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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즉각 해임하라

 

[성명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즉각 해임하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즉각 해임하라


한미FTA, 한EU FTA 협상의 주역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최근 행태를 보면 도대체 어느 나라의 협상 대표인지 의구심이 든다.


27일 김종훈 통상본부장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론 커크 대표와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 한미FTA와 관련한 논의를 가졌다. 그러나 회담일정을 직전까지 숨겨왔을 뿐만 아니라 회담 장소와 일정, 내용까지 모두 비공개로 하고 있다. 명백한‘밀실협상’이다.


지난 7일에도 김종훈 본부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USTR의 드미트리어스 머랜티스 부대표와 비공식 접촉을 가졌다. 그러나 실무협의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고된 문건이 없다며 국정감사에서조차 협상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수 차례 지적한 것처럼 한미FTA에는‘투자자 국가 소송제도’와 같은 독소조항이 버젓이 명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종훈 본부장은 국익을 위한 재협상을 추진하려고 노력하기 보다 석연치 않은 밀실협상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김종훈 본부장이 국익에 저해되는 협상을 한 것은 한EU FTA 협상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SSM이 들어올 경우, EU 국가들은 자신들의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까다로운 규제들을 명시하고 사실상의 허가제로 규정한 반면 우리는 아무런 규제와 유보 조항 하나 없이 전면적인 개방을 해버렸다. 명백한 협상실패다.


더 심각한 것은 600만 자영업자들의 눈에 피눈물이 나게 하고서도 김종훈 본부장은 어떠한 도의적 책임감도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2일, 김종훈 본부장은 국회 지식경제위 국정감사에서“SSM에서 파는 생수가 더 싸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구멍가게가 사라지고 슈퍼마켓이 생길 때 사라진 구멍가게를 살려낼 수는 없는 노릇이며 사회는 그렇게 발전되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애초부터 김종훈 본부장이 우리 600만 중소상인의 권익은 나 몰라라 했을 수도 있다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사람의 말은 그 사람의 생각을 반영한다. 이미 국민중심의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과연 국익을 얼마나 잘 대변할 수 있었겠는가.


김종훈 본부장의 언행은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여 협상에 나서는 사람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자국민의 이익은 뒷전이고 상대국의 이익만 보호하고 있다. 이는 국민에 대한 헌신의무를 저버린 명백한 직무유기다. 국무위원이었다면 김종훈 본부장은 탄핵 대상 감이다. 이런 통상교섭본부장은 대한민국에 필요 없다.


지금은 경제, 무역, 자원 그리고 문화 등을 둘러싼‘총성 없는 전쟁’의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에 자유무역협정을 맺는 최우선의 목표는 반드시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증진하고 보호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고려시대 거란족의 소손녕이 고려를 침범했을 때, 국익을 위해 전면에 나서서 피를 흘리지 않고 강동 6주를 획득할 수 있게 한‘서희의 외교담판’을 우리는 기억한다. 외교와 협상이란 모름지기 이런 것이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종훈 본부장을 즉각 해임시키고, 국익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인물로 교체해야 한다. 그리고, 김종훈 본부장은 과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제 소임을 다했는가 자문하고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있다면 자진사퇴하길 바란다.


아울러 한미FTA, 한EU FTA 협정에서 협상대표가 국익을 방기함으로써 잘못된 부분은 재협상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




2010. 10. 28

민주당 최고위원 정 동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