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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당정치의 위기, 민주당의 경로를 확실히 제시해야 합니다.


오늘 (9월 5일)오전 8시 30분,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제391차 최고위원회의가 있었습니다.

이날 정동영 의원은 故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이신 이소선 여사의 별세를 애도하며 이소선 어머니의 뜻을 받드는 것이 민주당의 과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김진숙에게, 강정에게, 절박한 현실 속의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 이는 민주당이어야 한다며 민주당의 뿌리이고 전통인 평화를 기반으로 제주 강정마을의 평화를 지키는 데 민주당의 당력을 기울여야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덧붙여, 강정마을에서 최근 발견된 유적지를 지킬 것을 여당에 촉구하며 지난 3년간 강정해군기지 예산 날치기에 대한 비판과 함께 필요하다면 이번 국회에서는 야5당이 강정해군기지 예산의 전체삭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다가오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의 존재 이유인 복지 노선을 확실히 재정립해야한다며 민주당대로의 경로와 통합문제를 확실히 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날 발언 전문을 올려드립니다.

 

   

손학규 대표께서 말씀하신대로 이소선 어머니의 뜻을 받드는 것이 민주당의 과업이라고 생각한다. 이소선 어머니께서 마지막 남기신 말씀이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에 가야겠다’, ‘꼭 김진숙이 살아서 내려와야 한다’는 말씀이셨다. 내일 이소선 어머니의 영정을 모시고, 살아서 못 가셨던 부산에서 추모제가 있다. 부산에 있는 민주당 시당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같이 하셨으면 한다.

오늘 최고위는 사실 강정에서 열렸어야 한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고통받는 데서 싹을 찾아야 한다. 김진숙이 그렇고, 강정마을이 그렇고, 절박한 현실 속에 누군가 손을 내밀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여기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 김진숙을 구하는데 손을 내밀어야 하고, 강정마을에서 구속되고 깨지고 억압받고 잡혀가는 힘없는 도민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평화는 민주당의 뿌리고 전통이다. 평화를 지켜온 정당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제주도를 해군 기지로, 전쟁의 기지로 삼을 것이 아니라 평화의 기지로, 평화의 섬으로 만들어 가는데 온 당력을 기울여야한다. 추석 때 추석특집 최고위를 강정마을에서 개최할 것을 검토하자. 오늘 최고위원회에서 논의했으면 한다.

내일 예결소위가 강정에 간다. 엊그제 평화집회에 갔다가 대책위 분들과 토론했다. 그 지역에서 청동기시대의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제주도 역사에서는 삼양동을 선사시대 유적지로 가치있게 치는데, 그곳보다 훨씬 귀한 5천년전부터 1600년대 조선시기까지의 각종 집터와 유구들이 발견됐다. 매장문화제 보호법에 따르면 즉각 전면 공사 중단을 해야 할 상황이다. 그래서 내일 예결소위와 함께 문방위원, 전문가와 함께 현장조사에 임할 것을 여당에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강정문제는 또 하나 국회 무시라고 하는 심각한 상황에 있다. 지난 3년간 예산 날치기를 하는 바람에 국회 예산심의권이 완전히 침해됐다. 그 과정에서 국회가 예산안을 심의의결하면서 붙였던 조건들이 깡그리 무시됐다. 이번에는 날치기 못할 것이다. 이번 예산국회에서 강정해군기지에 대한 예산을 대폭적으로 삭감하거나 필요하다면 전액삭감 하는 것을 야5당이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교수, 박원순 이사에 대해 저는 환영한다. 정치가 풍성해진 측면이 있다. 반면에 반성해야할 대목이다. 정당정치의 위기다. 정치의 제도화 수준이 높은 나라가 선진국이다. 시도 때도 없이 정치와 정당이 이렇게 바람에 흔들리는 것은 남의 탓을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돌아봐야 한다.

‘복지 대 반복지’ 구도가 실종됐다. 8.24선거의 의미는 분명히 보편적 복지국가 노선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표현한 것인데 2주일이 되고 나서 복지 얘기는 온데 간데 없다. 그리고 민주당은 여전히 안개정국이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영입대상 1순위, 2순위는 안철수, 박원순 이런 분 아닌가. 영입은 실패했다. 민주당의 확장에 기여하는 서울시장 선거가 돼야 한다. 민주당이 실종되고, 민주당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면 이것은 위기다. 야5당 대표 회담을 하신다니까 결론을 내야 한다. 8·24이후에 보름 지나지 않았나. 추석 지나고 나면 선거는 코앞에 다가오고, 이렇게 되면 민주당은 표류하고 실종된다. 이렇게 해서 어떻게 집권하나. 저는 그래서 명백하고 분명하게 민주당은 민주당대로의 경로를 국민과 시민이 이해할 수 있게 확실히 제시하고 또 통합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일정이 오늘 중으로 정해져야 한다.

 

곽노현 교육감의 소환이 오늘 있다. 구속으로 범죄를 기정사실화하려는 검찰의 시도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서 분명하게 경고한다. 교육행정의 공백 또한 심각하고, 현역교육감에 대해서 신병을 신중하게 다뤄줄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