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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 team/의원회관

삽질로 파내려가는 대한민국 언론자유


어제 오후 2시 헌법재판소가 개정 방송법 등 미디어법 권한쟁의 심판사건을 대심판정에서 선고했습니다. ‘컨닝해도 합격은 유효?’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만들어내며 국민의 분노와 비웃음을 사고 있습니다.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한다며 정부와 한나라당이 제기한 미디어법의 실체는 사실 신문시장의 70%를 독점하고 있는 조중동의 방송진출을 허용하려는 의도입니다. 또한 재벌들이 방송에 참여할 수 있게 해서 ‘있는 사람들 방송’을 만들려는 의도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경쟁력있는 언론, 언론의 자유를 높이는 것이라 떠들어댑니다.

이 정부가 이렇게도 언론의 자유를 소중히 생각하는지 몰랐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10월 20일 ‘세계언론 자유지수’를 발표했습니다. 175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69위라는 부끄러운 순위에 올랐습니다. 47위였던 지난해에 비하면 22단계나 추락한 것입니다.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한국이 22계단이나 추락한 것에 대해서 <PD수첩>제작자 기소와 미네르바에 대한 기소 등을 거론하며 “검찰과 경찰이 더 이상 언론인을 체포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고 지적하였습니다.

06년 31위, 07년 39위, 08년 47위 그리고 올 해 ‘69위’... 언론의 자유가 민주주의를 평가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지만 가장 기본적인 요소임을 생각해 봤을 때, 이번 언론자유지수의 하락은 분명 창피한 일인 동시에 한국의 언론자유가 점점 위축되고 있음을 자각시켜주는 결과입니다. 

이러한 결과에 많은 언론들은 아프리카보다 못한 언론상황이라며 탄식하였습니다. 그러나 우스운 것은 참여정부시절 한국의 언론자유가 39위라고 매섭게 질타하던 조선일보가 이번에는 입도 뻥끗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기대한 것도 아니지만, 한국의 메이저라고 하는 언론이 이런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에 얼굴이 붉어질 뿐입니다.

정부의 언론감시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진실을 추구하려는 언론들은 날이 갈수록 어깨가 구부러지고 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 대변인인 뱅상 프로셀이 YTN 노조원 체포 사실을 듣고 남대문경찰서에 면회를 갔을 때 노조위원장인 노종면씨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런 모습으로 만나게 되어 안타깝다. 그러나 지금 내 모습이 바로 우리 언론의 현실이다.” 라고...
 
미네르바 체포, <PD수첩>제작진 체포, MBC 정연주 사장 교체, YTN노조원 체포, 그리고 최근 손석희와 김제동의 하차소식까지... 정말이지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민주화를 이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우리나라 언론이 이렇게 눈물나도록 비참해진 걸까요..

국민을 위한 정치를 외치는 정부는 국민에게 주어진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합니다. 국민의 쓴 소리가 듣기 싫다고 막무가내로 억압하려고만 하는 정부는 결코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될 수 없습니다. 공공연히 자기편이 아닌 사람들을 몰아내고서 시장에서 떡볶이를 먹고, 할머니들의 손을 잡아주며 서민정치를 외치는 것은 그저 쇼에 불과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