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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미국 다녀오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동영입니다.
궂은 날씨와 무더위가 번갈아 찾아오는 힘든 시기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원하시는 일 성취하는 하루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돌아보면 2009년 상반기는 저에게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귀국과 출마, 그리고 그 이후 현장에서, 국회에서의 숱한 일들이 손에 잡힐 듯 느껴집니다.
애정어린 시선으로, 때론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비판으로 바라봐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오늘 미국으로 출발합니다.

미국에 있었던 1년여 기간은 저에게 성찰과 반성의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정치란 무엇이며, 정치하는 사람이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 숙고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아름다운 마음과 굳은 의지를 가진 많은 분들을 만난 것은 가장 큰 성과였다고 지금도 확신합니다. 급박한 귀국으로 인해 미처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왔습니다. 한분 한분 찾아뵙고 현재의 상황에 대한 현지의 생각을 듣는 기회를 가지려 합니다. 공간적 거리로 인해 오히려 가능한 객관적 판단은 얽혀있는 현재의 정국을 푸는데 중요한 지침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1년여 기간 동안 Duke대, NC State대, Florida대, Austin Texas대, Indiana대, UCCA대, Berkley대, Stanford대, George Washington대, Columbia대, Michigan대, Michigon대, Michigan State대, Duke Law, Duke Business School, NY Korea Society 등 15곳에 이르는 대학과 연구소에서 강연을 했었습니다.



한민족의 미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었고, 결국 우리가 돌파해야할 핵심의제는 양극화 극복과 평화체제 정착이라는 어쩌면 상식적인 결론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모이면 뜻을 함께 하게 되고, 또 뜻을 맞추면 모임을 만들기 마련인가 봅니다.

미주지역에서 특히 활발하게 준비되고 있는 ‘한민족경제비전연구소’는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탄생하였습니다. 이번 미국 방문 기간 동안 연구소에 참여하고 계신 미국 각지의 이사님들과 회원 분들을 만나뵈려 합니다. 미국 현지의 정세와 전반적인 세계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한인회 분들과 만나 재외동포사회의 주요한 의제에 대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이후 남북관계의 급변이 예상되는 시점에 세계적인 언론인 모임인 ‘National Press Club"(NPC)에서 연설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미국에서 머무르는 동안 강연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대북특사로 적임이다 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실현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한반도 냉전 해체를 향한 북미 간 대타협의 수레바퀴가 다시 돌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미 “정부는 대북정책을  ‘대전환’하고 발언권을 회복하라”는 성명을 통해 냉전해체는 우리의 국가이익에 부합하며 이것이 한국이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임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입니다. 이번 방북의 성과와 향후 한반도문제에 대한 생각을 정확히 강조하고 오겠습니다. 아울러 남북관계와 한미동맹에 대해 정치지도자들과 전문가, 학자 분들을 많이 만나 뵙고 오려합니다.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의미 있는 방미 일정을 만들지 참 많이 고심했습니다.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권리인 삶 자체, 그리고 주거권의 양극화가 극단적으로 표출된 용산참사, 일자리의 양극화가 첨예하게 불거진 비정규직과 쌍용자동차의 문제, 공룡수퍼의 독식이 몰고 온 골목경제의 파탄, 무엇보다 방송장악을 통해 여론마저 지배하겠다는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까지.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만큼의 퇴행과 분열이 눈앞의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아픈 현실에서 벗어나 잠시라도 나라 밖으로 나가는 것이 결코 편한 마음은 아니지만, 오래 전 약속이라 지키려 합니다. 짧은 일정이지만, 촌음이라도 아끼는 자세로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고, 배우고 돌아오겠습니다. 홈페이지나 블로그, 또는 트위터를 통해 틈날 때마다 소식 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투쟁이 더 많은 지지 속에 이루어지길 바라며, 귀국과 함께 또다시 현장에서 만나 뵐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8월 8일

정   동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