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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시사 IN> 창간 선포식을 축하드립니다.

미국의 저명한 언론인이자 언론학자인 월터 리프먼은 1922년에 언론의 기능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언론은 대중의 머리 속에 바깥 세계의 이미지를 구축 한다(The Press constructs images of world outside in public’s heads)"

거의 백년이 다된 시간이 흘렀지만, 월터가 묘사한 언론의 기능은 현재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민주 사회에서 대중의 머리에 자기를 포함하는 세상의 이미지를 심고 여론을 형성하는 언론의 기능과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버거운 시간을 거쳐, 정통성을 자부하며 고품격 시사지를 표방하는 “시사IN”들의 낯설지 않은, 새로운 “정(正)”을 향한 모습에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깊은 박수를 보냅니다.

흉폭했고, 그래서 암울했던 독재 정권 치하에서 기자 생활을 해왔던 저로서는 여러분들의 모습에 감회가 새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사IN"으로 새출발하는 기자 여러분들의 불끈 쥔 주먹과 새날, 새 언론을 다짐하는 굵은 웃음은 새 희망에 대한 굳은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면서, 당시 광주에 머물면서 취재했던 ‘기자 정동영’의 기억을 다시 끌어올렸습니다. 당시 광주 시민들은 중앙 언론들에 의해 폭도라고 매도됐었습니다. 저는 보고 느낀 대로 계엄군이 빠진 광주에서 시민들의 질서 있고 평온한 일상을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끝내 제 보고는 반영되지도 보도 되지도 못했습니다.

영화의 끝 장면에서, 영화의 여 주인공은 “우리를 잊지 말아주십시오”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습니다. 폭도가 아니라고 외치면서 죽는 또 다른 주인공도 기억합니다. 뇌수의 밑바닥까지 깨우는 깊은 울림을 제게 전했습니다.

어쩌면 기억 속의 한 부분으로 머물러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깊은 회한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화려한 휴가와 시사IN은 제게 조금은 묻혀있던 삶의 기억을 현실의 힘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사 IN”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시사 IN”의 성공은 이 땅 자유 언론의 승리로 기록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굵은 땀방울들이 모여 자유 언론의 큰 강물을 이룰 것입니다. 정통 시사인들이 만드는 자유 언론의 큰 강물은 대한민국의 품격 있는 소통과 여론을 책임지는 중추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한반도 평화의 무드가 빠르게 조성되고 있는 지금, “시사 IN”의 창간이 더해져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선물을 한꺼번에 한 아름 받고 있는 느낌입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깨어있는 자유 언론의 정신과 펜(pen)으로, 세상을 다시금 깨우시기를 기대합니다.


대통합 민주신당 대통령 예비 후보

정 동 영

2007년 8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