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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나로호 발사 성공기원! 항공우주산업으로 가야합니다


 토건산업 ‘4대강 살리기’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아닙니다

1960년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냉전으로 위축되고 흐트러진 미국 국민들을 향해 “10년 이내에 미국인을 달나라에 올려 놓겠다”는 선언을 했습니다. 1969년, 그 꿈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지난해 4월 이소연 박사는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 TMA-12호를 타고 우주를 경험한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19일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가 발사된다고 합니다. 한국 과학기술의 또 하나의 쾌거입니다. 꿈은 또한번 이렇게 이루어집니다.



                                    <사진출처 : 나로우주센터 http://www.narospacecenter.kr>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우주로의 진입이 단지 기술적 성취의 의미만을 뛰어넘는 대한민국 미래의 생존전략이라는 점입니다.

항공우주산업은 가장 노동집약적인 첨단산업입니다. 제조업의 꽃이라고 하는 자동차산업보다 10배의 부품이 필요합니다. 부품수만 20만개에 이릅니다. 현재 전세계시장은 4,000억불 규모이며 매년 8%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바로 엄청난 일자리창출 효과입니다. 워낙 세밀한 공정이다 보니 실제 항공우주부품산업의 경우 대개의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자동화에 따라 고용없는 성장이 문제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고도의 기술을 가진 질좋은 일자리가 넘쳐나게 될 것입니다.

부품소재산업의 혁신적 발전 또한 기대할 수 있습니다. 독일의 휠체어는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어떤 나라 보다 가볍고 튼튼합니다. 탄탄한 부품소재 산업의 인프라가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항공우주산업은 자동차산업에 비해 기술파급효과가 3배에 이른다는 반도체 산업보다, 그 효과가 3배나 큽니다. 부품소재 산업 전반이 비교할 수 없이 발전할 것입니다.

미국은 2004년 1월 우주탐사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2010년 국제우주정거장 건설, 2012년 유인탐사선 개발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유럽연합 또한 2005년 우주탐사 연구 착수를 발표했습니다. 가깝게는 일본이 이미 2006년 우주탐사 계획을 발표했으며 중국은 세계 3번째 유인우주클럽에 이미 가입했습니다. IT산업과 휴대폰 등 무선통신산업, 자동차산업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대한민국은 이미 초일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항공우주산업에서 우리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뒤쳐질 이유가 없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항공우주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과거 5공 시절 정치적 판단에 의해 사실상 항공우주산업을 포기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연구에 전념하던 관련 박사 1,000여명이 강제로 퇴출을 당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결국 정권의, 지도자의 리더십에 따라 국가의 미래가 전진할 수도, 후퇴할 수도 있다는 아픈 교훈을 얻은 셈입니다.

중국은 지하철 2km 공사비용으로 ‘칭하 1호’를 쏘아 올렸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우주개발중장기기본계획’에 따라 2007년까지 1조 7천억을 투입했으며,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따라 2016년까지 3조 6,000억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22조의 예산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만 무려 8조 6,000억원을 투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교육과 복지, 지방지원 예산 등 필수 예산들이 대폭 삭감되고 있습니다.

4대강 살리기는 정부에서 주장하는 녹색산업이 아닙니다. 오히려 여전히 과거지향적이며 환경에 재앙이 될 토건산업입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며, 축소된 교육 복지 예산은 복원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땅파는 사업에 예산을 들일 것이 아니라 일자리창출과 부품소재산업의 비약적 발전이 눈앞에 보이는 항공우주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저는 지난 대선 기간 중에도 지속적으로 이러한 내용을 담은 Air-7 정책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국가의 미래 정책은 정파적 이해가 아니라 합리적 예측에 따라 결정되어야 합니다.

나로호 발사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하며, 또한 그 성공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결단으로 이어지길 더욱 기대합니다.


2009. 8. 18 

Posted by  정  동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