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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 team/의원회관

황비서, 통일 현장체험학습에 가다!


안녕하세요? 첫 블로그 글을 올리는 황유정 비서입니다. ^^

지난 10월 15일, 통일부에서 저희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보좌진들에게 아주 값진 현장체험학습(?)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와 판문점, 남북출입사무소, 도라산역 등을 차례로 방문하는 흔치 않은 프로그램이었지요.


오후 1시, 국회 본청 앞에서 이렇게 버스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1번 차에는 야4당 보좌진들이, 2번 차에는 여당인 한나라당 보좌진들이 타는 거였는데 저는 그것도 모르고 그냥 냅다 2번 차를 타버렸습니다. -ㅁ-
차 안에서 서로 인사를 하며 소속 의원실을 얘기하는 것을 듣고서야 제가 차를 잘못 탔다는 것을 알았지만 저는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오두산 통일전망대까지 갔습니다! ㅋㅋ

(*사진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http://100.naver.com/slide/image_view.php?image_id=1085140 )

이곳이 바로 첫번째 방문지인 오두산 통일전망대입니다.
추석이 되면 이 곳에서 실향민 어르신들께서 북녘을 바라보고 차례를 지내신다고 합니다.
헤엄쳐서도 갈 수 있을 것 같은 강 건너의 북한 땅을 잠시 둘러본 후 다음 장소인 판문점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이 바로 영화 속에서, TV를 통해 보던 판문점입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커다란 건물은 북측의 판문각입니다.
그냥 차를 타고 슝슝 달려 도착하는 게 아니라, 유엔군 사령부 경비대대인 캠프 보니파스에 들러 안전교육도 받고, 총격 등의 사고가 발생해도 국가에서 책임지지 않는다는 무서운 내용의 서약서에도 서명을 해야 이곳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북한군이 폭발물로 오인할 수 있는 장지갑이나 가방 같은 물건도 반입이 금지되어 있어서 카메라와 핸드폰, 망원경을 제외한 모든 소지품은 버스에 두고 내렸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긴 명찰을 꼭 가슴에 달아야 합니다. 그래야 북한군이 우리가 관람객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고 하네요.

사진으로 보시는 것처럼 강이나 산으로 가로막힌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50년 전, 이 땅 위에 보이지 않은 선을 그은 것 뿐입니다. 판문점 건물 양쪽으로는 파란색과 하얀색 말뚝으로 경계를 표시하고, 5개의 판문점 건물 사이에는 콘크리트로 만든 낮은 판이 있습니다. 그저 한발자국만 내딛으면 북한땅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판문점 건물 내부에서는 남북한의 경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위 사진은 판문점 건물 안에서 바깥을 바라보고 찍은 것인데요, 앞쪽으로 남북한을 경계짓는 낮은 콘크리트 판이 보이시죠?
저 판 오른쪽은 남쪽이고 왼쪽은 북쪽인데요, 이 건물 안에서는 그 양쪽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습니다. 건물 안에서나마 북한쪽 하늘 밑을 거닐어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 장소는 남북출입사무소였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출경'. '개성'이라는 커다란 글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곳을 통해 북한 땅인 개성에 갈 수 있다니! 커다란 글씨만큼 눈도 휘둥그레졌습니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탈때처럼 이렇게 심사대로 향하는 문이 있습니다.
유심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남북한 간에는 출입'국'이라는 단어 대신 출입'경'을 씁니다. 출입국이 법무부 소관인데 반해 출입경 업무는 통일부에서 관장하고 있습니다.


다음 장소는 바로바로 도라산역! 남북출입사무소 옆에 있습니다.
신촌 기차역에서도 이곳으로 오는 기차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오곤 한답니다.

이곳에도 신기한 광경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타는 곳 평양방면'이라고 새겨진 표지판이었습니다.
평양까지 기차가 달릴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 신났답니다.


평양까지는 205km라네요. 철길이 북쪽으로, 북쪽으로 계속 놓인다면 기차를 타고 평양을 거쳐 러시아로도 가고, 중국으로도 가고, 어쩌면 유럽여행도 기차로 할 수 있겠죠?


저 뒷쪽이 북쪽 방향입니다. 침대칸에 배를 깔고 누워 뒹굴뒹굴 하며 북한을 지나 유럽여행을 가는 신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놓인 KTX 정도의 속도라면 시간도 얼마 안걸릴 것 같네요. ^^


그리고 이날 저희들의 최대 성과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짠~ 우리 정동영 의원님이 2004년도에 도라산역 앞마당에 심었던 소나무를 발견한 것입니다. ^^


'평화통일을 기원하며'라고 쓰셨네요. 
의원님께서 자주 하시는 '개성공단을 만드는 데에 기여한 것을 지금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평화통일을 기원하며 일궈낸 이곳 남북출입사무소와 도라산역은 그러나 너무도 한가한 나머지 쓸쓸해 보였습니다. 현 정부 들어 남북교류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 그 원인입니다.
남북출입사무소에 사람이 넘쳐나고 도라산역에도 평양으로, 신의주로 가는 기차가 경적을 울리며 바쁘게 떠나는 모습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이날 견학한 판문점은 가슴 아픈 우리의 역사가 과거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는 생생한 현장이었습니다.
그러나 뒤이어 가본 남북출입사무소와 도라산역에서 저는 그 쓰라린 분단의 현장을 평화와 번영의 출발점으로 바꿀 수 있는 희망의 싹을 보았습니다.
그 싹이 다치지 않고 쑥쑥 커 나가길 바라면서 다시 여의도로 돌아왔습니다.

우리가 꿈꾸고 상상하고 지혜롭게 돌파해낸다면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를 평화의 허브(hub)로 완전히 바꾸어낼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남북관계가 어서 빨리 좋아져서 이번 18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개성공단이나 개성 시내, 평양 시내까지도 견학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Posted by 황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