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3 정동영 후보 연설문]
<10.3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는 정동영 후보, 출처=노컷뉴스>
존경하고 사랑하는 대의원 동지 여러분!
지난 10년 저만큼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또한 저의 과오와 잘못으로 저만큼 차가운 비판과 질책 속에 쓰라린 나날을 보낸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저는 이 뜨거움과 차가움 속에 단련되었습니다. 달궈지고 얼어붙은 이 단련의 힘으로 민주당을 구하고 싶습니다.
갖은 수모와 시련을 이겨내고 마침내 어려운 집안 형편을 일으켜 세운 TV 드라마속 ‘제빵왕 김탁구’처럼 성공과 실패, 영광과 상처 속에 단련된 저 정동영이가 갈 곳 모르고 방황하는 우리 민주당을 구해 내겠습니다. 이제 저는 새로운 구상과 새로운 비전을 갖고 새로운 정동영으로 다시 태어나 여러분 앞에 서있습니다.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겠습니다.
얼마전 경남 창원 마창대교 위에서 40대 가장이 11살 어린아들을 70m 아래 까마득한 바다로 밀어 떨어뜨리고 자신도 투신하는 장면이 동영상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이 영상이 트위터에 떠돌고 있습니다. 아내를 위암으로 잃고 대리운전 70만원으로 근근히 살다가 아들과 함께 동반자살을 선택한 것입니다. 떨어지는 것이 두려워 다리 난간을 꼭 붙잡고 있는 아들의 손을 밀치는 애비의 심정과 그 순간 어린 아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가슴이 아픕니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빈곤층에게 국가는 어디 있었습니까? 정부는 어디 있었습니까?
민주당은 이 아픔 움켜잡아야 합니다. 민주당이 담대한 진보의 길을 가야하고 역동적 복지국가의 길을 가야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민주당은 이제 정치민주화를 넘어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저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우리 민주당의 정책과 노선을 담대한 진보로 이동시키는데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오늘 여러분께서는 제가 요구하고 당이 받아들인 당헌 1조와 2조 당원 주권조항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주셨습니다.
당헌2조 (목적)은 오늘부터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민주당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적 통일, 그리고 보편적 복지국가를 목적으로 한다”
보편적 복지,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교육, 노후연금, 아동수당, 그리고 자부담 없는 건강보험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선언한 전당대회인 것입니다. 이것은 이제 민주당이 담대한 진보 민주당의 시대를 시작한 것을 뜻합니다. 또한 이것은 진보정당들과 통합과 연대의 고리가 될 것입니다.
이제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시작될 것입니다.
제가 대표가 되면 복지국가 노선을 중심으로 당을 바꿔낼 것입니다.
첫째, 보편적 복지의 노후연금 제도를 당의 공식 정책으로 만들것입니다.
지난 20년 노인 자살률이 5배 늘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노인층입니다. 65세 이상 노인 500만명에게 인간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는 한달 38만원 최저생활비를 효도연금으로 드리겠습니다.
20조가 듭니다. 그러나 이 돈은 하늘로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100% 소비에 쓰이고 내수가 커지면 세금이 6-7조 더 걷히는 효과가 발생해 국가재정을 12조- 13조 만들면 가능한 제도입니다.
둘째, 재원 마련을 위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사회통합과 사회복지를 위한 부유세를 당론으로 만들겠습니다.
부유세는 이미 1971년 김대중 대통령 후보가 공약했던 것이고 오늘날 국민의 3명중의 2명, 민주당원의 10분의 8이 찬성하는 정책입니다.
정권을 잡아야 한다고 목청만 높이는 것은 공허합니다.
불이 났을 때 비상구를 정확하게 못찾으면 생명을 구할 수 없듯이 지도부의 무력감 속에 방황해온 민주당에게 필요한 것은 비전과 대안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지 여러분!
저는 그동안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것을 당헌에 새겨넣을 것을 줄기차게 요구했습니다.
마침내 오늘 여러분께서는 당헌1조에 “민주당의 당권은 당원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는 조항을 만장일치로 새겨 넣어주셨습니다.
이제 민주당의 대대적인 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제가 대표가 되면 민주당을 획기적으로 민주화시키겠습니다.
당의 권력의 핵심은 공천권입니다. 공천권을 지도부 몇 사람이 주무르는 시대를 끝장내겠습니다. 19대 총선 공천에 여러분의 참여 기회를 확실하게 보장하겠습니다.
전당대회 한번 참석하고 마는 대의원이 아니라 당의 중요한 정책 결정이 있을 때마다 여러분 핸드폰으로 여러분 의사를 물어 결정하겠습니다.
권력과 권한과 참여기회를 전면적으로 개방해 민주당 한다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돌려드리겠습니다.
민주당은 이제 남북문제를 주도해야 합니다. 이 정권에게 맡길 수 없습니다.
민주정권 10년 추구해왔던 남북경제공동체의 사람과 돈과 물자가 자유롭게 오가는 꿈은 실종되고 있습니다. 동북4성 경제권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 여기에 북한성, 이 정권은 북한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북한의 세습체체는 분명 시대착오적이고 반역사적인 것이지만, 북한에 대한 도덕적 판단과 우리의 정책적 선택은 분리돼야 합니다.
우리의 발언권을 회복해야 합니다. 조건없이 기다리지 말고 남북대화가 즉각 열릴 수 있도록 정동영이가 앞장서겠습니다.
아직 건재할 때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상대해야 합니다. 5년전 제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담판했을 때, 두가지가 안심됐습니다. 하나는 말이 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는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었습니다. 북한경제를 동북4성 경제로 끌려들어가는 것은 두고두고 역사에 회한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
복지로 국민을 통합하고, 평화로 남북한이 협력해야 합니다. 그래야만이 세계 속에서 그리고 동북아의 강대국들 틈바구니 속에서 대한민국의 운명을 대한민국 국민이 결정하는 주체적 외교를 펼쳐나갈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정당의 힘은 정체성, 뿌리에서 나옵니다.
나는 누구입니까? 당신은 누구십니까? 당신과 나, 우리는 누구입니까?
민주당은 누구입니까?
자존심을 버리지 맙시다. 우리 뿌리에 대한 자긍심을 가집시다.
정동영이가 해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 10. 3.
정 동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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