가 되었건, 단일화 문제가 되었건, 어떤 자리든 빨리 좀 만나서 이야기하자, 이런 이야기인데요, 그런데 안철수 후보 측에서는 자꾸 좀 나중에 이야기하자, 이렇게 지금 하고 있는 국면으로 저는 보이거든요. 우리 정동영 고문께서는 어떻게 보세요?

▷정동영> 어제도 이게 비례대표제 포럼이라는 데에서 문 후보를 대표, 대리해서 이인영 의원이, 또 안 후보를 대리해서 송호창 의원이 나와서 노회찬 의원이랑 같이 독일식 명부제 관련한 토론회도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자꾸 의제를 중심으로, 의제를 중심으로 만나고 공통분모를 찾아가고 하는 것들을 조금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거지요. 그래서 의제가 먼저 가고, 중심에 서고, 그 다음에 단일화의 방법론, 이런 것은 뒤에 따라가고. 이렇게 만드는 게 저는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단일화는 되겠지요? 어떻게 보세요?

▷정동영> 된다고 봅니다.

▶정관용> 그런데, 뭐 물론 뒤에 따라붙는다, 그 말씀이 교과서적으로 옳은 말씀입니다만, 단일화 방식. 한쪽에서는 경선을 좀 좋아하는 것 같고, 한쪽에서는 여론조사를 좋아하는 것 같고. 이것 좁힐 수 있을까요?

▷정동영> 뭐 그것은 이제 두 후보 측에서 이제 나중에 논의를 해야 할 문제이지요. 그런데 단일화를 저는 자꾸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앞에 내세우면 오히려 그것보다는...

▶정관용> 정책 의제를 먼저?

▷정동영> 왜 단일화하느냐, 하는. 또 무엇을 할 거냐, 이 이야기를 앞세우라는 거지요. 그걸 가지고 치열하게 경쟁하라는 거지요. 어쨌든 이제 지금 경제도 어려운데, 그러면 경제를 어떻게 살려낼 거냐, 가계부채는 어떻게 할 거냐.

▶정관용> 알겠습니다.

▷정동영> 교육문제는 어떻게 할 거냐, 이런 이야기를 가지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공통분모가 있으면 그런 걸 힘을 합쳐서 해보자, 정권 바꿔서. 이게 선 아닐까요?

▶정관용> 후보 등록일 이전에 해야 되겠지요? 시한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동영> 그렇지요. 당연하지요.

▶정관용> 그런데 지금 꼭 후보 등록일 이전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안철수 캠프 쪽에서 나와가지고요.

▷정동영> 그건 아마 국민들을 많이 실망시키게 될 겁니다.

▶정관용> 자, 된다고 본다? 우선 의제 중심으로 논의를 풀자, 이런 제안의 말씀.

▷정동영> 예.

▶정관용> 여기까지 듣지요. 고맙습니다.

▷정동영> 예, 감사합니다.

▶정관용>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