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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용산참사,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2009년을 하루 남겨놓은 오늘,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장례를 치르도록 합의했습니다. 보상과 생계대책에 대한 합의도 포함되었습니다. 용산참사가 발생한지 345일째입니다. 1년 가까이 냉동고에 아버지를, 남편을, 아들을 안치한 채 힘겨운 싸움을 벌여온 유가족들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기자회견장에 나선 유가족들은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 눈물은 1월 20일 경찰특공대의 과잉진압으로 숨져간 영혼들을 생각하며 흘리는 회한의 눈물이었습니다. 매일 밤 남일당을 밝혀온 유가족과 시민들의 바램은 진실규명과 명예회복, 그에 바탕한 보상대책마련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남편이, 아들이 어떻게 죽음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1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자식은, 아내는, 어머니는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식에게 아버지가 폭도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고 싶다는 절규는 아직도 남일당을 맴돌고 있습니다.


해를 넘기지 않고 문제해결에 나선 정부의 입장변화는 평가할 만합니다. 그러나, 정운찬 총리의 책임과 유감 표명이 진정성 있으려면 용산참사문제 해결의 핵심이 ‘진실규명’임을 알고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미 국회에는 이와 관련하여 검찰이 증거를 공개하도록 강제하기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법률안」이 상정되어 있습니다. 핵심증거의 공개없이 7명이 구속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구속된 7명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검찰 수사기록 3,000페이지 공개를 통한 진실규명, 이를 통한 명예회복과 책임자 처벌은 여전히 정부가 해결해야할 너무 늦은 당연한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섣부르게 용산문제를 무마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국민의 심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용산참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진실규명과 이를 제도화하기 위한 노력, 그리고 제2, 제3의 용산참사를 막기 위한 인식과 제도의 정착은 고인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살아남은 이들이 해야 할 몫입니다.

1월 9일 용산참사 고인들의 장례식은 고단한 싸움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유가족들께 말로 다할 수 없는 위로의 마음을 드리며,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용산참사문제가 온전히 해결될 때까지 국민이 항상 함께 할 것입니다. 그 길에 함께 하겠습니다.


 

2009. 12. 30

정 동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