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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국민의당 정동영 인터뷰, '불평등 해소 하겠다'

국민의당 정동영 인터뷰, '불평등 해소 하겠다'

 

20160422 투데이안 엄범희 기자

 

 

4월 13일 치러진 국회의원선거에서 국민의당 정동영 전주병 당선인은 기사회생했다. 이번 선거에서의 그의 낙선은 정치적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살얼음 선거였기 때문이다.

 

상처투성이 탕자를 안아준 전주시민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선택한 결과다. 전주 덕진에서만 4번 선택해준 4선의원이 됐다. 전주시민들은 그에게 전북 정치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낼 것을 주문했다.

 

17대 대선 후보까지 오른 그가 걸어온 길은 험난했다. 총선은 물론 재보선까지 낙선했다. 그는 정계은퇴까지 선언했다. 고통스러운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그의 앞길은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는 안개속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는 전주병을 사수하며 전북 정치 역사의 커다란 강줄기를 만들어냈다. 안철수 공동대표가 정동영 당선인을 선택하기 위해 삼고초려(三顧草廬) 하지 않았다면 국민의당의 전주, 전북, 대한민국 정치는 시냇물에 불과했을 지도 모른다.

 

힘겹게 선거에 승리했기 때문인지 정동영 당선인은 대선 등 계획에 대해 겸손해 했다. 어찌보면 그의 정치철학 구동존이(求同存異)가 묻어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제 4년의 정치여정을 평가 할수 있는 바로미터는 그의 몫이됐다.

 

"금귀월왕(金歸月往)해서 현장정치, 불평등 해소 정치, 은혜에 보답하는 정치, 하방정치,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 하겠다"는 정동영 당선인을 만나 견해를 들어본다./편집자 주

 

 

 

1. 당선소감은?

 

"상처 입고 돌아온 전주의 아들, 전북의 아들을 품에 안아 주셨다. 제 손을 다시 잡아 주셨다.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선거 기간 내내 강조한 이야기가 있다. 이제 작은 일도 잘 하겠다. 동네일도 잘 챙기겠다. 전주의 이익, 전북의 이익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겠다. 목소리가 사라진 전북을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 국민의당 7명과 더불어민주당 2명, 그리고 새누리당 1명, 총 10명이 함께하도록 역할을 하겠다. 모두가 ‘전북 애향당’이라는 심정으로 일하겠다. 꼭 은혜에 보답하겠다."

 

2. 선거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시민들과 만나면서 나에 대한 얼음장이 참으로 두껍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벽처럼 느껴졌다. 특히 ‘전주 시민을 버리고 홀연히 강남으로 떠났다’는 것과 ‘전주에 한 일이 없다’는 두 가지 오해에 가슴이 아팠다. ‘전주에 한 일이 없다’는 오해는 3선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의정보고회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은 탓이었다. 선거 기간 동안 ‘전주를 위해 한 일’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사라질 뻔한 한옥마을을 살려낸 이야기와 전주 북부권 발전을 위해 35사단을 옮긴 일, 그리고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유치한 비하인드스토리를 공개했다.ㅡ은 분들이 TV 토론과 라디오 토론을 듣고 귀가 열리고, 진실을 알게 되었다. 지난 19대 총선 때 신건, 강봉균, 조배숙 등 전북의 중진 정치인들이 친노에게 정치적으로 학살당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는 정동영도 강남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른바 친노패권이란 것이 무엇인지 이해한 것이다. 서운함이 거기서부터 녹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는 그 얼음장을 녹이고 오해를 풀어나가는 과정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3. 시민들은 30여년만에 벌어진 치열한 양당 대결선거로 분열과 갈등 등 상처를 받고 있다. 후유증 치유책에 대해 설명해 달라.

 

"더불어민주당이 독점하던 때에는 경선이 지금의 본선과 같았기 때문에 대결이라는 측면에서는 마찬가지다. 이번 선거는 분열과 갈등이라기보다 한바탕 축제였다고 생각한다. 전북에 언제 이렇게 선거다운 선거가 있었는가. 아주 바람직한 변화다.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4. 국민의 당이 더불어 민주당을 압승할 수 있었던 요인은?

