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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아마추어 정권이 남북관계를 망치고 있다


- 진실을 밝히고, 사람을 바꾸고, 정책을 전환하라 -

 


남북관계에 대한 철학도, 전략도, 경험도 없는 3무 정권인 이명박 정권이 남북문제를 망치고 있다. 정상회담 추진에 관한 북측의 폭로와 이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은 남과 북 간의 접촉이 시작된 이후 가장 큰 치욕으로 기록될 것이다. 한편으로 비밀접촉을 통해 정상회담을 구걸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붕괴론을 공공연히 주장하며 냉전적 대결정책을 펴는 이명박 정권의 표리부동이 결국 국민 자존심의 상처와 국제적 망신으로 귀결된 것이다. 통탄스러운 일이다. 

남북정상회담은 진정성이 중요하다. 우리가 진정성을 보이려면 우선 근거없는 북한붕괴론에서 탈피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은 지금이라도 사람을 바꾸고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다음 세 가지 요구를 실행하는 것으로 국민 앞에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 

첫째, 진실을 밝혀라. 지금 이 시점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을 밝히고,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이다. 북한이 추가 폭로를 하기 전에 비밀접촉의 대화전모를 소상히 국민들에게 밝혀야 한다. 특히, 내용 중 천안함 사건과 관련하여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 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이라도 만들자고 애걸했다는 부분은 치명적이다. 보수세력의 입장에서도 자존심상하는 부분이다. 왜 애걸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천안함 사건의 진상에 대해 남북 간에 이견이 존재한다면 남북관계는 풀기 어렵다. 명백한 진실규명만이 더 이상의 외교적 치욕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둘째, 외교통일정책라인을 전면 교체하라. 얼마나 더 실패가 입증되어야 교체할 것인가! 얼마나 더 국민이 불안에 떨어야 교체할 것인가! 현재 외교통일라인의 무능은 충분히 입증되었다. 외교통일정책라인을 즉각 전면교체하라.  

셋째, 남북정책을 전면적으로 전환하라.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했다. 선무당은 한두명의 피해로 끝나지만 잘못된 남북정책은 팔천만 민족을 벼랑끝으로 몰아간다. 허황된 붕괴론과 대결노선을 버리고 대화노선으로 전환하라. 겉다르고 속다른 난맥상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남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 대전환을 천명하라. 

물론 정상회담과 관련한 남북의 막후교섭 내용을 북측이 공개한 것은 명백한 외교상의 결례이다. 북한도 지금과 같은 선전공세를 중단하고 개방된 자세로 대화에 임해야 한다. 한반도문제의 주인은 바로 남과 북이기 때문이다. 

'쇠귀에 경읽기'라고 했다. 국민은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몸서리치게 이 경구를 체험하고 있다. 그러나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분단의 고통을 해소하고 평화의 탑을 쌓기 위해 흘려온 피와 땀과 눈물을 허사로 돌린 현 정권을 국민은 반드시 엄중하게 심판할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는 권력이 함부로 후퇴시킬 수 없는 역사적 소명이다.
 
 

2011년 6월 2일 

정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