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박근혜 대통령, 5.18 정신 훼손 중단시켜라"

[성명서] 5.18 광주여, 아파하지 마시라!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지지자들이 광주 5.18국립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성명을 낭독한 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 이주빈

5.18 광주가 다시 도발당하고 있습니다.

온 국민의 가슴 속 광주정신이 모욕당하고 있습니다.

5.18 민중항쟁 33주년을 앞둔 지금

5.18 영령들 앞에서 우리사회 민주주의와 평화의 과제를 무릎 꿇고 다짐해야 할 오늘,

가당찮게도 극렬 보수세력의 도발이 시작되었습니다.

 

도발은 어떠한 근거도 신뢰도 없는 탈북자의 증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5. 18광주에 북한군 300명 투입...” 운운.

진실을 쫓기보다 권력을 쫓고, 화합 대신 갈등을 목표로 하는 종편들이

연일 이를 확대재생산하고 있습니다.

보수언론, 논객들이 이를 받아 판을 키우고 있습니다.

 

탈북자의 밑도 끝도 없는 말로 시작된 이 도발의 노림수는 분명합니다.

바로 5.18 정신을 훼손하고 5.18의 역사적 정당성을 짓밟으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온갖 무능과 부도덕성으로 초래된 정권의 위기를 타개하고 보수의 위기를 타고 넘으려는 술책입니다.

나아가 역사적 인식의 보수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 보수 이데올로기의 확고한 관철을 획책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실패할 것입니다.

 

5.18의 함성, 그 빛나는 순정, 그 숭고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이미 우리들 가슴 속에 살아있습니다.

이제 총칼로도 지울 수 없습니다.

우리는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을 견디기 위해 싸워

‘사태’와 ‘폭동’에서 ‘민중항쟁’으로 정당한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5.18 광주를 시민들이 총칼을 넘고 죽음을 넘어 싸운 민주화투쟁으로

우리는 세계는 역사는 기억하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실과 역사는 이미 판결을 내렸습니다.

 

북한과 5.18광주를 억지로 연결하려는 일련의 움직임은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하고 광주정신을 부정하려는

보수 세력의 부끄러운 ‘역사전쟁’입니다.

위기를 맞은 세력은 늘 역사를 걸고 넘어졌습니다.

하지만 진실에 근거하지 않은 어떤 시도도 결국 천심과 민심을 이기진 못했습니다.

 

5.18 광주 정신을 짓밟는 자는 역사에 죄를 짓는 것입니다.

역사적 진실에 발 딛지 않고선 우리는 한걸음도 미래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때문에 이 더러운 역사전쟁에 박근혜 대통령이 마침표를 찍어야 합니다.

 

후보 시절 ‘5.18은 민주화 운동’이라고 말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인식에 변함이 없다면,

국론을 분열시키는 극우세력의 5.18 정신 훼손에 제동을 걸어야 합니다.

 

나아가 5.18 기념식을 통해

광주의 희생으로 우리의 민주주의가 진일보 했다고 분명하게 선언해야 합니다.

80년 신군부의 권력 접수 시나리오와 계엄에 맞선 자발적 시민들의 희생에 힙입어

우리의 민주주의가 여기에 이르렀음을 선언해야 합니다.

5.18 광주의 역사적 정당성을 인정함을 통해서만이 국민대통합은 가능합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공식 기념곡 지정도 당장 실천하여야 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즉각적으로 역사 왜곡 방송에 대한 제재를 시행하여야 합니다.

정권에 불리한 언론보도에 대해선 재갈을 물리고 구속하는 현 정권이

전 국민의 가치관을 혼란시키고 역사적 자부심을 훼손하는 발언을

당장 제재하지 않는 것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

 

한국 현대사 60년은 온 국민의 참여에 의해 민주주의가 발전해온 역사였습니다.

그 정점에 4.19가 있고 5.18 광주, 6.10 민주항쟁이 있습니다.

5. 18 광주를 훼손함으로써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부끄러운 역사전쟁,

그 어느 편에 서는가에 이 정권의 역사적 정당성이 달려있습니다.

5.18 광주는 우리 민주주의의 위대한 기억이자 현재이자 미래입니다.

 

5.18 광주여, 아파하지 마시라.

진실이, 역사가 함께 하고 있으니....

 

2013년 5월 17일

사단법인 대륙으로 가는 길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