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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 team/의원회관

110617 경기 여주여고 강연 후기

지난 주 금요일 (6월 17일) 오후, 여주여고에서 정동영 의원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저도 물론 과거에는 ‘풋풋했던’ 여고생이었지만 예쁘게 교복을 입고 꺄르르 웃음 터뜨릴 학생들을 생각하니 여주에서의 강연이 너무나 기다려졌습니다. 날은 너무 덥고 이른 금요일 오후부터 차들이 꽉꽉 막혀 원래 제 성격으로는 짜증 쪼꼼 냈겠지만 여주여고 가는 길은 그저 설레기만 했다면... 당연히 믿으시겠죠? ㅎㅎ

여주는 대단한 도시입니다. 세종대왕릉이 있고 조선시대에 명성황후를 비롯한 여러 왕비를 배출한 곳으로 산세가 아주 수려하더군요. 여주여고 앞에는 남한강이 흐르는데 (지금은 4대강 공사로 모래, 자갈, 포크레인 때문에 아쉬운 광경이 연출되고 있지만) 아침이면 자욱한 물안개가 기가 막히다고 하네요^^

깔끔하고 아담한 학교. 반갑지만 쑥스러워 기웃기웃거리는 여고생들. 그리고 강당에 들어서던 순간의 엄청난 환호와 박수!!! 요즘 여고생들 사이 최고의 사랑을 받는다는 비스트 전~~~혀 안 부럽습니다.

곳곳에서 “정동영 의원님, 잘 생기셨어요~~~~!”라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양복 상의만 벗었을 뿐인데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딱딱한 강단 위가 아닌 아이들 옆에서 교감하고 싶어 단상을 내려오니 너무너무 좋아 어쩔 줄을 모르는, 정말 가랑잎 굴러가는 소리만 들려도 행복하다는 여고생들입니다.


아들만 둘이지만 딸 하나 있었으면 요즘 각광받는 ‘딸바보’이셨을 정동영 의원은 오늘만큼은 460여 명 딸들의 아빠가 되어 꼭 하고 싶은 얘기를 들려주십니다.

상상하라! 분노하라! 돌파하라!

더 크게 더 멀리 상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주위에 도처하는 인간다운 권리를 누리며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둘러보고 사회의 문제에 대해 분노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열정을 가지고 개인이나 사회의 어려움, 문제점들을 돌파해야 합니다.  

딱딱하고 어려운 얘기같지만 ‘우리 딸들이 이렇게 멋지게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아빠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집니다.

 

이제 학생들에게서 질문을 받는 시간입니다.

강연에서 이렇게 많은 손이 올라가는 건 처음 봤습니다. 시간은 없는데 이거이거 질문은 다 받을 수도 없고, 자기들 안 시켜준다고 혹시라도 삐지면 어쩌나... 결국은 사이좋게 1학년, 2학년 번갈아가며 질문을 받았습니다. 아니, 도대체 누가 요즘 고등학생들은 정치나 사회 문제에 관심없다고 한거죠..?

한 사람으로서의 정동영, 정치인으로서의 정동영의 개인 정보를 묻는 질문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정동영 의원은 개성동영!!!

통일을 원하는 사람 손들어봐라, 하는 정동영 의원의 질문에 학생 460여 명 중 3분의 2가 손을 들었네요. 다행히도 남북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왜 통일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은 건지 묻는 질문에 정 의원은 이솝우화 ‘해와 바람’의 비유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지금의 경색된 남북 관계는 ‘차가운 바람’입니다. 옷으로 꽁꽁 싸맬 수밖에 없죠. 큰 형으로서 북한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품어주는 ‘해’가 되어야 한다는 정 의원의 얘기를 학생들도 동의해 고개를 끄덕끄덕. 통일은 멀지 않은 일 같습니다.

요즘 대한민국이 대학 등록금 문제로 시끌시끌하다보니 등록금관련 질문도 넘쳐나네요. 반값등록금 찍고 무상 등록금으로 가 진정한 복지국가에서 우리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460여 명 한명 한명과 일일이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큰 선물이었겠으나... 시간도 없고, 메모리카드 용량도 모자랄테니 학급당 딱 한 장씩만!!

그.런.데..... 원래 여고생이 더 무섭습니다. 제가 그 시절을 좀 겪어봐 잘 아는데 더 당차고 부끄럼도 없고 그냥 막 덤벼들고 보는거죠~~

여고생들에게 둘러싸인 정동영 의원.

좀 놀래셨는지 어쩔 줄을 몰라 하십니다. 단체 사진 찍을 때도 목을 껴안으며 찍고, 뒤에서 와락 덮치는 학생들 때문에 옴짝달싹도 못 합니다. 하지만 그 어색함이 곧 사라졌는지 장난도 치시고 사랑스러운 눈으로 쳐다보십니다.

 

 

정동영 의원도 여주여고 학생들도 선생님도 전부 행복했던 시간.

“곱게 굳게 손잡고 나아가자”라는 여주여고 교훈처럼, “가장 찬란한 순간, 우리는 하나였다”라는 영화 <써니>의 카피처럼, 여주여고 학생 모두가 서로에게 찬란한 여고시절의 소중한 선물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정동영 의원과 함께했던 이 시간이 오래 간직될 수 있는 예쁜 추억으로 남게 되기를^^