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길]
-캠프데이비드의 길과 대륙으로가는길-
-어디로 갈 것인가?
캠프데이비드로 향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걸음은 가볍고 가슴은 설레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 가슴은 몹시 무겁다. 나라의 앞날과 민족의 앞날이 걱정이다.
캠프데이비드 3국 정상회담은 회담이 아니고 정상회의다. G7 정상회의나 나토 정상회의, APEC 정상회의처럼 정례화, 제도화 된다는 뜻이다. 미국은 환호하는 분위기이다. 캠프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는 근본적 전략적 전환이 될 것이라고 미국측은 설명한다. 역사적 전환이라고도 한다. 그럴만하다. 미국이 1990년대 말부터 세계 단극 패권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추진해 온 한미일 MD전략이 완성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북핵위협을 매개로 미사일 정보공유와 3국 연합 군사훈련 정례화가 발표될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조차도 멈칫거렸던 한미일 3국 유사 군사동맹이 윤석열이라는 동반자를 만나 급물살을 타고 있다. 3국 동맹의 정확한 명칭은 한미일이 아니라 미-일-한 동맹라고 불러야 맞다.
일본은 아베 정권 이후 군대 보유와 전쟁 권한을 포기한 평화헌법의 족쇄를 풀어버리고 우편향 군사대국화의 길을 질주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을 대신해 중국과 패권 경쟁에 나서는 꿈을 꾸고있다. 미-일-한 동맹은 표면적으로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를 내세우나 근본적으로는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견제와 봉쇄를 목표로 한다.
아시아에 있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가 가운데 대한민국은 유일한 분단국이다. 분단국 지도자의 꿈은 분단 극복이다. 세계 4대 강국이 둘러싼 한반도의 지정학은 고도의 외교전략을 요구한다. 신냉전의 제1선에 서는 것은 과연 분단 극복에 기여할 것인가?
미-일-한 동맹은 미국의 이익에 복무한다. 3국 동맹은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국의 전략적 목표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미-일-한 동맹은 일본의 미래의 꿈에 복무한다. 일본은 북핵을 빌미로 군사력을 증강하고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대리인이 되고자 한다. 한국이 3국 동맹에 참여하는 것은 미일 동맹의 하위 멤버로 편입되는 것을 뜻한다. 미국과 일본이 기뻐하는 이유다.
캠프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는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의 신냉전 시대로의 본격적 진입을 의미한다. 미국이 말한대로 역사적 전환이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것은 무엇이고 잃을 것은 무엇인가?
캠프데이비드의 길은 신냉전의 길이다. 신냉전의 길은 대륙으로 가는 길을 포기하는 것을 뜻한다. 남북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북방경제 시대를 열어 대륙으로가는길을 활짝 펼치고자 했던 꿈의 포기이다. 대륙으로가는길은 DJ의 꿈이었다. 나는 DJ로부터 대륙으로가는길의 꿈을 배우고 익혔다. 노무현, 문재인은 물론 심지어 박근혜까지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라는 슬로건과 함께 대륙으로가는길을 열고자 했다. 오늘은 DJ 대통령 14주기가 되는 날이다. 캠프데이비드를 바라보며 DJ 대통령은 어떤 심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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