 

"정당투표가 더민주당을 앞섰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더민주당이 제1당을 차지한 것도 놀라운 일이다. 야당이 제1당을 차지한 것은 해방 후 처음 있는 일일 것이다. 높이 평가한다. 본질은 박근혜 정권의 독재에 대한 강한 거부감의 표출이자 경고다. 권위주의까지는 인정하겠는데 독재는 싫다는 것이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박정희 시대가 종말을 고한 것이다. 이것이 반영된 것이 이번 선거다. 더민주당이 제1당이 된 것은 명예로운 일이지만 본질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제1당이 됐어도 호남에서는 버림받았다. 머리에는 왕관을 씌워주고 종아리에 회초리를 때린 것이다. 호남은 정권교체의 열망이 가장 뜨거운 곳이다. 그런데 지난 4년 동안 더불어민주당이 해온 행태와 결과를 보고 2번으로는 결국 정권교체는 힘들다라고 평가한 것이다. 친노 패권을 심판한 것이고, 나름대로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다. 호남이 문간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안방으로 다시 들어간 것이다. 호남은 야당의 모체다. 호남은 손님이 아니라 주인이다. 호남이 원하는 것은 호남중심 정권교체다. 정권 교체를 하는데 호남이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호남이 대통령 후보 결정권을 갖겠다는 것이다. 호남과 관계없이 후보를 결정해 놓고 ‘호남은 표나 찍어라’는 상황을 거부한 것이다. 호남이 야당을 교체한 것이다. 호남은 국민의당을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다."

 

 

5. 그만큼 국민의당에 대한 책임도 막중하다고 볼 수 있다. 향후 국회 의정활동 계획은?

 

"우리 시대의 화두는 ‘불평등 해소’다. 우리 사회의 곳곳에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불평등부터, 정규직과 비정규직, 수도권과 지방, 호남과 영남 등 온갖 불평등이 만연해 있다. 불평등 해소가 우리 사회의 당면한 과제이자 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불평등 해소’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가겠다. ‘공정임금법’ ‘반값 아파트법’제정을 주도하겠다."

 

6. 국민의당이 전북지역 선거에서 가장 핵심적인 성공요인을 찾는다면 정동영 전 장관의 영입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견해는?

 

"그렇게 평가해준다면 고맙고 과분하다. 나는 전북 선거에 집중했다. 전북에서 국민의당의 성공은 정동영 개인의 영향력 덕분이라기보다 성공적인 팀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후보 전체가 합동으로 공약을 내놓고 비전을 제시했다. 숫자는 많아도 모래알 같은 더불어민주당과 비교해서 단합된 모습을 보인 국민의당이 유권자에게 신뢰를 줬다고 본다."

 

7. 국민의당이 7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등 압승을 거두긴 했지만 대부분이 더불어민주당과 박빙의 대결구도였다. 이 현상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부분 현역 국회의원이었고, 지역의 여당이면서 제1야당인 중앙당의 막강한 화력 지원을 받았다. 이에 반해 국민의당 후보는 지명도가 낮은 신인이 많았고 모든 면에서 열세였다. 이런 면을 고려하면 압승이라고 평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8. 정동영 당선인은 정치에서도 기사회생했지만, 인생에서도 기사회생했다는 여론이 있다. 정치의 철학과 연계시켜 말해 달라.

 

"정치는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정치가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삶의 현장으로,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정치에 대한 나의 또 하나의 철학은 구동존이(求同存異)이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을 널리 구하고, 의견이 다른 사람과는 공존하는 것이다. 위 두 가지 철학을 실천하는 정치를 하겠다."

 

9. 대선 등 앞으로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선거 기간 동안 전주와 전북에 집중하느라 중앙정치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전북과 전주에 집중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은 변함없다. 호남의 열망은 정권교체다.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에 보내준 국민의 지지를 합하면 정권교체가 가능하다.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커졌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문지기라도 하겠다."

 

 

10.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한 말씀.

 

"전주에 터를 잡겠다. 전주를 중심으로 하고 국회가 열리는 날은 서울로 출장을 가겠다. 금귀월왕(金歸月往)하겠다. 금요일에는 전주로 돌아와서 전주시민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듣고 월요일부터는 중앙무대에서 전북정치 위상을 높이는 일을 하겠다. 작은 일도 잘 하는 정치, 동네일도 잘 챙기는 정치를 하겠다. 전주 시민과 같이 울고 웃고, 문제가 있으면 같이 해결하도록 노력하는 현장 정치를 하겠다. 그래서 우리 전주 시민들께서, 전북 도민들께서 전주 국회의원이 ‘정동영’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전주의 자랑, 전주의 희망이 되겠다."

 

정동영 당선인은 민혜경(부인)여사와의 사이에 욱진(장남), 현중(차남)을 두고 있다.

 

▶프로필 △제15,16,18대 국회의원 △제31대 통일부장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제17대 대통령후보

 

출처 http://www.todayan.com/news/articleView.html?idxno=120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