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바다, 우리가 지킵시다!]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지 모를 이번 결정에 강한 유감을 밝힙니다. 오염수 해양 방류의 영향은 국경선과 시간을 따지지 않습니다. 일본 어민은 물론, 한국, 중국 등 인접국과 태평양 연안국 국민의 생존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이며, 현 세대 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입니다.
이번 결정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해양 방류로 오염수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원자로 내부의 상황을 직시하게 된 것이 불과 몇 달 전 일이고, 녹은 잔해를 전체적으로 냉각시켜야 하기 때문에 얼마나 더 많은 물이 투입돼야 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결국 이 결정은 해결책이라기 보다는 오염수의 장기 저장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아끼려는 선택인 것입니다.
비용을 고려한 선택이라면 과연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후쿠시마 인근 어업인들의 피해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그러면 근해에서 포획한 수산물은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까? 어디까지가 안전하고, 어디서부터는 위험한 것입니까? 오염수가 주는 두려움과 신뢰 부족은 어떻게 떨쳐낼 것입니까?
오염수에 대한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국민의 80% 이상이 반대한다고 응답한 일입니다. 주권국의 지도자로서 윤 대통령은 절대 다수 국민이 갖고 있는 우려를 전달하고, 방류 중지를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합니다. 또 정부 여당은 국내 여론 잠재우기에 급급하고 있는데, 국민 우려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일본 국민은 ‘메이와쿠’라고 해서 타인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유치원생 때부터 교육받습니다. 그런데 이번 결정은 주변국 국민과 전 인류에 큰 폐를 끼치는 것 아닙니까.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 문제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늘 방류를 시작했지만 각성한 일본 국민, 시민 사회와 연대해서 조기에 중단시켜야 합니다.
오염수를 처리하는 선택지는 해양 방류에만 있지 않습니다. 경제적인지도 불명확합니다. 무엇보다 미래 세대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도 될 권리는 누구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합니다. 바다는 인류 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삶을 영위하는 터전임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음 주자로 은영표, 최승재, 최진호 님을 지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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