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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희망버스의 평화로운 진행을 보장하라

[희망버스 관련 성명서]

희망버스의 평화로운 진행을 보장하라
강경진압으로 시민의 권리를 짓밟는다면 경찰 수사권 독립은 결코 없다




‘해고는 살인’이라는 절규가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평택 쌍용자동차에서 울려퍼지고 있다. ‘밤에는 잠 좀 자자’는 노동자들의 절규가 충남 아산 유성기업에 울려 퍼지고 있다.


내일이면 185일째 고공농성을 맞이하는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의 김진숙 위원은 이러한 노동자들의 절규를 상징하고 있다. 170명을 정리해고하고 그 다음날 174억의 주식배당을 하고, 20일 후 52억의 현금을 배당한 부도덕한 재벌 대기업, 1천여명의 청부폭력용역과 2천여명의 경찰병력, 그리고 손해배상소송 압력 속에 노사합의를 겁박하는 반노동적 재벌 대기업, 3년 동안 수주물량이 없다며 노동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다가 강압적 노사합의 후 10일 만에 6척 수주를 발표하는 파렴치한 재벌 대기업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고 있다.


광우병 소고기 수입반대에 나섰던 시민들이, 반값등록금 실현에 나섰던 시민들이 드디어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대의 실천에 나섰다. 내일 한진중공업으로 향하는 185대의 희망버스는 이처럼 한국사회의 한 획을 긋는 자발적 시민연대의 상징이 될 것이다. 또한 SNS를 통해 참여가 폭발함으로써 네트워크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 증거가 될 것이다.


경찰이 영도다리를 넘지 못하게 막겠다고 선언했다. 자기 돈내고 차타고, 자기 돈내고 밥먹고 달려가 ‘김진숙 위원님, 사랑합니다’를 외치겠다는 어린 학생, 직장인, 촛불시민들의 소박한 염원을 공권력으로 차단하겠다고 한다.


경찰의 이러한 강압적이고 반시민적인 태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 경찰은 희망버스가 자유롭고 평화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민의 헌법상 권리인 표현의 자유,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85호 크레인에 대한 재벌의 소유권과 해고 노동자들의 아픔을 대변하기 위해 크레인에 오른 김진숙 위원의 생명권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경찰은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생명은 그 어떠한 법익보다도 우선한다는 상식을 받아들여야 한다. 
 

희망버스에 대한 경찰의 대응은 수사권 독립 문제에 대한 국민의 판단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경찰이 국민의 기본권보다 재벌 대기업의 이익을 보호하는데 급급한다면 국민은 경찰에 대한 신뢰를 철회할 수밖에 없다. 희망버스의 평화적 진행을 가로막는다면 경찰 수사권 독립은 결코 실현되지 못할 것이다. 지금까지 이를 추진해왔던 민주당의 당론을 철회할 것이며 재벌 대기업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경찰 권력에 대해 반드시 심판할 것이다.


다시 한 번 경고한다. 희망버스의 평화로운 진행을 보장하라!

경찰은 재벌의 하수인이 아닌 국민의 경찰로 다시 태어나라!



2011년 7월 8일

  정 동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